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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수목원
  • 환경과조경 2012년 11월

Tyler Arboretum

오래된 숲속 나무들의 정령이 살아 있는 곳
마치 오랫동안 미뤄 놓았던 일기를 쓰는 것처럼, 타일러 수목원에 대한 첫 기억은 두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롱우드 가든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밟기 위해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시간이 날 때마다 자동차로 가능한 거리라면 어디든지 괜찮은 식물원과 수목원들을 찾아다니자고 마음먹었고, 타일러 수목원은 그해 가을 은행나무의 샛노란 단풍이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처음 찾았던 곳이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맞닥뜨린 외로움과 새로운 고민들이 한창이었던 그때 타일러 수목원은 큰 위안과 영감을 전해주었던 곳이기도 했다. 그 후로도 몇 차례에 걸쳐 이곳을 찾았는데 그때마다 수목원은 늘 처음과 같은 신선함으로 가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리들리 크리크 주립공원(Ridley Creek State Park)에 인접한 2.6제곱킬로미터 면적의 타일러 수목원은 이 지역의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중요한 자연 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봄마다 솟아나는 새순들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공기는 언제나 신선하기 그지없지만, 타일러 수목원의 역사는 1825년 민셸 페인터(Minshall Painter)와 그의 형제인 제이콥 페인터(Jacob Painter)가 그들의 가족 부지에 수목원을 만들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이곳은 원래 그보다도 훨씬 더 오래전인 1681년 이들 형제의 고조부인 토머스 민셸(Thomas Minshall)이 윌리엄 펜(William Penn)으로부터 처음 땅을 마련한 곳이었다.
페인터 형제는 존 바트람(John Bartram)과 같은 미국 초기 식물학자들의 전통 속에서 수목원 부지에 1,100종 이상의 나무와 관목들을 식재하였고, 다른 지역의 식물학자 및 묘목업자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였다. 1825년부터 제이콥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1876년 사이에 식재된 이 나무 중 스무 그루에 이르는 나무들이 오늘날까지 타일러 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다. 다른 곳에서 쉬이 볼 수 없는 이 나무들로 인해 타일러 수목원은 부지 전체가 마치 거대하고 오래 자란 뿌리를 땅 속 깊이 내리고 있는 것처럼 장엄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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