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LED 장미야? 좀 식상하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DDP에서 큰 인기를 얻은 후로 너무 많은 곳에서 설치해 이젠 싫증이 나기 시작했거든요. 더구나 색이 바뀌는 LED 표현은 선호하지 않아서 말이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형형색색으로 바뀌는 LED 조명을 보면 약간의 거부 반응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사진은 ‘다락옥수’ 지붕에 설치된 LED 장미정원입니다. 다락옥수는 옥수역 고가 하부 공간을 활용해서 만든 공공 문화 시설입니다. 최근 고가 하부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시도되고 있죠? 운동 시설을 설치하기도 하고, 컨테이너를 쌓아서 임시 주거 공간이나 사무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곳 옥수역도 여러 번의 변신을 거듭한 끝에 작년 4월 주민들을 위한 도서관과 모임 장소, 북카페 등으로 구성된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건물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옥상부에 맥문동을 식재해서 식물로 둘러싸인 건물을 만들었는데, 이 맥문동이 말썽이었던 모양입니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맥문동이 다 죽어버려서 오히려 흉물처럼 보였던 거죠. 주민들은 개선해 달라고 계속 요구했고, 그래서 이 LED 장미정원이 만들어졌습니다.
“4,000여 송이의 LED 장미꽃은 일곱 가지 다채로운 빛깔로 구성되어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성동구의 기대를 살짝 비웃으면서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속으로는 ‘이런 클리셰는 이제 그만 해야지’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이상스럽게도(?)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