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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와 조경 ; FTA와 조경교육분야의 대응전략
  • 환경과조경 2007년 9월

세계화시대에서 한국조경교육 - 현황과 문제점
한국의 조경교육은 1973년 조경학과가 생긴 이래 벌써 35년이 되어가고 있으며, 그동안 40여개의 조경학과가 설립되어 국가의 면적을 고려한다면 양적으로는 세계 제1위의 조경국이 되었다. 배출되는 박사학위로 본다면 역시 수적으로 세계 제1위이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 선진국과는 많은 격차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수많은 논문 중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인용되는 논문 편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FTA에서 기술자의 상호인정을 위한 일차적 평가기준으로 각국의 기술자들이 어떠한 교육시스템에서 어떠한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받았는지를 우선 비교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우리나라 조경분야는 이에 대한 자료제시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의 조경학과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며, 어느 수준에서 다루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한 기회가 거의 없었다. 각 학과의 커리큐럼에는 교육의 비젼, 목표, 내용, 방법 등이 충분히 정의되어있지 않고 있으며, 조경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교육의 질 자체를 평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조경실무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이 어느 정도 조경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 중의 하나는 조경교육분야에서 조경교육의 기준을 설정한 조경교육인정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의 조경교육분야 국제적 동향
우리나라 조경교육은 글로벌시대를 대비한 내용이 조경교육에 반영된 예가 거의 없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정체되어 있는데 비해 서구의 많은 조경학과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교육 및 정보의 교류
미국과 유럽의 많은 조경학과에서는 학기 중 또는 여름코스를 통해 정규과정으로 외국의 대학과 공동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거나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해외의 조경학과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화상을 통하여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졸업 후 실무에서 국제간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외국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문화가 다른 두 집단에 대해 서로 이해의 폭을 높이며, 보다 자신감 있고 효율적인 업무 추진의 바탕이 되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교육의 질 관리
최근 미국과 유럽의 조경교육분야에서는 조경교육의 질 향상 및 이동성mobility 확보를 위해 조경교육인증에 대한 논의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의 대학에서는 LE NOTRE (Landscape Education : New Opportunities for Teaching and Research in Europe)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에서 조경교육의 질과 효과를 높이고 상호인증을 위한 과목구조와 내용에 대해 유럽의 조경학과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인터넷을 통해 개방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으며,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으로 참여범위를 보다 확산하여 유럽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조경분야의 주도권을 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교육분야에서 인증시스템이 잘 발달되어있는 미국에서는 그동안의 인증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조경교육의 질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최근 LABOK(Landscape Architecture Body of Knowledg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조경교육 인증프로그램에서 조경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가져야할 기본지식을 새로 정의하고 주요 조경과목별로 내용을 재검토해 보다 질 높은 표준화를 추구하고 있다.

세계적 경쟁을 위한 조경교육인증제의 도입
아직 우리나라 조경분야 기술수준이 선진국과의 경쟁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FTA 결과 시장개방에 의해 우리나라 조경분야가 기술을 팔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좁은 국토에서 세계적으로 많은 조경인력이 생업을 유지하고 조경분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외로 진출해야 함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FTA에 접근하는 자세는 이러한 측면에서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적 진출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많은 수업료를 내고서라도 국내의 기술수준 및 운영시스템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국제적 수준으로 조경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경분야 기술의 바탕이 되는 조경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제적인 이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도입되는 제도적인 장치가 조경교육인증제이다.

조경교육인증제의 필요성
조경교육인증제 도입의 필요성은 조경계 내적, 외적인 측면이 있다. 내적으로는 조경교육인증제는 조경교육의 질적 향상의 수단과 방법이 된다. 공통된 기준에 따라 조경학과의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교육의 내용도 어느 정도 표준화가 가능하게 된다. 외적인 필요성으로는 한국의 실정에 맞는 조경교육인증제가 수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 우리가 원하지 않는 기준에 우리가 맞추어야 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에서 공학인증제가 시행되면서 조경분야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 기준에 의해 조경교육이 평가되고 이 공학인증을 받기위해서는 조경분야와 관련이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관련 없는 학과목을 학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불합리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FTA와 같은 협상 테이블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경우 앞으로 미국을 포함하여 다른 여러 나라와 FTA 협상과정에서 한국조경분야에서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지 않는 어느 국가 또는 기관의 인증기준을 따라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한국의 상황에 맞는 조경교육인증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협상시 한국의 조경인증제와 관련국의 조경교육인증제를 상호 인정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욱 유리할 것이다.


김성균 Kim, Sung Kyun
서울대학교 조경ㆍ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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