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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엔지니어링 최기호 부사장
  • 환경과조경 2010년 5월


“최기호 부사장은 여전히 손으로 작업하고 트레싱지를 애용한다. 조경계에서 가장 많은 트레싱지를 소비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특히 계획안의 틀을 잡을 때면 상당한 트레싱지가 필요하다. CG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랜더링 작업을 하던 시절 그는 섬세하게 마커와 색연필을 사용해냈었다. 또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서 어떤 때는 식사도 거른 채 담배만 피워가며 계획안을 잡는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업 속도는 빠르다.” 위의 문장은 여러 사람들이 최기호 부사장에 대해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종합하여 표준화시켜본 것이다.

손, 트레싱지, 마커, 색연필, 담배
최기호 부사장에 대한 언급에서 뽑아낸 사물들. 아날로그적 사물들이다. 실제 그의 작업도 아날로그적이다. 아날로그적 작업은 물질의 작업이고 몸의 작업이다. 같은 색연필이라도 깎인 상태, 잡는 각도, 힘의 정도에 따라 선의 굵기와 톤은 달라진다. 또 손목의 놀림에 따라 곡선은 다른 모습을 갖는다. 미묘한 색연필의 변화가 갖는 효과와 곡선의 서로 다른 맛에 대한 터득은 매뉴얼이 아니라 몸으로 겪은 경험치를 통해서고, 머리보다 몸이 더 잘 안다. 또 그래야 그 미묘함을 행할 수 있다. 경험치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론‘훈련’일 게다. 손이 내 의도를 거스르지 않고, 어떤 때는 내 의도를 손이 먼저 아는, 손과 생각이 포개져 그 경계가 사라지는 경지에 이르러야 작업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 자신의 부족한 경험은 선배의 경험으로 메워야한다. 사수라는 존재가 필요하고 중요한 이유이다. ‘UNDO’라는 명령어가 없으니 고도의 집중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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