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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간. 친문화. 친환경 도시개발의 새로운 모델 제안
  • 환경과조경 2006년 9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오시마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다다오의 건축물인 미술관과 호텔이 결합된 “베네세 하우스”와 오직 3명의 작가만을 위해 설계되고 지어진 “지중미술관”의 건축적 접근 방법과 그 내용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호텔은 현대미술품 전시장의 보고이며, 자연과 함께 잠들고 깨어나는 휴식처다. 지중미술관은 수련으로 유명한 작가 클로드 모네의 후기 대작 중 5점이 모네의 의도대로 설계된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어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도 그와 같은 작품을 감상하기 어렵다. 빛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 대지예술가인 발터 드 마리아가 미술관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채워주고 있으며 나오시마에서 채취한 소재로 만들어진 조형물들과 해변가에 설치된 작품들은 섬 안에서 예술작품과 작품이 아닌 것에 경계가 모호해 보인다. 그러나 진정 우리를 사로잡은 나오시마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 섬이 지금의 모습으로 갖춰지기까지 아낌없는 노력과 후원을 해준 베네세 그룹의 ‘소히찌로 후쿠다께’ 회장과 섬의 행정 책임자였던 ‘치카츠쿠 미야케토’의 교육과 문화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기다림으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주민과 함께 개발방향을 모색하면서 스스로 섬의 주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모두가 주인이라는 의식속에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완성되고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바로 ‘아트하우스 프로젝트’와 ‘스탠다드’ 전이라고 할 수 있다. 나오시마 ‘지중미술관’ 관장이며 ‘아트하우스 프로젝트’의 아트디렉터인 유지 아키모토는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고유의 문화적, 역사적, 장소적 특징이 소실되는 것을 막고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회복시키려는 취지에서 주인이 떠나고 없는 빈집 혹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기증한 낡고 오래된 주택에 현대미술-디지탈 아트, 설치미술을 담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수많은 문화예술가와 일반 관광객 등 매니아층을 만들어가고 있다. 1997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는 비어가는 집의 증가를 막기 위해 빈집들을 사용하여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들, 환경들을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민하던 중 현대미술이 줄 수 있는 가능성으로 향수에 잠기는 대신, 현재의 삶을 더 이해하면서 그 집에서 살았던 수많은 영혼들과의 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거듭 태어나게 된 것이다. 첫번째 집인 카도야는 200년된 주택으로 이 지역에 있는 제일 큰 건물 중의 하나로 디지털 아티스트인 미야지마 타츠오가 주민들의 협조를 받아 완성한 작품이다. 두 번째 건물 긴자역시 200년이 넘은 낡은 주택으로 작가 나이토 레이는 지붕과 기둥만 남겨두고 태고의 땅을, 흙을 살려 자연빛이 연출하는 변화에 의존한 채 주어진 상황을 수용하게 하였으며 작가는 “사는 것은 삶 자체를 소중히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외에 에도시대부터 숭배의 장소였던 고 사당을 위해 건축가와 아티스트는 본 건물과 별관건물을 유리계단으로 연결하여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연결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사당건축 양식과 예술가의 미적 감각이 혼합된 작품으로 신성한 종교적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장소를 제공한 섬 주민들의 오픈된 마인드가 참으로 놀라웠다. 섬의 활성화는 떠나간 젊은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였으며 끊이지 않는 관광객의 증가는 잠자는 섬을 깨우고 수동적이었던 섬 주민들은 스스로 대문을 열어놓고 관광객을 맞이하며, 구멍가게 할아버지는 영어를 배우고, 작은 식당 할머니는 곱게 화장을 하고, 낡은 주택을 기증한 주인은 스스로 미술관 관장이 되어 어려운 디지털 아트를 설명하며 가이드가 되는....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 이모든 변화는 어느 누구도 강제적으로 강압적으로 일방적으로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는 아니다. 30여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대화와 기다림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 함께 개발에 동참한 기업과 섬의 행정기관과 아티스트 모두 창의적인 안목으로 공동의 팀웍이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팀웍이 지금의 나오시마를 형성하고 이끌어가는 정신적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나오시마가 주민참여의 성공적인 섬 개발 사례였다면 독일의 뮌스터는 전쟁으로 90% 이상이 폐허가 된 도시를 시민의 손으로 일궈낸 도시개발 사례가 될 것이다. 부서지고 꺼져나간 건축물을 하나하나 다시 증축하고 신축하면서 원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했고 옛건축 그대로 구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때 뮌스터는 전 유럽의 도시가 그렇듯 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차 도시의 공동화현상이 심각한 도시문제로 대두되었지만 누구도 그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웠다. 주민들은 정부만 바라보고,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특별한 아이디어를 갖지 못했다. 그러던 중 민과 관이 공동으로 함께 개발하자는 의견이 대두 되면서 민과 관5:5의 출자방식으로 투자하여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지역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게된다. 전도시가 문화경쟁에 참여하였는데 뮌스터는 평범함 속에 비범함이 있음을 알고 평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면서 “Ab in die Mitte- 다시 도심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성장이 멈춘 빈 도시, 더 이상 가동되지 않는 공장에 주민들이 쉴 수 있는 휴게공간, 공원을 조성하여 주거환경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특히 뮌스터가 도시개발 성공사례로 꼽히는 두가지 중의 한 가지는 자전거 도시라는 것이다. 모든 도로는 자전거 중심으로 설계되어있으며, 자전거에 대한 운영관리가 철저하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전용도로의 구분이 분명하여 보행자 전용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불법으로 스티커 발부 대상이 되며, 차량과 자전거도로는 혼용이나 자전거가 한 블럭 앞서 정차하게 되어 자전거 우선으로 모든 교통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며 자전거와 관련된 문화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뮌스터의 또 하나 성공사례는 어린이를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교육방식과 달리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시골이나 변두리로 빠져나가는 부모들을 도심으로 불러내기 위해 우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을 도심 여기저기에 많이 조성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보육제도도 잘되어 있어 맞벌이 부모들이 안심하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심 생활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를 위한 환경조성으로 실제로 도심을 떠난 부모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으며 데드스페이스로 음산했던 도시의 뒷골목이 어린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로 가득차고 저녁이면 청소년들의 건강한 스포츠 활동이 눈에 뛰게 늘어나고 있어 뮌스터는 매년 시행되는 문화경쟁 공모에서 매년 우수도시로 선정되고 있다. (이영송· (주)소토 소장, 아트디렉터)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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