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4년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이래 6백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러분야에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변화와 발전이란 항상 전통이라는 개념과 대치되면서 서로 상충되기도 하고 때로는 융합되기도 하면서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러한 변신의 과정속에서도 가급적 원형그대로 보존해야 할 많은 요소들이 있다.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담겨있는 문화 유적들이 그 중 하나인데 본고에서는 특히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조경분야와 관련된 여러 문화유적 및 시설물들을 되새겨 보고 현재 조경에 응용, 접목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단유(壇遺)
단(壇)은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평지보다 높게 흙이나 돌로 쌓은 재단으로 서울에는 사직단, 원구단, 선농단, 장충단, 한강 저자도의 기우단 등 여러 제단이 있었다.
-성곽, 성문
서울성곽은 이태조가 1394년 천도한 후 축성한 성곽으로 북한산, 인왕산, 남산, 낙산의 내사산을 연결하여 총연장 17km에 달하는 성벽을 쌓았다. 성곽에는 4대문(동-흥인지문, 서-돈의문, 남-숭례문, 북-숙청문)과 4소문(동북-홍화문, 동남-광화문, 서북-창의문, 서남-소덕문)을 두었다.
-조경유적지
서울의 조경유적은 궁원과 별장원, 민간정원으로 대별되는데 별장원과 민강정원은 거의 다 사라져 버렸고 궁원의 일부만이 남아있다. 남아있는 주요 궁원으로는 경복궁의 경회루 지역과 아미산 지역, 향원정 지역이 있으며 창덕궁 후원에는 부용정 지역, 반원지 지역, 옥류천 지역이 있으며 창덕궁 동남쪽에 낙선제 후원이 있다. 별서정원으로 대원군이 별장으로쓰던 자하문 밖에 석파정이 일부 남아있고 종로구 삼청동에 있던 옥호정(玉壺亭)정원이 이 그림으로만 전해 내려오고있다.
-조경 시설물
조경에는 주위의 산새나 나무, 꽃, 풀 등 식물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시설물들이 이용된다. 우리나라에는 후원양식의 화계정원이 특히 발달하였는데 여기에는 화계, 연가, 화문담, 석지, 석분 등 시설물이 배치되기도 한다.
-정자(亭子)
우리나라의 정자는 보통 벽이 없이 기둥만 세우는 것을 정(亭)이라하고 하고, 벽을 세우면 당(當)이라고 불렀으며 이 외에도 사(謝), 헌(軒), 대(臺), 루(樓), 제등 유사한 여러 종류의 건물이 있는데, 평면형태도 원형, 정방형, 장방형, 육각형, 팔각형, 십자형 부채꼴 모양 등의 여러 형태가 있다.
-다리
고지도와 문헌에 의하면 서울에는 주로 청계천과 그 지류하천을 중심으로 80여개의 다리가 있었는데 조선조 초기에는 나무다리로 만들었었으나 우기에 떠내려가는등 피해가 커짐에 따라 후기에 와서는 대부분 돌다리로 바꾸었다. 궁궐내에 설치된 다리는 기능보다는 상징성과 조형미에 치중하며 아름답게 장식된 것이 특징이다.
-능, 묘, 고분시설
서울은 왕릉의 도시라고 할 만큼 많은 왕릉과 고분등 무덤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한강 이남에는 송파구에 방이동 고분, 석촌동 고분군이 남아있고 조선시대 묘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왕릉의 대부분이 서울에 남아 있다. 보통 일반 서민들의 묘지는 봉분앞에 비석만 세우는 등 소박하게 처리하지만 신분과 계급이 높을수록 상서, 망주석, 장명등 동자석 등 시설물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망각되었던 과학기술 문화재
우리의 무관심속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었던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 시설물들인 일성정시의,측우기, 앙부일구, 자격루, 수표, 혼천시계, 관상감 관천대 등이 최근 각계의 관심속에 문화재 지정 및 복원작업이 이루어 지는 등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불교시설물
불교 사찰에는 가람배치에 따라 대웅전, 극락전 등 주요 건축물 외에도 탑파, 석등, 범종, 당간지주, 일주문 등이 있는데 서울에는 곳곳에 이런 시설물들이 남아 있다.
-기타시설물
광화문 앞의 해태상은 화재를 예방하고자 풍수도참설에 의거하여 물짐승을 세웠다는 풍설이 있으나 그것은 풍문에 불과한 것이다. 해태는 깊은 산 속에 사는 성스러운 짐승으로 성질이 곧고, 옳고 그름을 판단한 짐승으로 구덕(九德)까지 갖추고 있다고 해서 고대 초(楚)나라에서는 해태를 사법(司法)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 키워드 : 단유, 성곽, 성문, 조경유적지, 조경 시설물, 정자, 다리, 능, 묘, 고분시설, 과학기술 문화재, 불교시설물, 기타 시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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