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에 앞서...
3년 전 토론토에서의 첫 출근길은 긴장과 걱정의 연속이었던 생각이 난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레임이나 기대 보다는, 의사소통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크게 다를 것 같던 업무진행 방식에 대한 막연함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이미 해외에서 실무에 종사하던 선후배들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들과 과거 유학생활의 경험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에 많은 준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얼마간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의 시작이 그저 무난했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았을까.
마침 한국과 이곳에서의 실무경험이 시간적으로 비슷해질 무렵에, "환경과 조경"의 지면을 빌려 국내 조경업체와 해외 조경업체를 감히 비교(?)할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도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고 정리할 기회를 갖는다는데 그 의미가 있고, 나아가서는 앞으로 해외로의 진출을 생각하는 이들이나, 또 국내에서 실무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지 이 글의 내용이 객관적인 통계를 근거로 한 것 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개인적인 경험이나 주변에서 접한 내용을 토대로 했고, 비교의 대상과 범위도 주관적임을 이해 바란다.
다양한 종류의 조경설계업체들을 단순히 일반화시켜 비교하기란 쉽지 않으며, 또한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일 예로 북미나 유럽 혹은 제3세계의 조경설계업체들을 하나로 묶어서 국내업체와 비교하기엔 그들간에도 사회적,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업무추진 방식이나 근무여건의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정보 수집이 용이한 북미(北美)소재 조경설계업체를 비교 대상으로 정하고, 유럽이나 그 외 제3세계의 업체들은 논외로 한다.
지역적인 범위 이외에, 국내외를 막론한 다른 고려사항은 조경설계업체의 규모나 그와 관련된 구성체계다. 50명이 일하는 사무실과 5명이 일하는 사무실은 그 운영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순 비교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조경설계업체를 크게 조경설계회사 (Landscape Architecture Firm) 와 조경설계사무실 (Landscape Architecture office) 로 구분해 본다면, 전자는 직원수 3,40 명이 넘는 상대적으로 기업화된 형태며, 후자는 10에서 20명 안밖의 일명 스튜디오식으로 운영되는 중, 소규모의 사무실을 말한다. 두 형태간에도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겠지만, 전자는 일반적으로 그 구성이 체계적이고, 표준화되어 있으며, 효율적이라 할 수 있겠고, 반면에 후자는 상대적으로 체계화, 표준화의 정도가 떨어지는 대신 소수에 의해 운영되기에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운영에 있어 융통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소규모의 설계사무실 (office) 은 주로 집단운영체제인 조경설계회사(firm) 에 비해 일인체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서, 오너의 리더쉽이나 색깔에 따라 그 운영방식이 각양각색이므로 이를 일반화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나, 여기서는 수적인 측면에서 좀더 보편적인 형태이며, 필자가 현재 일하고 있는 사무실이나 이전 고국에서 근무했던 사무실들도 직원 20명 내외의 비슷한 성격이었기에 조경설계사무실(office)로 그 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
전 재 현 Jay Cheon·HWNDL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