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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을 이야기하다 ; 용산의 역사적 가치,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 환경과조경 2007년 1월

'용산미군기지’. 아마도 우리나라에 뉴스라는 것이 존재한 이래로 끊임없이 접해온 주제어중 하나가 아닐까싶다. 그만큼 이 땅이 가진 가치와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일텐데, 요즘은 이곳을 공원화 하는 것을 두고 여기저기서 아우성들이다. 그 중에 하나가 이곳은 역사적 의미가 많은 곳이므로 새롭게 조성되는 공원에는 반드시 ‘역사’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곳에 담아야 할 ‘역사’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기록, 연혁, 자취라는 이름의 역사
‘역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자연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라고 나온다. 여기서 ‘기록’, ‘연혁’, ‘자취’라는 단어는 오랜 세월동안 발생한 다양한 사실(事實)들을 사실(史實)화해서 역사라는 흔적으로 남겨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용산미군기지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용산미군기지라는 땅이 가진 기록과 연혁, 자취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 땅이 가진 ‘장소성’이라고 표현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대한 활용방안을 두고 고민해 온 것도, 또 공원화가 결정된 지금 조성방법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것도 용산이 가진 장소성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용산이라는 땅의 아픈 기억
열강의 사이에 위치한 반도국으로서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아 온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서울의 용산은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땅이 아닌 외세의 땅이었다. 고려말 몽골군의 병참기지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임진왜란 때에는 왜군의 보급기지가 있었으며, 1882년 임오군란 때는 청나라 병력이 주둔하기도 했다. 이 후로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철도관련시설과 병참군사 지휘소가 세워지면서 군사본거지로 개발된 용산은 해방이후에도 주한미군이 들어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용산이 군사적 요충지로 자리잡게 된 계기는 한반도의 중심이면서 한강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궁성과도 가까워 군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각도에서 거둬들인 조세곡이 모이는 곳으로 군자창과 풍저창, 광흥창 등 관창들이 모여 있어 상업이 발달했던 곳으로 일본이 침략하면서 용산 일대에 산재한 창고와 공장들을 막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이때까지 거의 자연 상태였던 신용산 일대를 주둔기지로 개발하면서 일본의 반도 점거와 대륙진출을 위한 군사·교통의 거점으로 개발했다. 오늘날의 용산이 철도교통의 요충지로 자리 잡게 된 연유가 여기에 있다.

두 얼굴을 가진 역사
그렇다면 아픈 과거의 역사, 그것도 우리 민족의 땅이 아닌 외국세력의 땅이었던 용산의 역사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과연 용산에 관한 역사를 아픔의 역사로만 바라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기에 새롭게 쓰여 질 수밖에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역사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또는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판단 기준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도 다른 해석이 가능함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글창제의 경우, 역사를 제왕이나 영웅의 업적 중심으로 보는 관점에서 보면 세종의 뛰어난 업적임은 물론 세종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통치자 중 한명으로 평가되지만, 역사 발전에 있어서 민중의 역할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보면 한글창제의 주된 동기가 백성을 불쌍히 여긴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데 있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또 조선시대에는 한글이 국문이 아닌 언문에 불과했기에 세종의 여러 업적중 하나로 평가되었지만,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생겨나고 한글이 국문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근대에 이르러서는 세종이 우리 민족의 위대한 영웅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평가는 사건 자체가 변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진 용산을 바라보는 현시대의 역사적 요구는 무엇일까?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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