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용도에 맞는 카메라를 찾아라
가끔 어떤 카메라가 좋은지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좋은 카메라’란 자신에게 적합한 카메라가 무엇인지와 함께 어느 회사의 제품이 더 훌륭한지의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자기 수중에 있는 것이 당연히 고와보이는 법이겠지만, 가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적합한 카메라를 찾기보다는 후자에 골몰하여 자신이 가진 특정회사 제품의 무료 전도사를 자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것은 좋게 보면 사진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이겠지만, 그로인해 즐거워야 할 사진생활에 지장을 초래해선 안 될 것이다.
카메라는 우리 손에 쥐어진 필기구 같은 것이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 할 수 있는 연필, 동일한 선을 내는 로터링펜, 손쉽게 쓸 수 있는 볼펜 등, 각각의 필기구들이 저마다의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듯 카메라도 각각의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자신의 용도에 맞게 카메라를 선택하는 기본적인 안목과 함께, 용도에 맞는 필기구를 고르듯이, 카메라도 용도에 맞게 선택하고 각자의 즐거운 사진생활을 누리면 그것이 가장 좋다.
35mm필름 대비 1:1크기의 CMOS 촬상소자를 가진 5D
필자가 보유한 카메라는 캐논사에서 출시한 D-SLR 카메라 5D이다. 1줄로 정리하면 1천2백만화소의 35mm필름 대비 1:1크기의 CMOS 촬상소자를 채택한 D-SLR카메라이다.
우선 간단하게 용어를 정리하면, 화소(Pixel)란 간단히 색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 단위점이다. 집에 있는 TV를 뚫어지게 바라보면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의 점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화소라하며 1,200만개의 화소를 표현해 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말이다. 35mm필름카메라 대비 1:1크기 CMOS촬상소자란 가장 대중화된 필름규격인 세로길이 3.5cm와 비슷한 필름역할을 수행하는 -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 CMOS 센서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캐논 5D는 정적인 사진에 적합한 중급기 카메라다. 정적인 사진에 적합하다는 것은 장점과 약점을 동시에 말해주고 있다. 장점은 1:1 CMOS 센서와 캐논의 이미지 처리기술로 인해 재현력 우수하며 보기 좋은 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며, 단점은 초당 3프레임의 촬영속도로 인해 고속으로 움직이는 사물을 담기가 타기종에 비해 쉽지 않다는 뜻이다.
5D를 중급기라고 간단히 정의 해 보았지만, 사실 5D는 초급기이다. 중급기란 언급은 1:1 센서를 갖춘 경쟁기종이 없는 훌륭한 포지셔닝 때문에 가격이 제법이나 비싸다는 의미일 뿐, 사실 기계적 성능과 기능적인 제약은 가격이 1/3정도인 카메라보다 못한 부분이 많다.
그런데 왜 캐논 5D를 선택했는가.
사진은 결과로 말한다.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고급기종과 중저가기종 사이에서 뛰어난 화질을 선택하고, 결론적으로 기계적 성능을 일부 포기한 일장일단 선상에 놓인 카메라이다.
아마도 5D의 정반대 선상에 놓인 카메라는 니콘사의 D2h 일 것이다. 훌륭한 기계적 성능과 손쉬운 메카니즘, 빠른 렌즈구동모터와 많은 측거점을 보유한 대신, 5D의 1/3의 화소를 가진 카메라다. 볼펜과 연필처럼 자신의 쓰임에 따라 선택의 기준은 각자 다를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풍경과 문화재 등 피사체를 한 컷 한 컷씩 담는 것을 취미로 하고 있어서 연사의 취약점과 다양한 제약을 감내하며, 결과물의 선호도가 높은 5D를 사용하고 있다.
글 _ 유대성 (주)청석엔지니어링 대리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