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은 가꾸는 공간이다.” 처음부터 정원을 잘 조성해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의해서, 자연에 의해서, 주변 환경에 의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가꾸어 지는 것” 또한 정원의 숙명이 아닐까. 요즘 아파트 단지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가정원 조성이 붐이다. 특히 대우 푸르지오는 단지마다 수준 높은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콤페’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정원의 유지·관리를 위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까지 관심을 확대 해가고 있다. 아직은 시도 단계이지만 정원을 중심으로 주민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성공한 현장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푸르지오에 작가정원을 조성하고 주민 참여 프로젝트의 좋은 사례를 만들고 있는 김승민 대표(유안 C&D)를 만나 작가정원 두 곳을 방문했다.
구리갈매 푸르지오 “이야기 꽃이 피어나는 도란도란 가든”
구리갈매 푸르지오의 작가정원 공모 명칭은 “플라워 가든”으로, 약 650㎡ 규모의 크지 않은 면적에 공공 주택 단지의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독창적인 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김승민 대표는 “외국식 정원을 따라 하지 않은 한국식 정원”에 대해 평소 고민을 많이 해 왔다. 현대 도시의 아파트는 주변의 자연을 그대로 차경하는 방식의 한국 전통 정원을 고집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장소이고 인위적 조성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 정원의 가치를 접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정원은 다른 단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력적인 차경 요소를 가지고 있다. 대상지를 기준으로 남쪽은 건축물에 가려져 있으나 동쪽으로는 멀리 산등성이와 소나무가 보이는 트인 경관이 있다. 게다가 동쪽은 해와 달이 뜨는 곳이다. 따라서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는 키 큰 나무를 과감히 들어내, 멀리 보이는 소나무를 차경 요소로 활용했다. 다행히 대우건설도 나무를 제거하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정원의 중심에 데크와 의자를 놓아 쉼터를 조성했고, 그 결과 아침 해와 저녁 달을 맞이하는 멋스러운 공간이 탄생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3호(2018년 7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