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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강변의 역사적 흔적을 따라
  • 환경과조경 2000년 12월

 4대 문명의 발상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인류의 모듬살이는 항상 강과 함께 하여 왔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이룩하였던 영국의 수도 런던(London)을 감싸 흐르는 템스(Thames)강도 예외는 아니었다. 템스강변에 산재해 있는 역사의 흔적을 따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난다.
 유유히 흐르는 템스강변을 따른 역사의 흔적은 민권의 상징이자 의회 민주주의의 산실인 ‘국회의사당(House of Parliament)’에서 시작된다. 텔레비전 뉴스 방영 시 런던특파원의 배경화면으로 너무나도 눈에 익은 국회의사당은 1834년 화재로 소실된‘웨스트민스터(Westminster)궁’을 개축한 것이다. 당시 화재로 소실되지 않은 일부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1840년에서 1860년에 걸쳐 공사가 이루어졌다. 부속된 11개의 내정(內庭)을 포함하여 면적이 대략 32,000m2에 이르는 장엄한 신 고딕(Neo Gothic)양식으로, 강변에서 바라보면 그 길이가 무려 260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교’쪽의 북쪽으로 높이 대략 100m에 이르는 시계탑이 그 유명한 ‘빅벤(Big Ben)’인데, 빅벤이라는 이름은 시계탑의 공사를 책임졌던 ‘벤자민(Benjamin)’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1858년에 완공된 빅벤은 BBC방송의 시보로도 사용될 만큼 정확도를 지니고 있으며, 13.5톤의 무게에 어울리는 깊고 장중한 종소리를 유유히 흐르는 템스강의 물길과 함께 사방으로 흘리고 있다.
 빅벤의 대칭적 위치로 남쪽에 있는 사면체 형상의 탑은 ‘빅토리아 타워(Victoria Tower)’이다. 국회의사당을 뒤로 한 채 하늘로 우뚝 솟은 원주(圓柱)가 시야에 들어오면, 이곳이 런던을 대표하는 광장인 ‘트라팔가광장(TrafalgarSquare)’이다. 런던 타워에서 가장 오래된 ‘화이트 타워’라는 명칭은 “에드워드 3세의 명령에 따라 1241년 외벽을 흰색으로 도색했다”는 데에서 유래된 것이다. 화이트 타워의 바깥은 한때 처형장으로 사용되었는데, 6명의 아내와 결혼하여 그 중에서 2명을 사형에 처했던 헨리 8세를 비롯 한 숱한 역사의 뒷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 비운의 둘째 왕비 볼레인(Boleyn)과 다섯째 왕비 호와드(Howard)를 비롯한 수많은 죄인들이 처참하게 목이 잘렸던 처형장은 암울하고도 처절했던 비극의 체취를 그대로 풍기고 있다. 수많은 피의 사건들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까? 암울하고도 처절한 역사의 현장이었던 처형장에는 까마귀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데,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는 글귀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까마귀는 우리에게 대부분 좋은 느낌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는 동물이다. 허나 런던 타워에서 비록 죄인의 몸으로 처형을 당했지만 근본은 고귀한 왕족이었던 만큼, 그 시신을 먹고 자란 까마귀는 우리와는 달리 고귀한 동물인 것으로 영국에서는 간주되고 있다.
 런던 타워를 지나 19세기 후반 빅토리아(Victoria)여왕이 이룩했던대영제국의 영광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타워교(Tower Bridge)’에 이르면, 역사의 흔적을 좇아 템스강변을 따른 기행은 그 끝을 맺는다.


※ 키워드 : 템스강변, 영국, 화이트타워
※ 페이지 : p116~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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