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5주년 특집으로 기획된 25년간의 기록. 이즈음 그간의 시간에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기획으로 이제는 먼지내음을 담은 듯한 빛바랜 잡지들의 소중한 기록을 모아 정리할 수 있게 된 점도, 그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도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25년 기록의 「인물편」을 맡아 자료수집을 핑계로 한권 한권 되새김하다보니 230권의 잡지가 발간되는 동안 많은 분들의 모습이 담겼고, 많은 분들이 <환경과조경>의 편집에 관여하기도 했으며, 수많은 분들의 원고와 사진이 게재되었다. 이미 작고하셨기에 이제는 지면에 흔적만 남기신 분도, 이제는 원로가 되신 분도, 지금 활발히 활동하시는 분도 지면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마치 기록의 가치를 절실히 보여주려는 듯 230권의 <환경과조경>에는 학생, 사회초년생, 청년기 그리고 황혼기까지 어느 누구나 맞이하게 되지만 실감하지 못하는 조경인들만의 인생 여정을 여과없이 담고 있었다.
사진으로, 소속으로, 직급으로 보이는 조경인들의 세월의 변화는 상당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고, 소소했던 일상의 기록을 통한 한줄기 희망의 빛도 볼 수 있었다. 조경의 세대를 연결하는 희망의 빛.
본고에서는 창간호부터 통권 230호(2007년 6월호)까지의 인물에 대한 기록을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사진으로, 글로 현재의 인물들에 대한 당시의 기록을 재생하였으며, 몇몇 분의 경우 현재의 모습과 함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생각을 삽입하여 보다 정겹게 읽혀질 수 있기를 바랐다. 방대한 자료를 한정된 지면에 수록하다보니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이 즈음에서의 방점이 추후 조경사료의 정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유난히 인맥과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조경분야이니만큼 시대를 넘어서는 조경인들의 기록을 통해 세대간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작은 희망도 가져본다.
바쁜 생활 탓에 과거의 기억을 잊으신 분들께는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현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조경가들의 평범했던 과거가 용기와 힘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그래서 시대를 넘어선 서로간의 이해를 통해 조경세대간의 오해와 불신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는 특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시대가 다르더라도, 세대가 다르더라도 우리는 조경이라는 끈으로 단단히 묶여진 조경인이기 때문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