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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공간의 편의시설 ; 편의시설의 의미와 중요성
  • 환경과조경 2001년 4월

장애인이 만나는 두 가지 장벽(Barrier)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고, 자유롭게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즉, 인식의 장벽과 물리적인 장벽이 제거되어야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식의 장벽이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차별 등을 의미한다. 장애인은 무능력하다, 장애인은 성격이 이상하다, 장애인은 불행하다, 장애는 죄의 결과다 등과 같은 편견과 오해들은 결국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차별은 학교나 직장에서 장애인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직접적인 차별과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과 같은 간접적인 차별로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직접적인 차별과 간접적인 차별을 많든 적든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로 인해 장애인은 더욱 더 장애를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또 하나의 장벽은 물리적인 장벽이다. 실제로 장애인이 사회활동을 하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장애인에게 맞추어진 환경의 개선이 없다면, 장애인은 집밖으로 나올 수조차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물리적인 장벽을 제거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장벽이 제거 될 때, 비로소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그리고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을 하고 접근을 하며,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편의시설 디자인(설계)의 경향

편의시설에 대한 디자인과 설계는 무장애 디자인(Barrier Free Design)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일반적인 설계나 디자인이 장애인에게 장애(Barrier)를 준다는 전제아래 장애인이 장애를 느끼지 않는 공간(Barrier Free Zone)을 설계할 필요성에서 만들어졌다. 일반적인 접근로가 너무 좁거나 비탈지거나 혹은 노면이 불규칙할 경우 장애인이 접근하기 쉬운 접근로의 폭, 기울기, 경계 등에 대하여 설계 기준과 디자인 기준을 정하게 된 것이다.
이 무장애 디자인이 활성화되면서, 장애인의 이동과 접근은 이전보다 발전했으며, 편의시설을 설치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디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무장애 디자인은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자인과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무장애 디자인으로 분리해서 디자인한다는 지적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서 건축물 주출입구에 계단을 만들고, 그 옆에 무장애 디자인을 통해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디자인에서조차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는 것이며, 결국 디자인의 분리는 생활의 분리로 이어지게 되며, 이것은 장애인에게 또 다른 차별로 다가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무장애 디자인이 장애인에게 필요한, 그리고 장애인의 필요에 맞춘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계성을 지적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장애 디자인은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디자인하는 대표적인 디자인으로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환경을 디자인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 이 무장애 디자인을 도입하여 사회 전반에 걸쳐 이 기준에 따라 편의시설을 갖추고 환경을 개선해 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 개선의 움직임은 곧 일본 사회 전역에 걸쳐서 무장애 운동(Barrier Free 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일본의 무장애 운동은 마을 단위 혹은 도시 단위로 자체적으로 장애인이 장애를 느끼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운동으로서,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운동인 "마을 만들기" 운동과 함께 결합하여 발전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무장애 운동은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철저한 지역운동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서구에서 발달하고 있는 사회 전반에 걸친 환경의 개선이라는 측면과는 다른 측면을 지니고 있다.
우리 나라는 90년대에 들어서 무장애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현재 서울특별시도 편의시설 확충계획의 일환으로 서울시 무장애 공간(Barrier Free Zone)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 무장애 디자인이 보편화되지는 못했지만, 점차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싹트기 시작한 보편적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에 있어서 또 하나의 획을 긋는 디자인으로 자리잡게 된다. 보편적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Good Design), 혹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또는 "평생을 위한 디자인"(Lifespan Design)이라고도 불리며, 보편적 디자인 센터의 소장인 로날드 메이스(Ronald Mace)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보편적 디자인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디자인,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와 노인을 구분하지 않는 디자인이다. 즉, 장애,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하기 편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보편적 디자인의 관점에서 볼 때, 무장애 디자인을 필요하지가 않다. 따로 무장애 디자인을 하지 않고, 처음부터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장애 디자인이 계단 등으로 이루어진 출입구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경사로가 설치된 출입구를 각각 설치한다면, 보편적 디자인은 계단도, 경사로도 없는 평면으로 된 단 하나의 출입구를 디자인한다. 우리 나라에는 90년대 후반에 보편적 디자인이 소개되면서, 차츰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보편적 디자인 세계대회도 개최된 바 있다.


배융호 연구실장
장애인 편의시설촉진 시민연대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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