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이 시행한 “제2회 바람직한 고도(古都)육성 방안 논문 공모전”의 입상작 5편이 지난해 12월 28일 선정·발표되었다. 고도육성 정책에 대한 대학(원)생의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 참신한 정책 제안을 발굴하고자 시행한 이번 공모전에는 총 11편의 논문이 접수되었다. 이 가운데 각 분야 전문가들의 1차 서면심사를 통해 5편이 선정되었으며, 2?차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으로 일본의「지역의 역사적 풍치의 유지 및 향상에 관한 법률」을 분석해 고도의 역사문화환경 관리방안을 제안한 장민영, 김용성 씨(한양대 도시대학원)의“역사문화환경 보전정책의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가 선정되었다. 이에 본지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민영, 김용성 씨의 논문을 요약·수록한다. _ 편집자주
종합적인 역사문화환경 보전정책의 필요성
세계 각국은 국가의 정체성 확립과 도시재생비전의 차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역사문화환경 보전정책을 펼치고 있다. 1976년 제19회 UNESCO총회에서는「역사지구보전 및 현대적 역할에 대한 권고」를 채택하여 역사지구의 보전은 문화·종교·사회적인 활동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증거이며 이러한 보전과 현대 사회생활과의 융합을 도모하는 것은 도시계획 및 국토개발에 있어서 기본적인 요소라고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역사문화유산의 보전 및 활용을 통한 지역의 활성화로의 사회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도시정책의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과거 1960년대 우리나라는 개발지향적 정책이 주를 이루어 오면서 ‘전면 철거’방식의 무분별한 재개발이나 경제성장 위주의 도시개발로 인하여 역사적 요소들의 파괴와 함께 지역 고유의 경관과 풍경, 지역민들의 생활환경 등 지역별 특성이 무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소득수준,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사회의식이 성숙해짐에 따라 역사문화환경의 보전 및 정비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하였고, 2000년에는 경주시가 ‘경주 역사유적지구’로서 UNESCO에 등록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역사문화환경 관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역사문화환경 보전으로의 움직임은 지난 2010년 8월 우리나라의 대표적 민속마을인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성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보전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을 모색해야하는 시대적 흐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사문화유산은 법적보호대상이 되는 점적인 요소로서의 문화재, 건축물뿐만 아니라 지역 고유의 장소성, 역사성을 형성하고 있는 도시구조, 가로경관, 사람들의 생활과 풍습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특히 고도(古都)는 과거 정치·문화의 중심지 기능을 했던 ‘옛 도읍’으로서 그 시대 사람들의 수많은 역사문화적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 즉 고도는 문화적 정체성과 장소성이 뚜렷한 장소로서 도시전체를 형성하는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시되어 온 점적(点的)인 보전방식 위주의 관리체계로는 고도지역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고도’의 효율적인 관리와 이를 통한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2004년 2월「고도보존에 관한 특별법령」이 제정되었으며 현재 이 법에 근거하여 경주, 부여, 공주, 익산의 4개 지역이 고도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역사문화환경 보전 및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지구지정의 사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고도보존계획의 수립도 진행 중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