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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스케이프] 안도 타다오
연전전패, 그럼에도
  • 환경과조경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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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모에서 또 떨어졌다. 갖가지 핑계를 대보고 아쉬움으로 투덜대봐야 오로지 승자만 기억되는 게임이다. 설계공모에 도전할 때는 매번 가슴 뛰지만 막상 떨어지고 나면 시간과 경제적 손실이 크다. 주어진 일을 할 때와 달리 압축적으로 집중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 심사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정신적 타격이 가장 크다. 이번에는 대체 무엇이 부족했을까. 뒤끝 있고 쪼잔한 성품이라 깔끔하게 돌아서서 마음을 접지 못한다. 한동안 담아두었다 당선작이 완공된 다음에 기어이 확인하고 흠집을 찾아내야 분이 조금 풀린다.

 

다음엔 이기자고 다짐하지만 또 져요, 하하하.” 익숙한 바가지 머리의 안도 타다오가 말한다. 촌스러운 하얀색 추리닝을 입고 동네 공원에서 섀도 복싱을 하는 장면으로 다큐멘터리 안도 타다오(Tadao Ando - Samurai Architect)(2015)가 시작한다. 복싱 선수 출신으로 전문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본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건축가는 배시시 웃으며 좋은 작품을 위한 창조의 근육을 강조한다.

 

1980년대 작품인 빛의 교회물의 절처럼 익숙한 작품부터 최근작인 상하이 폴리 그랜드 시어터(Poly Grand Theatre)에 이르기까지 설계와 시공에 얽힌 에피소드를 건축가가 직접 소개한다. 오사카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에서 초기 구상안을 놓고 회의하는 장면, 책상에 구부리고 앉아 칼질하는 모습,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해결해나가는 과정, 정교한 거푸집을 짜고 공구리를 부어 만드는 안도식 노출 콘크리트 제작 과정까지도 볼 수 있다 ...(중략)...

 

환경과조경 374(2019년 6월호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과 영화를 좋아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국 영화에 나타난 도시경관의 의미 해석으로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도시경관으로서 서울 남산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술사사무소 이수 소장으로 일하고, 연세대학교 겸임교수로 가르치며, 조경연구회 보라(BoLA)에서 공부하고 있다. 20147월부터 20196월까지 5년간 환경과조경시네마 스케이프를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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