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하천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3월 26일 서울 상명대학교 밀레니엄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사)국제생태문화포럼과 (사)아시아환경정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 심포지엄은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생태공학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하천 습지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국의 복원사례 발표 및 다양한 의견교환을 통해 바람직한 하천 생태계 보전 및 복원방안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었다.
(사)국제생태문화포럼 구본학 대표(상명대)는 개회사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가 생태적 배려가 부족하다는데 우려를 표하고 있고, 하천생태계가 지니는 본래의 ‘생태적 형성과정(ecological process)’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강 살리기는 지금까지 해왔던 하천개수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4대강 살리기가 진정한 의미의 강 살리기가 되기 위한 중요한 단서는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개회식에 이은 본 행사에서는 김재근 교수(서울대 생물교육과)의 진행으로 총 7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으며, 6인의 전문가 및 NGO 인사가 참석한 종합토론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먼저 김현규 대표(에코텍엔지니어링)는 “생태복원을 일반 건설공사와 똑같이 취급하는 발상은 곤란하며, 계획·조사·설계·소재·공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으며, 노백호 연구원(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4대강 살리기에 앞서 하천별 생태에 대한 조사 및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체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천의 유지관리 측면에서 물리적 시설도입 못지않게 프로그램의 도입 역시 중요하다며, “민간단체와 지역 주민,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협의체 중심의 관리체계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류지훈 팀장(한국수자원공사 환경생태팀)은 “생태계간 연속성과 교류성이 연계되어야 하므로 유역차원의 광범위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오윤근 이사(유신코퍼레이션)는 하천복원사업에서 중요한 관건 중 하나인 수량 확보 문제가 늘 간과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여름철 집중호우성 기후 및 도시화로 인한 건천화 등 우리나라의 하천특성을 고려한 수량확보 문제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석 위원장(서울환경연합 하천위원회)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앞서 전 국민의 설득과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4대강을 일제히 공사하기보다 하천별 생태특성을 파악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곽수근 기자(조선일보)는 “생태복원이 완벽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생태적 통합 모델을 기반으로 해야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현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녹색뉴딜사업 중 하나인 4대강 살리기와 관련하여 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대립 논리만 무성했던 행사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하천 생태복원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학술적으로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구본학 대표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강도는 달랐지만 학문적 비판이 가능한 시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의견수렴을 통해 이 사업이 진정으로 하천을 살리는 사업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