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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와 조경 ; FTA와 환경보호
  • 환경과조경 2007년 9월

얼마 전 중국에서 제조되어 우리나라로 수입된 김치 때문에 우리사회가 홍역을 치뤘다. 우리사회에서 사용이 금지된 인체에 유해한 색소와 재료들을 사용하여 제조된 김치가 싼 값에 우리나라에 수입, 시중에 유통되어 발생한 결과였다. 요즈음 중국에서는 계란도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가짜를 만든다고 한다. 허용되지 않는 화학염료를 사용한 중국산 섬유가 싼 값에 수입되어 제조된 의류는 예기치 않은 피부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다분하다.

FTA(자유무역지역협정)는 기본적으로 국가 간의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경제활동의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유해 원료 또는 제조방법을 사용하는 제품 생산을 우리가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면에서는 문제가 된다. 높은 환경기준을 갖고 있는 국가의 기업체 입장에서도 높은 환경기준을 준수하려면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고도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다면 상대적으로 환경규제가 약한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할 유인이 커지게 된다. 중국에서 문제를 일으킨 김치공장들은 사실 한국에서 옮겨간 공장들이거나 한국인들이 소유주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자유무역과 환경의 충돌은 국제사회에서 유명한 사건을 만들기도 하였다. 미국 내에서 연어잡이를 하기 위한 그물에 돌고래가 걸려서 죽게 되자, 돌고래 보호론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 결과 미국 정부는 돌고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어를 잡지 않으면 연어나 연어를 사용한 가공품이 미국 내에서 판매될 수 없도록 조치를 하였다. 돌고래 보호 측면에서는 좋지만 막상 돌고래 보호 조치를 취할 능력이 없는 개발도상국 수출업자들은 연어 수출의 큰 시장인 미국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이 문제는 WTO(세계무역기구)에서 다뤄지게 되었고 자유무역과 환경보호의 문제를 논하는 중요한 선례로 남아 있다.

이렇게 자유무역 실현과 환경보호가 충돌하는 문제가 계속되자, FTA에 환경관련 조항을 포함시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 처음은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를 체결하면서 강력한 환경조항을 포함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 이후 FTA에 환경조항을 포함하는 것은 중요한 추세가 되었다.

우리가 미국과 체결한 한미 FTA의 환경조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환경조항과 매우 유사하다. 환경친화적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한미 FTA 환경조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양국은 높은 환경보호 수준을 유지하여야 한다. 국내에서 제조되는 제품을 수출할 목적으로 국내 환경법에 저촉되는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환경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적용하여야 한다. 사실 환경보호에 대한 감시에는 정부와 함께 시민사회의 역할이 큰 만큼, 환경조항의 이행 여부에 대해서 개인이 정보요청, 의견개진 및 조사요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환경조항의 효과적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 양국의 고위관리로 구성되는 환경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양국은 FTA와는 별도의 환경협력 협정을 체결하여서 FTA를 계기로 양국 간에 보다 포괄적인 환경협력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되었다. 여기서는 관련 국제환경조약과 FTA의 상호보완적 역할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구체적인 환경협력 사업을 다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가 막판 진통을 겪었던 원인이었던 환경분쟁 절차의 경우 환경법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이유로 제소되어 패소하면 징벌적인 배상금을 상대국에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내용의 한미 FTA의 환경조항의 성격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다소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앞으로 한미 FTA 환경조항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예를 들면 미국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환경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입이 제한되게 된다. 이러한 제도가 의도적으로 미국 자동차 수입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편파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한 일방적으로 제소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그동안 미국 자동차 시장에 수출을 하면서 미국의 엄격한 환경기준이 우리나라의 수출 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오염저감 장치를 장착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서 그들의 환경기준을 준수하였다. 특히 우리와 미국은 서로 간에 환경 보호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정서용
고려대학교 교수, 바젤협약 이행준수위원회 위원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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