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남쪽에는 용화산이라는 해발 6백미터쯤 되는 수려한 산이 있다. 그 산의 동남쪽 밑허리께에 효봉스님이 오래 주지로 있다가 입적한 ‘미래사’라는 아담한 절이 한 채 있다. 그 쯤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는 가히 절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나는 스칸디나비아쪽의 바다와 그리스의 에게해(미녀 비너스를 탄생시켰다는)와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세또나이까이를 두루 보았지만 어느 한군데도 이에 미치지 못했다. 점점이 떠있는 작고 큰 섬들과 그들을 둘러싼 바다의 물빛과 아득히 활처럼 휜 수평선의 곡선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통영에서 좋은 예술가가 많이 나온 것이 어찌 우연이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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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경남 통영, 시인, 김춘수, 용화산, 미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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