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관장 김성연)이 6월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천연기념물 제179호)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은 자연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며, 생태와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미술관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그러나 건립 초기부터 미술관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미술관 측은 건물 외형을 보완하기 위해 식물학자 겸 아티스트인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을 초청해 미술관 외벽에 수직정원(Vertical Garden) 설치를 계획한다. 패트릭 블랑은 지난 4월 14일 미술관을 방문해 수직정원의 시공 상황을 확인하고,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동아대학교 학생들과의 식재 행사를 마치고 학생들의 기념 촬영과 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하느라 인터뷰 시작이 예정보다 지체되었지만, 시종일관 열정적인 제스처와 함께 답변을 이어갔던 패트릭 블랑과의 대화를 옮긴다.
Q 2013년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최이규ㆍ박명권,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 만한 조경가 12인’, 『환경과조경』 2013년 9월호, pp.100~111).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 한국에 몇 번째 방문한 것인가?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이하 B) 예전에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과 함께 서울에서 개인주택(2003년) 작업을 했다. 그때 북한산에서 많은 식물을 볼 수 있었고, 10여 년쯤 전에는 제주도를 탐사했다. 제주는 섬 지역이라 서울과 매우 다른 느낌이었다. 부산은 작년 10월 처음 방문했는데, 서울이나 제주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Q 부산의 첫인상은 어땠나?
B 부산은 규모가 아주 큰 도시는 아니지만 그 다양성에 놀랐다. 많은 해산물을 보았고, 특히 시장에서 해산물을 사서 위의 식당에 올라가서 먹는 굉장한 경험을 했다. 해변의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도시에 활기가 넘친다. 도시 전체적으로 현대식 건물이 많기는 하지만 경사지가 많고 곳곳에 전통적인 부분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다양하다는 느낌을 준다. 지금 머물고 있는 코모도호텔도 전통적인 분위기의 호텔이다. 그렇게 다른 건축 양식이 공존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