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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식목일, 학생점자도서관에서 다 같이 호미를 들고 있다.)
최영준(이하 최) 그러고 보니 이 동네였죠? 3년 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AP의 대상지를 보고 걸어서 국숫집에 들어갔던 게.
김지환(이하 김) 그러네요. 오늘처럼 비가 오려는 날씨였는데.
안기수(이하 안) 카톡 전화만 엄청나게 하다가 처음 만났었지.
최 도면 놓고 어떻게 지으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했지만, 우리의 조경 토크가 국수 면발만큼이나 길게 길게 이어졌죠.
김 사실 우리가 참 다른 사람들인데 말이나 톡이 끊이지가 않았어요.
안 다르니까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었겠지. 내가 시공이야기하면 너희 둘이 재미있었을 거고, 지환이가 하는 정원 설계는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고, 지환이는 영준이가 미국 일, 중국 일 하는 게 재밌었을 거고.
최 그러게요. 우리가 비교적 좁은 조경 테두리 안에서 서로 큰 교차 없이 지내오다가 ‘지붕감각’(2015 YAP,『 환경과조경』 2015년 8월호, pp.142~143 참조)을 접점으로 삼아 여기까지 왔네요.
김 제가 몸담았던 회사의 시공을 안 팀장님이 계속 맡아주셨고, 영준 형과는 나름대로 국제적인 합사를 했었는데, 결국 ‘지붕감각’ 덕에 여기까지!
안 SoA(2015 YAP 당선팀)의 이치훈 소장님과 스튜디오 엘의 이대영 소장님은 명예 멤버쯤 되는 거네.
최 하하, 그렇습니다. 근데 이제 남은 맥문동은 어디에 더 심을까요?
김 기수 형이 더 던져주시죠.
안 그래, 조오기가 좀 비어 있네. 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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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의 주인공인 섬분꽃나무를 심으려 한다.)
김 안 형이 무릎이 좋지 않으니 제가 일단 돌을 옮기고 분을 빼볼게요. 이 정도는 형에게 많이 배워서 이제 후딱 합니다.
최 솜씨가 프로네요.
김 사실 사무실에만 앉아 있었다면 이런 거 전혀 몰랐을 거예요. 안 팀장님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웠죠.
최 맞아요. 우리는 각자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려왔죠.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궤적, 서로의 매력과 마력의 힘!
김 맞아요. 특히 안 팀장님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유명할 정도로 멘토 역할을 잘해주셔서, 설계할 때 시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셨죠.
최 안 팀장님의 전문 지식과 친절한 해설이 우리의 목마름에 얼마나 큰 해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안 내가 촉매제가 되었다면 기쁘지. 그런데 너희 둘도 다른 환경에서 다른 전문 지식, 내공을 쌓아 와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최 소장은 한국 일 할 때 김 소장에게 한국의 실정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김 소장도 설계에 대해 의논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긴 것 같아 좋아 보여.
최 정말 저는 김 소장님 없이는 한국에서 아무 일도 못했을 거예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제반 지식뿐만 아니라 냉철한 판단을 듣고 의논하며 좋은 조경 시스템을 많이 구상할 수 있게 되어서 더 좋아요.
김 제가 조경의 문화를 바꾸고자 만든 조경작업장 라디오LADIO의 비전이 거기에 있습니다.
안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좋은 선례가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겠지.
최 믿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30도만 틀어볼까요?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