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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아날로그의 반격
디지털 라이프의 한계와 그 바깥에 실재하는 아날로그 세계의 견고한 미래를 구슬 꿰듯 엮어 설명하는 데이비드 색스(David Sax)의 책『 아날로그의 반격』(어크로스, 2017)은, 종이 잡지의 운명을 걱정하는 잡지 편집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준다. “디지털 경험에는 잉크 냄새도, 바스락바스락 책장을 넘기는 소리도, 손가락에 느껴지는 종이의 촉감도 없다. 이런 것들은 기사를 소비하는 방법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패드로 읽는다면 모든 기사가 똑같아 보이고 똑같게 느껴진다. 그러나 인쇄된 페이지에서 인쇄된 페이지로 넘어갈 때는 그런 정보의 과잉을 느끼지 못한다”(215쪽). 아주 최근까지만 해도 잡지는 이제 온라인으로만 존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잡지나 인쇄물처럼 디지털화가 가능한 사물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듯했다. 그러나 색스가 촘촘히 관찰하고 있듯이, 새로운 옷을 입은 아날로그가 디지털 시대의 일상에 반격을 가하고 있는 현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레코드판과 필름 카메라가 다시 유행하고 투박한 몰스킨 노트가 히트 상품으로 부상했다. 놀랍게도 새로 창간해 성공한 종이 잡지들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6일, 리뉴얼 3기 신임 편집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환경과조경』의 새 ‘절친’이 된 김충호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박승진 소장(디자인 스튜디오 loci), 박희성 교수(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오현주 소장(안마당더랩), 최영준 소장(Lab D+H), 최혜영 교수(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는 『환경과조경』이 전문지로서 지향해야 할 비전과 아날로그 종이 잡지로서 갖춰야 할 매력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환경과조경』을 비롯한 거의 모든 건축, 조경, 디자인 잡지가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은 똑같다. 더 이상 잡지를 사지 않는다는 것. 정기구독자가 줄지 않으면 다행이다. 랜드진(Landzine)같은 디지털 잡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웬만한 근작들의 도면과 사진을 거의 실시간으로, 게다가 ‘공짜로’ 볼 수 있는 시대. 공들여 편집한 온라인 잡지 형식이 아니더라도 핀터레스트(Pinterest)처럼 이용자가 스크랩하고 싶은 이미지를 포스팅하고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들이 디자인 잡지의 역할을 대신한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최근 작품을 가장 쉽게 전파하려면 적절한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올리면 그만이다. 『환경과조경』은 과연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
전문지로서의 지향점에 대해서는 편집위원들의 의견이 조경 경계의 확장과 해체 대對 조경 영역의 심화와 내실화로 갈렸지만, 종이 잡지로서의 매력에 대한 견해는 대체로 일치했다.『 환경과조경』의 경쟁 상대는 랜드진,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이 아니라는 것. 데이비드 색스가 말하듯, 이미 영구적인 현실이 된 것 같던 디지털 라이프가 아날로그의 반격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비용이 큰 아날로그에 다시금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는 답은 오판일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모니터 속의 디지털 잡지는 도달해야 할 목표도, 신기한 물건도 아닌, 일상의 기본값에 불과하다『. 환경과조경』이 포착해야 할 지점은 아날로그가 주는 ‘진짜’의 욕망과 즐거움이라는 게 편집회의의 잠정적인 결론이었다. 더불어 편집위원들은 머지않은 미래, 2022년 7월이면 창간 40주년을 맞는 『환경과조경』이 하나의 조경 잡지를 넘어 한국 조경의 어제를 저장하고 오늘을 기록하는 생생한 아카이브archive임을 일깨워주었다. 아카이브로서『 환경과조경』의 역할은 발굴과 저장, 기록과 해석을 가로지르며 당대의 조경가와 작품에 조경사적 위치를 부여해주는 일일 것이다. 마침 이번 달의 특집 지면은 “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이다. 서울의 공원 아카이브를 구축해온 자발적 연구 집단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의 글 일곱 편과 유청오 작가의 사진으로 꾸린 이번 기획이 조경 아카이브의 비전과 역할, 그 동향과 향방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달에는 알릴 소식이 유달리 많다. 아쉽게도, 2015년 3월부터 무려 5년간 이어온 주신하 교수의 인기 연재 ‘이미지 스케이프’가 이번 호 60회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눈 밝은 독자들은 짐작하셨겠지만, 그간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표지에 그의 드론 사진을 담았다. 조경가 김창한의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도 3회 연재를 마친다. 도시공간 연구자 서준원의 꼭지 ‘공간잇기’가 이달부터 시작된다. 사라져가는 공간과 삶의 흔적을 재발견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펼쳐낼 새 지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곽예지나 기자가 『환경과조경』 편집부의 내일을 이끌 새 식구로 합류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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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기억은 유한하지만 기록되는 순간 무한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역사가 된다. 개인의 기억은 주관적이지만, 여러 사람의 기억을 모은 집합체는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아카이브archive’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도 공원과 경관, 정원 등을 기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 아카이브들은 무엇을 어떻게 수집하여 어떤 형태로 기록하고 보관하며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을까. 그 면면을 들여다보고자 ‘2019 공원학개론’을 주관한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이하 보라)를 지면으로 초대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시민 주체의 공원 문화를 만들고자 매년 다른 주제로 공원학개론을 개최해 왔다. 보라와 함께한 2019년의 주제는 ‘공원 아카이브.’ 이번 특집에는 그 결과물을 일곱 편의 글로 다듬어 공원 아카이브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담았다. 글 사이사이에 배치된 유청오의 사진은 서울숲의 여러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어쩌면 지극히 일상적인 이 풍경이 먼 훗날에는 사진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장면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기획이 공원의 경계를 넘어 우리를 둘러싼 도시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디자인 팽선민
지금, 아카이브 _ 서영애
왜, 공원 아카이브인가 _ 박희성
미국의 공원과 경관 아카이브 _ 김정화
영국의 공원과 정원 아카이브 _ 길지혜
함께 찾고 모으고 즐기다, 시애틀 월링퍼드의 경우 _ 채혜인
공원의 기억을 기록하는 법 _ 최혜영
공원 아카이브의 비전과 방향 _ 이명준
서울숲의 기록 _ 유청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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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지금, 아카이브
한국 공원의 역사가 100년을 넘었다. 탑골공원이나 남산공원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변화해온 대표적 근대 공원이다. 선유도공원, 월드컵공원 등 2000년대의 공원도 조성된 지 2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공원을 만드는 일보다 원래 있던 공원을 재조성하거나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부지를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 이쯤에서 공원의 변화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공원의 현황 통계 자료뿐만 아니라 누적된 변화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할 시점이다. 공원에 관한 기록을 공원 아카이브(archive)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건설 백서나 공원 역사책과는 어떻게 다른가. 공원 아카이브의 특성은 무엇인가. 공원 아카이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카이브 열풍
바야흐로 아카이브 시대다. 아카이브의 사전적 의미는 역사적 자료와 기록물의 컬렉션이며 그러한 자료와 기록의 소장처까지도 포괄한다. 요즘은 더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 생활사부터 국가적 기록에 이르기까지 범위와 깊이도 다양하다. 주요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자료실이라는 카테고리 명칭을 아카이브로 바꾼 사례도 눈에 띈다. 종이 자료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보관이나 활용이 쉬워졌다.
최근 아카이브를 주제로 한 행사와 전시가 눈에 띄게 많아진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와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이 아카이브 형식으로 기획됐다. 현대카드, 제주도청, 원오원 아키텍츠가 협업한 ‘가파도 프로젝트’, 문화역서울 284의 ‘커피사회’, ‘DMZ’, ‘호텔사회’를 비롯해서 2018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근대 한국건축과 김수근’도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전시다. 지난 1월 10일에는 ‘디자인 아카이브 포럼’과 ‘디지털 아카이빙, 기록과 연결’ 세미나가 같은 시기에 각각 열렸다.
2019년에는 지방기록물 관리기관으로는 최초로 서울기록원이 개원했다.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에 국립도시건축박물관과 국립디자인박물관이 계획되면서 디자인계와 건축계는 2010년부터 이에 대비한 아카이브 기초 연구를 시작했다. 2019년 세종로에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개관한 것을 계기로 건축 관련 자료 보관, 전시, 포럼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한국영화에 나타난 도시경관의 의미해석’으로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역사도시경관으로서 서울 남산’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으로 일하며, 연세대학교 겸임교수로 가르치고 있다. 근대 공간, 리질리언스, 금강산전기철도, 아카이브 등 다양한 주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연구는 설계 작업과 상호보완적(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존경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협업은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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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왜, 공원 아카이브인가
10년 전쯤,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서 한양도성을 발굴하던 때다. 1969년에 만든 옛 남산식물원 앞 분수대를 철거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한창 논의가 있었다. 1970년대 남산의 흔적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이유로 분수대의 존치가 결정됐지만, 설득 과정에서 조경 분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분수대’라는 사실 외에 별다른 논거를 내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분수대가 한국 조경에서 그토록 기념비적인 것이라면 누가, 어떤 의도로, 무엇에 근거하여 만들었는지, 한국 공원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시설인지, 재료와 색감, 형태 등에서 어떤 시대적 특징을 보여주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에 증거가 되는 ‘기록’이 있었다면 존치의 당위성을 더 확실하게 인정받았을 테다. 기록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지금의 상황이 여러모로 민망하고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 한국 조경의 기록을 ‘날것’으로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기록 부재에 대한 불편함은 오직 연구자의 몫일 뿐, 여전히 공원을 포함한 조경 기록물의 아카이빙은 낯선 일이다.
아카이브의 확산
기록물 또는 기록물의 보관소로 정의되는 아카이브(archive)는 어떤 대상이나 사건의 진위를 보여주는 가장 일차적인 자료가 된다. 기록은 기록하는 자의 산물이다. 자의든 타의든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어렵고 기록물을 완벽하게 수집하는 것 또한 불가하므로 기록의 불완전함과 왜곡을 피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록이 의미 있는 이유는 항상 존재한다. 기록의 집적물인 아카이브는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진정성에 기반을 둔 두터운 스토리텔링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이며 과거와 미래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도 힘을 갖는다.
최근 국내외 전반에 아카이브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사실을 눈여겨보자. 다양한 분야에서 아카이브를 활용한 작품을 생산하고 있으며,1도시와 건축 분야는 개발로 사라져가는 많은 도시 경관과 건축물을 기록하는 일을 더는 수고스러운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2여기에는 근대가 조명받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근대는 가까운 과거로, 정서적인 교감이 남다른 특징이 있고 다양한 유형의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카이브가 사회 전반에 유행하고 근대의 면면이 주목받는 지금, 공원 아카이브를 논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공원 아카이브를 논해야 하는가....(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2019년 12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주관한 ‘지워지는 공간, 덧쓰여지는 기록’은 아카이브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두 개의 주제 발표 가운데 하나인 ‘변화하는 도시, 이미지 아카이빙’에서는 재개발 주거지의 장면을 아카이빙해 사라진 장소를 환기하고자 한 안세권 사진작가, 공원의 미시적 흔적을 아카이빙해 설치 작품을 생산한 문경원 교수(이화여자대학교), 방송 아카이브를 이용해 88서울올림픽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태웅 PD(KBS)의 활동상이 소개됐다.
2. 도시와 건축 분야는 20여 년 전부터 아카이빙 활동을 시작했다. 근대 건축 도면의 발굴, 원로 작가 구술 채록 출판 사업, 한국 건축 아카이브 구축 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경관 기록 보존 프로젝트, 로컬 공간 기록 프로젝트 등 민관 협치 사업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옥 등 건축 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의 지정, 도시재생 사업의 붐업,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건설 등 일제히 쏟아지는 이 같은 상황이 단지 시류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문가 중심의 아카이브 연구와 저술 활동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구조로 확장되고 국토 개발에 영향을 주는 제도의 구축, 건축 도시 아카이브 전문 기관의 생성까지 견인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원 아카이브 사업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 및 건축 분야의 행보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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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미국의 공원과 경관 아카이브
아카이브(archive)라는 용어는 이제 카페 이름으로도 쓰일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원과 아카이브의 결합은 어떠한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 가능한 것인가? 공원을 왜 기억해야 하며, 그 방식은 무엇인가? 복고 유행에 편승하는 일인가? 기껏해야 150여 년밖에 되지 않은 공원이 고고학의 대상이 된 것인가?
이미 공원 아카이브가 존재하고 아카이빙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의 사례로부터 공원 아카이브가 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떠한 가치를 보이는지 살펴보자.1
센트럴 파크 아카이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센트럴 파크 아카이브들이다. 뉴욕 시 공원휴양국(New York City Department of Parks & Recreation)홈페이지는 센트럴 파크를 포함한 뉴욕 시 공원의 연례 보고서와 회의록 등의 공공 기록물을 PDF 파일로 제공한다.2 문건은 유형에 따라 다섯 가지로 구분되며, 파일은 시간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클릭 한 번으로 1857년도 보고서1857 Central Park Commissioners Annual Report를 다운받으면 공원 조성 당시 1년 동안의 안건과 결정 사항, 사용한 용어, 관계자, 예산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센트럴 파크 도면은 뉴욕 시 기록정보서비스국NYC Department of Records & Information Services(DORIS)의 아카이브에서 찾을 수 있다. 1977년에 설립된 이 기관은 뉴욕 시의 이민 역사, 행정 변천사, 도시 건설사 등 공공 기록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 아카이브(municipal archives)3를 구축했다. 이 아카이브는 누군가 찾아주길 바라며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소장처에 그치지 않고, 뉴욕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고 조명하는 전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기관이 특히 자랑하는 자료는 1,500점에 이르는 센트럴 파크 도면과 문서로, 옴스테드의 센트럴 파크 마스터플랜 ‘그린스워드(Greensward)’는 2017년에 디지털화됐다(그림 1).4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이 글은 필자가 ‘2019 공원학개론’ 2회에서 발표한 내용과 다음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이명준, 김정화, 서영애, “미국 조경 아카이브 구축 동향과 특성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47(6), 2019, pp.1~11.
2. www.nycgovparks.org/news/reports/archive
3. www.archives.nyc
4.www.archives.nyc/blog/2017/12/21/digitizing-the-greensward
김정화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강사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공부한 뒤 우리엔디자인펌, 조경설계 서안, 서안알앤디조경디자인에서 설계 실무를 거쳤다. ‘우리나라 식물원의 기원과 진화’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 고등인문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목원, 호텔 정원, 백화점 옥상 정원, 캠퍼스 정원 등에 나타나는 근대 조경의 양상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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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영국의 공원과 정원 아카이브
알다시피 영국에서 공원과 정원은 그 역사가 깊고 일상의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영국의 공원과 정원 관련 정보를 웹 공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공원과 정원에 대한 역사적 자료들은 대부분 영국의 공원과 정원Parks and Gardens UK(이하 공원과 정원)과 히스토릭 잉글랜드Historic England, 전 잉글리시 헤리티지(English Heritage)1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 공원에 대한 이 둘의 자료가 같다. 자료는 공원과 정원 아카이브가 더 방대해서, 공원과 정원 아카이브가 히스토릭 잉글랜드 자료를 포함하는 모양새다.
영국에는 내셔널 트러스트나 개별 가든 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공원 아카이브도 있지만, 공원과 정원 그리고 히스토릭 잉글랜드를 공식 아카이브로 볼 수 있다. ‘영국의 공원과 정원’, 시작과 그 이후 공원과 정원 프로젝트는 역사적 공원과 정원, 디자인된 경관designed landscape에 대한 자료를 국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웹사이트(www.parksandgardens.org)가 그 결과물이다. 가든 트러스트 연합The Association of Gardens Trusts과 요크 대학교University of York가 협력해 2005년 히스토릭 잉글랜드에서 운용하는 문화유산복권기금Heritage Lottery Fund 100만 파운드를 지원받으면서 시작한 사업이다. 약 15억 원의 꽤 큰 금액이다. 그렇지만 영국 전역의 공원과 정원을 대상으로 흩어져 있는 도면, 사진, 문서 등의 자료를 디지털화해 정리하는 작업이라 비용이 넉넉하지는 않았을것이다. 공원과 정원 아카이브는 무료로, 누구나 접근 가능하며, 정확하게, 많은 정보를 담도록, 높은 기대 속에서 구축됐다. 그러나 2009년 예산이 소진된 후부터는 현상 유지만 하게 된다. 애써 만든 아카이브가 정체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에 좀 더 전략적으로 아카이빙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1. 히스토릭 잉글랜드는 문화유산 관리와 보호 업무를 실행하는 영국 공공 기관이다. 영국 정부의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 산하 기관이지만 부처에 속해 있지 않아 행정 자율성이 보장된다. 잉글리시 헤리티지라는 기관명으로도 익숙할 텐데, 2015년 구조 개편으로 히스토릭 잉글랜드는 문화유산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업무로, 잉글리시 헤리티지 트러스트는 실제 보전을 실행하는 업무로 분할됐다.
길지혜는 연세대학교에서 주거환경과 생활디자인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코모스(ICOMOS) 한국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문화유산, 역사도시경관, 도시공원을 키워드로 도시 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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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함께 찾고 모으고 즐기다, 시애틀 월링퍼드의 경우
어느 소소한 동네 모임
2018년 5월의 어느 평일 저녁, 동네 초입에 위치한 예배당. 스크린에는 50~10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흑백 사진부터 최근의 것으로 보이는 사진, 오래된 지도와 문서 등이 차례로 비추어지고, 스크린 옆에 자리한 강연자의 자유로운 진행으로 자료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주말이 아닌데도 예배당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거의 다 찼다. 강연자의 질문은 간단했다. “여기가 어디일까요?” “이것을 알아보겠나요?”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대략 이랬다. “40번가 식료품점이에요. 제가 근처에서 컸는데, 하굣길에 그 옆 빵집에서 도넛을 사 먹곤 했죠.” “아버지가 늘 말씀하셨어요. 12살 때 이 (사진 속) 다리가 완성됐는데, 아버지와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개통식에서 처음 다리를 건너셨대요.” “이건 35년 전 사진인데, 아직 저기 살아요.” “여기 민들레 꽃밭이 정말 멋졌어요.” 사진 속 풍경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에 청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하고 질문 세례로 환호하기도 했다.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 행사는 미국 시애틀 북쪽에 위치한 주거지, 월링퍼드(Wallingford)에서 열린 ‘폴 도르팻과 함께하는 저녁(An Evening with Paul Dorpat)’이라는 공동체 행사다. 목적은 마을의 역사와 주민 개개인이 가진 기억을 소환해 공유하고 즐기는 것. 이날 행사는 내게 꽤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이곳에서 본 다양한 양질의 역사 자료와 주민들의 열성적인 참여가 생경하면서도 반가웠기 때문이다.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이하 보라)는 공원 아카이브와 함께 도시공원의 보존에 대해 연구해왔다. 두 활동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고 상보 작용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앞서 소개한 공동체 행사를 주관한 ‘히스토릭 월링퍼드(Historic Wallingford)’라는 비영리 주민 단체의 활동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 단체는 동네의 풍경과 장소를 보존하는 것을 사명으로 다양한 공동체 활동 및 지역 역사 아카이빙 작업을 하고 있다. 즉, 보존을 위한 실천적 활동으로서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활동을 살펴보며 보존과 아카이브의 긍정적인 공존에 대한 단서를 찾아보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채혜인은 서울대학교에서 조경과 도시설계를 공부했다. 한국에서 도시설계 실무를 경험하고 현재는 시애틀 소재 워싱턴 대학교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다. 일상에서 접하는 오래된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일상적 경관의 보존 가치와 의미를 탐구해왔다. 현재는 같은 주제를 사회, 경제, 정치적 측면에서 바라보며 이에 기여하는 자발적이고 공동체적인 보존 주체로 관심을 확장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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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공원의 기억을 기록하는 법
‘2019 공원학개론’을 기획하기 위해 서울시 공무원들과 함께 월드컵공원에 모였던 날이 떠오른다. 지난 3년간 성공적으로 개최됐던 공원학개론을 돌아보며 2019년의 행사를 엮을 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만장일치로 공원 아카이브archive가 선정됐다.
서울의 도시공원은 지난 120여 년간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도시민들은 공원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문화를 즐기게 됐다. 공원은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으며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가 되었지만, 여전히 공원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인프라스트럭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중심에는 도시공원을 ‘이야깃거리’ 즉 문화 콘텐츠로 보지 않는, 공원 문화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도시공원을 생성하고 운영해 나가면서 만든 수많은 자료―사진, 이미지, 공문서, 구술 채록 등―의 중요성을 간과했고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다. 이런 1차 자료가 남아있다면, 공원의 이야기를 재생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해 가공된 새로운 콘텐츠는 동시대 공원을 사용하는 도시민들의 경험과 기억에 담겨 또 다른 공원 문화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공원 문화 콘텐츠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과 반성, 그리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원과 관련된 콘텐츠를 모으고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절실함으로 ‘2019 공원학개론’이 기획됐다. 부제는 ‘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조경 분야에서 아카이브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획을 하면서 인접 분야를 살펴보니 아카이브는 이미 ‘핫’한 이슈였다. 건축, 예술, 디자인 분야에서 아카이빙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미국, 영국 등 서구권에서는 공원, 경관, 건축 등에 대한 아카이브가 오래전부터 구축되어 왔다. 기록화 작업을 하고 분류 체계를 조직하는 아키비스트archivist라는 전문 직종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매우 적절한 시기에 공원 아카이브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최혜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에이컴(AECOM, 전 EDAW)과 West8에서 설계 실무를 했으며, 2017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에서 조경학 전공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용산공원과 리질리언스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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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 공원 아카이브의 비전과 방향
아카이브라는 말은 석사 과정 시절 영화 이론 강의를 들을 때, 그러니까 십여 년 전에 처음 들었던 것 같다. 이론과 역사에 푹 빠져 지내던 시절, 생소하지만 그럴듯해 보이고 입에도 잘 달라붙는 외국어는 뜻과 내용을 다 알지 못해도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영화에 관련한 자료, 특히 고전 영화 필름을 모아 놓은 장소를 아카이브라고 부르나보다 했다. 십여 년이 지난 현재 아카이브는 이곳저곳에서 심심찮게 자주 들리면서 아카이브의 유행을 실감하게 한다.1
아카이브는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였을 뿐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아카이브는 ‘기록물’과 그러한 자료의 ‘소장처’ 양자의 의미를 담고 있다.2도서관, 미술관, 박물관은 자체적인 기록물 컬렉션을 소장하고 또 그것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가장 친숙한 아카이브이다. 요새는 기관의 목적 자체가 자료를 수집해 보관하는 데 있는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외에도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아카이브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네이버 포털에서 아카이브라는 키워드로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백만 건 이상이 검색된다. 이 중에는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삶에 대한 아카이브, 사회적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아카이브, 특정 시험에 관한 자료를 그러모은 아카이브도 있다. 홈페이지에 ‘자료실’이라고 이름 붙여졌던 것들이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어가는 흐름도 보인다. 굳이 물리적 소장처가 없더라도 웹 공간에 자료를 보관해 아카이브를 구축해가는 경우도 많다.
아카이브 유행
아카이브는 하나의 사회 현상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기록하고 그것을 보관하려는 열망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흐름은 왜 생겨난 것일까. 우선 ‘디지털’과 ‘빅데이터’로 말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우리는 자료를 본격적으로 디지털화(digitizing)할 수 있었고, 그리하여 건축, 미술, 영화와 같은 분야에서 물리적 자료를 디지털로 구축했다. 또한 근래에 사회적 현상이 된 빅데이터도 아카이브 유행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SNS 등을 통해 우리가 생산하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더불어 그러한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다양한 테크놀로지도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카이브에 대한 열망을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라고 본다면, 그것을 요새처럼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게 한 것은 테크놀로지의 덕택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이 글은 지난 2019년 11월 8일에 개최된 ‘2019 공원학개론’에서의 발표 “공원 아카이브의 방향”을 수정한 것이다.
2. 아카이브는 “어떤 장소, 기관, 혹은 집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사적 자료와 기록물의 컬렉션(collection)”이며, 그러한 “자료와 기록의 소장처”다. en.oxforddictionaries.com/definition/archive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 설계와 계획, 역사와 이론, 비평과 교육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현대 조경 설계 실무와 교육에서 디지털 드로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고, 현재는 조경 설계에서 산업 폐허의 활용 방법, 조경 아카이브 구축, 조경 디자인과 드로잉 교육, 20세기 전후의 한국 조경사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3월, 한경대학교 조경학과에 교수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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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한국 산업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국회대로가 선형 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서울시는 ‘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이하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국회대로는 1968년 개통된 경인고속도로의 일부였다. 1985년 경인고속도로의 양평동~신월 IC 구간이 일반 도로로 분리되며 국회대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국회대로는 경인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관문으로 역할했다. 서울과 인천 사이의 인적·물적 자원 수송로였으며, 한국 산업화와 도시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도시가 팽창하면서 국회대로는 지역 단절과 상습적인 교통 정체를 일으키고, 상권 쇠퇴를 악화하는 장애물로 전락했다. 이에 서울시는 국회대로 지하 차도 조성 사업, 제물포터널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해 국회대로 지상부를 보행 중심 공간으로 개선하는 밑 작업을 진행했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는 지하화되는 국회대로의 상부 공간을 개선해, 원도심의 단절을 회복하고 보행 환경과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상지는 신월 IC부터 국회의사당 교차로에 달하는 7.6km 길이의 구간으로, 이 중 지하 차도가 신설되고 덮개가 설치되는 약 4km 길이의 구간에 공원이 들어선다. 참가자들은 상부 공원 조성 및 주변 도로 정비에 대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주변 지역 및 공원 녹지와 긴밀하게 연계되는 공원을 계획해야 했다. 이와 함께 구간별 토심을 고려한 시설 및 식재 계획, 지하수를 활용한 수경 시설 도입, 커뮤니티 시설 건립, 주요 사거리 보행 동선 연결 방안 등이 요구됐다. 시는 공원의 개념과 비전 등을 제안하는 1단계 공모(2019. 8.~9.)를 진행해 14개 팀 중 8개 팀을 선정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1단계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2단계 공모(2019. 9.~12.)를 진행했다.
12월 3일 진행된 심사 결과 ‘씨토포스+건축사사무소리옹+스튜디오 이공일+라디오+에스엘디자인+건축사사무소53427’ 팀의 ‘적구창신跡舊創新’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적구창신은 오래된 기억과 흔적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뜻으로, 50년간 아스팔트와 차량의 매연과 소음만이 있던 국회대로에 ‘천년의 숲’을 제안했다. 심사위원회는 당선작이 “선형 공원의 형태적·경관적 정체성을 창출하는 동시에 지역적 상황에 반응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했으며, “선형 공간의 경관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공원의 비전을 제시한 점이 우수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당선팀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 우선협상권이 주어진다. 서울시는 2021년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2023년 하반기 부분적으로 공원을 개방하고, 2024년 6월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당선작
적구창신跡舊創新
씨토포스+건축사사무소 리옹+스튜디오 이공일+라디오
+에스엘디자인+건축사사무소53427
2등작
임프린티드 라인
Imprinted Line
인시추+종합건축사사무소 가람건축+ HEA
3등작
리질리언트 커넥터
Resilient Connector
그룹한 어소시에이트+동해종합기술공사+리튼브릿지
+생각나무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가작
스프레드 서울
Spread Seoul
Superspace + P Design
가작
헬시 시티DNA파크
Healthy City DNA Park
서영엔지니어링+ Office Ou + IBI Group +씨지에스건축사사무소
가작
리커버 플랫폼
ReCover Platform
한길로+인우+정안+오월건축건축사사무소+라인소울건축
가작
셰어링 커먼즈
Sharing Commons
동심원 조경+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동부엔지니어링
가작
포레스트120
Forest 120
HLD +동일기술공사+씨에이플랜
주최 서울시
위치 양천구 신월 IC~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교차로
규모 길이 7.6km, 폭 40~55m (공원조성 약 11만m2)
방식2단계 국제일반공모
설계비194,800만원(부가세 포함)
예상 공사비5,195,520만원(부가세 포함)
설계 기간2019. 12.~2021. 5.
상금
당선작(1팀): 기본 및 실시설계 계약체결 우선 협상권
2등작(1팀): 5,000만원
3등작(1팀): 3,000만원
가작(5팀): 각 1,500만원
심사위원
진양교(CA조경/조경)
정재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조경)
김세훈(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도시)
서현(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건축)
김동규(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교통)
마르틴 라인 카노(TOPOTEK 1/조경)
김아연(예비심사위원,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