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는 지난 1999년부터 올 2001년까지 3개년에 걸쳐, 시민들이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 및 휴식공간을 조성하고자, 이기조 선생 묘역(경기도 기념물 121호)과 양지공원 주변의 사면에 철쭉동산을 꾸몄다. 경관녹지로 지정은 되어 있으나, 전혀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버려진 땅이었던 유휴지를 새롭게 단장,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고자 한 것이다.
급경사에 벌개미취와 참나리를, 위 아래쪽의 완만한 경사에는 철쭉류를 밀식해 놓은 군포시 철쭉동산
완만한 경사지에는 5만여본에 달하는 철쭉류를 식재한 후, 밀식되어 있는 철쭉 사이를 거닐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통나무를 활용한 산책로를 조성했으며, 철쭉 동산 상단에는 왕벚나무 350본을 식재, 기존 산책로와의 연계를 꾀하기도 했다.
문제는 급경사 비탈면의 처리였는데, 담당자인 정등조 녹지팀장(공원녹지과)은 주변 철쭉동산의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조금은 단조로울 수 있는 철쭉류 일색인 경관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던 끝에, 신용모 기획실장(한택식물원)의 자문을 받아, 벌개미취와 참나리 3만본을 식재하게 되었다고 한다. 봄철 화사한 경관을 연출하는 철쭉류의 꽃이 지고 푸른 잎이 이곳을 뒤덮을 때쯤, 여름에 꽃을 피우는 참나리와 벌개미취가 꽃을 피우게 되면 한결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특히, 벌개미취는 근경이 옆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비탈면에 식재할 경우 흙이 떠밀려 내려가지 않아 법면 보호효과가 탁월하고, 다층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참나리와 같이 식재하게 되면 경관미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비탈면에 아주 적합한 수종이라고 하는데, 신용모 기획실장은 벌개미취 자생군락지의 생태적 특성을 참고하여, 이곳 비탈면에 적용해 보았다고 한다. 한편, 정등조 팀장은 작년과 올해 여름에 유난히 집중호우가 많았음에도 비탈면의 상태가 아주 양호하다며 경관미 향상 뿐만 아니라 법면 보호효과에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는데, 앞으로는 늦가을에도 볼만한 수종을 식재해, 봄부터 가을까지 좋은 경관을 시민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군포의 랜드마크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가꿔나갈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공사는 작년에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다년생 식물이다보니 작년에는 그다지 좋은 경관을 보이지 못했지만, 올해들어 법면 가득 꽃이 만개해 오가는 시민들은 물론 인근 양지공원과 주변 산책로를 찾는 인근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기준 Nam, Kee Jun·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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