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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을 잃은, 그대에게’ 최우수작 선정
제7회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공모대전
  • 김정은
  • 환경과조경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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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덤불로 인해 가려져 보이지 않던 지형인 함몰지를 다시 드러냈다.

 

지난 10월 1일 산림청(청장 신원섭)은 ‘제7회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공모대전’ 수상작 11편을 선정ㆍ발표했다. 도시숲 설계공모는 ‘주변과 조화되고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 생태적 역할을 수행하는 도시숲 표현’을 주제로, 산림·조경·건축·도시계획·디자인 등 관련 대학(원)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설계 대상지는 산림청에서 선정한 도시숲 설계 대상지 중 선택해 정할 수 있다.

올해 최우수작은 김수정·신혜인(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과 윤다운(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이 함께 출품한 ‘곶자왈을 잃은, 그대에게’로 정부 포상과 함께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된다. 최우수작은 쓰레기 매립 등으로 훼손된 곶자왈 지대를 주변 식생의 단계별 천이를 통해 복원한 작품으로, 국민 건강 증진 등 ‘도시 숲과 건강’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수작은 충남대학교 건축학과의 ‘이.끌림’, 가천대학교 조경학과의 ‘송우리에 숲을 태그하다’가 수상했으며 그 외 장려상 3점, 입선 5점이 각각 선정됐다. 이용석 과장(산림청 도시숲경관과)은 “기존 공원과는 차별화된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도시숲 조성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며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이 도시숲과 산림 정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곶자왈을 잃은, 그대에게 최우수작의 대상지는 용암이 만든 제주도의 대표적 자연 경관인 곶자왈 지대다. 곶자왈이란, 곶(숲)과 자왈(암석과 자갈)이 합쳐진 암석과 가시덤불이 뒤엉킨 숲을 말한다. 

이곳은 과거 제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였으며 제주의 허파,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린다. 또한 높은 지하수 함량과 보온·보습 효과로 남방 한계 식물과 북방 한계 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조명되기 전에는 골프장이나 리조트 건설 등으로 파괴되는 일이 많았다.

이번 대상지 역시 쓰레기 매립, 초지를 위한 불 놓기 사업, 인위적인 해송 식재 등 사람의 손길로 인해 건강하지 못한 채로 남겨져 있다.

수상작은 곶자왈을 제주민들에게 다시 돌려주되, 지금의 곶자왈과는 다른 곶자왈을 제안한다. 기존의 곶자왈이 대부분 극상림 단계에 있다면, 수상작이 제안하는 곶자왈은 극상림으로 변화해 가는 천이 과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헥타르 안에서 곶자왈을 체험하고, 제주의 다른 파괴된 곶자왈 복원을 위한 시험림의 성격도 부여한다.

훼손된 식생 본래의 건강을 되찾아 주기 위해 첫째, 사람의 간섭에 의해 교란된 식생을 제거한다. 다음은 같은 해발의 선흘곶자왈 식생을 목표종으로 도입하고, 자연 스스로 천이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기반을 다져줌으로써 사람들은 공간별로 각기 다른 천이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또한 대상지 현황에 따라 3가지 종류의 곶자왈 공간을 만든다. 먼저 자갈과 암석이 드러나 요철 지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는 암석원을 계획했다. 이곳은 천이의 초기 형태를 띠는 곳으로서 보호 공간이기도 하며, 데크 길을 이용해 천이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다져진 지반에 우수가 집수될 수 있도록 계획한 아아aa 못이 있다. 이곳도 암석원과 같은 용도의 데크 길이 사용되며 비보호시에는 억새 속을 걷는 동선으로도 사용된다. 그리고 덤불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지형인 함몰지가 드러나도록 했다. 햇빛에 노출되어 융기된 곳에는 건조에 강한 식물이, 습도가 높은 아랫부분은 이끼류들이 살아 곶자왈의 다양한 생물종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대상지에는 기존의 근린공원과 연결되는 순환형 동선을 계획했으며, 보조 입구와 연결되는 보조 동선, 학술용으로 사용되는 세부 동선이 있다. 이렇게 열리고 닫히는 공간을 통해 오름 등 다양한 경관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이 길은 1.5~2.5m의 좁은 폭으로 만들어져 천이를 통해 자연이 만들어내는 식생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천이 중인 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구름다리, 팻말, 데크 길은 곶자왈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곶자왈을 잃은, 그대에게’는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속에서 힐링하며 곶자왈이 뿜어내는 가치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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