능선에 위치한 대상지에는 크지 않은 레벨차가 있다. 근처에는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본래 숲이었을 이 곳의 능선을 되살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물결을 볼 수 있는 정원을 조성했다. 바닥을 검단의 검은 갯벌을 상징하는 검은 포장재로 마감하고, 그 위에 녹지를 배치해 갯벌의 생명력을 표현했다. 외곽에는 식물을 모아 심어 자연스러운 경계를 만들었다. 공간을 분리하는 요소이자 물을 연상시키는 돌밭과 징검다리를 설치하고, 사이사이에 좁은 철재 다리를 놓아 재미를 느끼게 했다. 레벨이 낮은 공간에는 대나무를 심고 샘을 만들어 물소리를 즐길 수 있는 전망대로 활용했다.
정원의 핵심 요소인 종이배 프레임에는 다양한 자연의 변화가 담긴다. 맑은 날, 폭우가 쏟아지는 날, 흐린 날의 하늘과 노을이 지는 하늘이 물결처럼 일렁이고, 밤에는 별자리를 담는 화폭이 된다. 햇볕에 반짝이는 나뭇잎을 보다 보면 이들을 흔드는 바람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 환경과조경 411호(2022년 7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 최원만
시공 공간시공 에이원
최원만은 신화컨설팅 대표다. ‘존재만으로 가치를 갖는다’는 디자인 철학 아래 일산호수공원, 청계천, 여의도한강공원, 광교호수공원 등 대규모 오픈스페이스를 설계해왔다. 2021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에 초청작가로 참여했다. 대중에게 친숙한 정원이 조경의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 촉매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