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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던 조경가 세 명이 모이게 된 건 우연이었다. 김대희와 백종현은 하버드 GSD에서 함께 공부했지만, 졸업 이후 활동하는 나라가 달라지면서 연락이 뜸해졌다. 최재혁 역시 백종현과 선후배 사이지만 주 무대가 달랐기에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2016년 겨울 동문 모임에서 김대희와 백종현이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날 둘은 조경, 건축 등 공간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그룹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눴고, 2017년 봄 이번에는 백종현이 한강예술공원에 한강예술쉼터를 조성하고 있던 최재혁과 마주했다. 때마침 최재혁과 김대희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그룹에 대한 가벼운 대화는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이후 셋은 더 길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2017년 여름 각자의 일을 존중하며 때로는 함께 자연을 만들어가는 그룹 ‘자연감각’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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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조경가가 함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걸어온 길이 다르기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기질과 성향이 다르기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새로움을 모색할 수 있었다. 서로 ‘존중’하는 서로 ‘다름’을 하나의 선택과 실천으로 모으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그때 발생하는 많은 자극과 경험이 차곡차곡 축적되어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다양한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여는 동력이 되어, 조경을 전공했지만 관심사가 각기 다른 사람이 자연감각에 모이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조경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협업했고, 기존 조경의 범위를 확장해 공간 기획 및 운영, 인테리어 및 플랜테리어, 제품 및 서비스 기획 등의 영역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각자의 일은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이전과 다른 점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하며, 따로 또 같이 일한다는 점이다. 익숙함과 신선함이 교차하고, 때로는 하나의 회사이며, 때로는 유연하고 모호한 그룹이라 지루하지 않다. 재미가 있다. 자연감각은 여전히 서로 다름에 귀 기울이며, 동시에 합리적이고 세심하며, 감각적인 자연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그룹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