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조경 설계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예술적으로 파악하여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표현하는 창조적 행위다. 설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상적인 풍경이나 공간을 보고 그 공간을 잘 느끼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많이 보고 느끼고 상상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공간을 만들 때 그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면 죽은 공간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조경 설계는 과학과 예술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수학처럼 객관적인 수식에 의해서 설계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설계의 의사 결정 단계에서는 다양한 판단 기준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계획 단계에서는 사회적 배경, 경제적·환경적 제약 조건, 토지 고유의 가치 등을 파악하여 객관성과 논리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설계 단계는 창조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 가치관 등 개인적인 능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조경설계는 환경 인지 능력 및 사적인 감성을 높이고, 토지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를 발견하여 극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설계를 가르칠 때 공간에 대한 개념, 표현력, 편집 능력 등을 요구한다. 한편 조경 설계는 토목, 도시, 건축, 산림, 예술 등 관련 분야와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인간 주변의 모든 환경이 대상이 되므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해 지식의 영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토목, 도시, 건축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협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조경가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꽃. 나무, 새, 동물 등)을 다루는 기술, 즉 ‘자연과의 접점’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