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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 타이페이의 도시재생
남루한 풍경으로부터 부활되는 도시 문화
  • 환경과조경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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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축가 왕슈(Wang Shu)의 옥상 설치 작업, ‘Illegal Architecture’, UbanCore, 2010.

 

20세기 초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두 나라, 대만과 한국, 그리고 두 나라의 수도 타이페이와 서울은 일본에 의해 강압적으로 근대화를 맞이했다. 일제의 통치 하에서 서구의 건축 양식을 받아들인 두 도시의 근대 풍경은 흡사한 부분이 많다. 오늘날 서울과 타이페이의 도시 풍경은 얼핏 보기엔 비슷해 보이나, 건물의 입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두 도시에 담긴 시간의 격차가크게 다가올 것이다. 스펙터클한 고층 건물이 화려하게 거리를 장악한 서울에 비해, 타이페이에서는 근대기에 지어진 건물뿐만 아니라 낡은 건물을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대해 변명하자면 우리에게는 한국전쟁이라는 폐허의 시간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 개발에 대한 욕망으로 노후한 건물들을 쉼 없이 철거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근대란 도시속의 삭제된 페이지마냥 드문 흔적으로 자리한다. 반면 타이페이에는 남루한 옛 건물들이 길거리 곳곳에 남아 두 도시 사이의 차이를 더욱 극명히 드러낸다. 우리에게 철거 대상인 건물들이 타이페이에서는 골조가 낡은 채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로, 빈 채로, 때로는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가설 지지대만으로 유지된다. 방치게는 한국전쟁이라는 폐허의 시간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 개발에 대한 욕망으로 노후한 건물들을 쉼 없이 철거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근대란 도시속의 삭제된 페이지마냥 드문 흔적으로 자리한다. 반면 타이페이에는 남루한 옛 건물들이 길거리 곳곳에 남아 두 도시 사이의 차이를 더욱 극명히 드러낸다. 우리에게 철거 대상인 건물들이 타이페이에서는 골조가 낡은 채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로, 빈 채로, 때로는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가설 지지대만으로 유지된다. 방치된 옛 건물들은 현대와 근대 사이의 풍경을 오버랩하며 타이페이만의 독특한 도시 풍경을 구성한다. 그 배경에는 타이페이를 도시문화적으로 재생시키고자 하는 정부 기관, 재단, 대안 공간, 소규모 예술가 그룹, 액티비스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있다.

 

 

심소미는 독립 큐레이터이며 미술과 건축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신지도제작자’(송원아트센터, 2015), ‘모바일홈 프로젝트’(송원아트센터, 2014), ‘Hidden Dimension’(갤러리 스케이프, 2013) 등 다수의 전시를 기획했다. 갤러리 스케이프 책임큐레이터, 갤러리킹 공동디렉터,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2015년 동북아시아 도시 리서치(예술경영지원센터 후원)를 진행했으며, 2016년 난지창작스튜디오 연구자 레지던시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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