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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는 선택적 지인들의 모임이고, 각 개인에게는 상호 수요를 바탕으로 한 호혜적 연합이며, 그룹 전체는 구성원 각자가 지향하는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공통 브랜드로 구축되었다. 따라서 물리적 나이보다는 서로의 가치관과 생활 습관의 유사함을 더 중요시하며, 완결성 높은 독립적 개인보다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그래서 재능의 교류와 보완이 필요한 사람들이 더 어울리는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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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보완 가능한 다양한 탤런트의 조합-강한솔(어바니즘과 조경) + 김태경(현대적 가드닝) + 나성진(컴퓨테이셔널 디자인) + 오승환(건축 설계와 시공)-이 새로운 스타 건축가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지금 시대에 더 어울리는 대응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대부분의 디자인 소스는 공개됐고 정보의 접근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으며, 교육 기회와 문화의 불균등에 기인한 지역성(locality)도 그 의미가 약해졌다. 우리 세대도 경험했다. OMA와 JCFO 같은 회사가 새로운 이념과 디자인 스타일을 경쟁적으로 내보이던 그 재미있던 시대를. 하지만 (아마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느끼고 있다. 세계대전과 전후 진보의 시대를 이미 두 번이나 겪었고, 냉전과 이념의 시대도 희미해졌으며, 포스트모던에 대한 문화적 기대감도 소원해졌다. 심각한 건축 담론보다 비아르케 잉엘스(Bjarke Ingels)의 인스타그램(Instagram)이 더 즐겨 소비되는 시대다.
소재는 고갈됐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이 복잡한 도시에 대응 가능한 ‘완결성’을 한 명의 개인이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생각하게 돼 버렸다. 그보다는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의 능력을 높이는 것이, 1990년대식 보물찾기보다는 전문가의 협업을 통한 디자인의 진보를 기대하는 것이, 우리 시대를 직시하는 나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자각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우선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 그룹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를 제외한 다른 구성원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방식과 관계로 함께 상생(相生)하고 상승(上昇)할 수 있는지. 어려운 인과론적 고민이 잇달았다....(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