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기본기 약점으로 드러나, 대학 교육 자성해야-
지난 6월 23일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도시생태조경학과에서는 학과개설 5주년을 기념하여 조경학과, 도시공학과, 건축학과, 산림자원학과, 원예학과 등 관련 학과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대학생 조경설계기사실기 경진대회’를 개최하였다. (사)한국조경학회, (사)한국조경사회,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본지에서 후원하고, (주)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주)동심원조경, (주)동명기술공단, 조경설계 서안(주), (주)신화컨설팅, (주)씨토포스에서 협찬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14개 대학 52명의 학생들이 지원하여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반영하였다. 이 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학생에게는 상금외에도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에 진학을 원하거나 협찬한 6개 회사에 취업시 우선권을 주기로하여 최근 취업난속에서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이 날 오전에는 안세헌 소장((주)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의 “조경설계, 어떻게 할것인가”라는 주제의 특별강연 시간이 있었고, 오후부터 실기 경진대회가 실시되었다. 설계과제는 “한양대학교 본관 앞 광장”이 대상지로 출제 되었는데, 조세환 교수(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는 1회 대회인 만큼 “설계하기가 무난한 광장을 택하게 되었고, 대상지를 학생들이 직접 보고 과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학교 내의 공간을 선택했다”고 대상지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회의 특징이라면 기존의 설계공모전과는 달리, 시험 당일 설계 과제를 주고 즉흥적으로 설계안을 도출하여 도면화하는 과정을 평가한다는 점이다. 조경기사 실기시험과 같은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기사시험은 주어진 시간내에 조건을 만족시켜 설계를 하는 것이지만, 이 대회는 아이디어와 창의성도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이 차별적이다.
한정훈 부장((주)동명기술공단 조경부)은 심사평에서 주어진 과제가 결코 쉽지는 않았으나 꼭 지켜야 할 지침인 개념도, 평면도, 주요부분 단면도, 스케치 등을 모두 충족시킨 제출안이 거의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이며, “디자인 등 표현방법의 질적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한 숙련에 못지않게 주어진 시간의 철저한 사용또한 조경가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므로 학부시절 때부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하였다.
안계동 소장((주)동심원조경)은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이 손을 사용하는 드로잉의 기본기가 전반적으로 약했으며, 선긋기와 선의사용법, 레터링, 도면부호나 기호의 사용, 수목표현, 단면도 작성법, 렌더링 기법 등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무한한 상상력과 여러 방법의 표현”이 심사의 기준이라고 제시한 박노천(씨토포스) 실장도 “언어가 인간이 만든 가장 중요한 문화적인 Tool이라면,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드로잉은 언어와 상응하는 것이며, 가장 기본적인 사고의 전달방법일 것이다.”라며 “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Presentation과 엄연히 구별되며 Hand Drawing은 조경설계가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오두환 이사(신화컨설팅)는 대상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제시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조경전공 학생들의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자리이기도 한 만큼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적 배려와 보편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주제의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상식은 지난 7월 1일 오전 11시에 도시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수상자와 학부모, 한양대 도시대학원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조세환 교수의 인사말과 이주형 원장(한양대 도시대학원)의 축사, 임승빈 회장((사)한국조경학회)의 격려사(차기 학회장 박종화 교수 대독)에 이어 공식적인 시상식이 진행되었는데, 금상(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장상)에 임재원(공주대 4학년), 은상(한국조경학회장상)에 윤영민(동국대 4학년), 염원석(청주대 4학년), 안상순(서울시립대 4학년), 동상(한국조경사회장상)에는 이상수(서울시립대 4학년), 문정수(경주대 4학년), 김정아(국립한경대 4학년), 배재석(고려대 3학년), 이재진(청주대 4학년), 그리고 장려상(도시대학원 도시생태조경학과장상)에는 조선희(한국전통문화학교 3학년), 최규현(강원대 3학년) 등 모두 11명에게 상이 주어졌다.
이번 조경설계실기경진대회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조경관련학과 학생들의 설계에 대한 관심과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대회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 모든 심사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던 ‘드로잉 및 표현 방법의 미숙함’은 현재 대학 조경설계 교육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대학 설계교육의 지향성을 제시하는 대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댓글(0)
최근순
추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