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의 경관은 다층적인 시간성을 내포하며 일대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업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놓여 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 또한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었기에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다층적, 비결정적, 탈중심적 환경에서는 단단하고 고정된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한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 최소한의 개입으로 다채로운 활동을 수용하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볼빙 네트워크(Evolving Network)’는 두 가지 개념을 근간으로 한다. 보행로 구간에 적용되는 플로팅 오브젝트(floating objets)(떠다니는 보행 요소)와 연결 거점에 적용되는 루즈 나트(loose knots)(느슨한 매듭)다. 두 개념은 미술의 스크래치 기법과 같이 작동하며 보행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여러 가지 색 위에 덧칠한 검은색을 긁어내듯 한강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행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긁히지 않은 면인 열린 공간을 제공해 앞으로 일어날 새로운 활동을 수용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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