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유한하지만 기록되는 순간 무한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역사가 된다. 개인의 기억은 주관적이지만, 여러 사람의 기억을 모은 집합체는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아카이브archive’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도 공원과 경관, 정원 등을 기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 아카이브들은 무엇을 어떻게 수집하여 어떤 형태로 기록하고 보관하며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을까. 그 면면을 들여다보고자 ‘2019 공원학개론’을 주관한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이하 보라)를 지면으로 초대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시민 주체의 공원 문화를 만들고자 매년 다른 주제로 공원학개론을 개최해 왔다. 보라와 함께한 2019년의 주제는 ‘공원 아카이브.’ 이번 특집에는 그 결과물을 일곱 편의 글로 다듬어 공원 아카이브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담았다. 글 사이사이에 배치된 유청오의 사진은 서울숲의 여러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어쩌면 지극히 일상적인 이 풍경이 먼 훗날에는 사진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장면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기획이 공원의 경계를 넘어 우리를 둘러싼 도시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디자인 팽선민
지금, 아카이브 _ 서영애
왜, 공원 아카이브인가 _ 박희성
미국의 공원과 경관 아카이브 _ 김정화
영국의 공원과 정원 아카이브 _ 길지혜
함께 찾고 모으고 즐기다, 시애틀 월링퍼드의 경우 _ 채혜인
공원의 기억을 기록하는 법 _ 최혜영
공원 아카이브의 비전과 방향 _ 이명준
서울숲의 기록 _ 유청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