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통한 미래 세상을 창조해야
‘다암예술원’은 지난 4월 대한건축학회로부터‘2010년 올해의 건축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우선 이에 대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다암예술원(DAAM ; Design & Arts Arcadia of Myungseung)은 8년여에 걸친 문화예술 사업에 대한 구상을 2년여 전부터 현실화한 결과로 2009년 12월에 기공식을 하고서 현재는 공사 중에 있는데, 이렇게 수상소식을 널리 알려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널리 알린다 함은 얼마 전에 종영된 TV드라마“개인의 취향” 을 통한 대중의 주목도 그 중 하나인 것 같은데, 건축가로서 그러한 이슈를 만든 것이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생각됩니다. 우선 그에 대한 과정과 의미가 궁금합니다.
주제를 논하기에 앞서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하자면, 그동안 TV드라마에서 가장 멋있는 직업으로 자주 등장하는 건축사의 행위는, 그저 제도판 위에 도면 펼치고 삼각자 하나 올려놓은 모습으로 끝났었고, 그를 뒷받침 할 개연성 있는 줄거리도 없었습니다. “개인의 취향”이란 드라마에 관계하는 지인이 메인 제작지원을 제안했을 때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흔쾌히 동의한 이유는‘건축스러운’드라마를 시도해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마치 의학 드라마와 같이 건축 전문용어가 드라마의 품위를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대중적인 흥미가 우선시 된 이번 드라마에서는 여건상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암예술원이라는 건축 현상 설계의 과정을 주요 스토리로 하여 건축 창작의 과정을 널리 알리게 되어 이를 성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드라마 제작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쑥스럽지만 제가 드라마에 출연하여 긴 대사를 한 번에 성공한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웃음). 그보다는 어떤 저명 건축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드라마 1부 때 현상설계에 제출하는 모형을 주인공이 버스를 타고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그 억지스러움에 실망하여 그 이후로 보지 않았다고 했었고, 어떤 이는 TV드라마를 건축사사무소에서 제작지원 할 필요가 있냐는 반응에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다암예술원 현상설계가 언제 공모되는지 물어 오기도 했는데, 이 역시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 이민호의 설계작품(방송국 소품실에서 제작한) 모형을 손예진이 버스 안에서 실수로 깔고 앉는 장면은 그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 이어지게 하려는 드라마 상의 의도입니다. 또 그 소품이 부서져야 연결고리가 되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걸 가지고 이런 장면이 왜 있느냐는 등 그 필연성에 대해 의문을제기하지만 대중성이 가미된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건축사사무소의 드라마 제작지원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서는 다암예술원이라는 세계최대의 문화예술복합체의 건설이라는 이해 없이 성급하게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제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최고 히트 질문은“당신 아들이 실제로 게이냐?”라는 질문이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장차 다암예술원이라는 유일무이한 컨셉의 공간을 통해서 우리는 더 이상‘1+1=2’, 혹은‘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 는 등식에 갇히지 말고 여기에 삶의 여유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그러한 상상의 발전과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재미 있는 발상입니다. 그렇다면‘다암예술원’은 어떤 컨셉으로 기획하게 되었나요?
다암예술원의 건설 컨셉은 쉽게 이야기하면 대한민국이 세계문화예술의 중심이 되고 부강해지고 행복해지자는 것입니다. 6.25 이후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전 세계인이 부러워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가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야하는 방향을 정확히 예견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감성사회를 준비하지 못하면 삼류 국가로 전락하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등을 주제로 이 시대에 반드시 품고 가야할 것으로 녹색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는 가까운 미래에 고령사회로 들어서게 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와 국가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건강하더라도 때가 되면 일터에서 떠나야 합니다. 인생을 한참 더 살아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한편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담보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며, 그들의 부모는 세상을 비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는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다는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시대에 당면한 녹색정신은 감성으로 준비해야 하며, 그 감성은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창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세계최대 세계최초의 문화예술복합건물 다암예술원을 건설하여 미래의 한 길목에서 예술의 진을 치고 세계인을 맞이한다는 구상이 큰 뜻이며, 작게는 그 과정 중에 고용을 창출하고 생을 아름답게 영위하자는 개념에서 시작 됩니다.
사진 및 자료제공_명승건축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