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가장 처음 나타난 것과 가장 오래된 것, 즉 ‘최초’와 ‘최고最古’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은 가장 좋은 지위를 차지하고 언제나 해당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것 중 하나로 언급된다. 현대 공원의 역사에서 이와 같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공원으로 뉴욕의 센트럴 파크가 있다. 1876년 공식 개장한 센트럴 파크는 현대 공원사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런던의 하이드 파크Hyde Park와 함께 근현대 도시 공원의 전형적인 표본이자 모델처럼 생각된다거나, 센트럴 파크를 설계한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가 ‘조경가landscape architect’라는 직업을 자신의 전문 직업으로 처음 소개한 사람이자 조경의 아버지로 여겨진다는 점, 뉴욕이라는 세계적인 도시의 핵심적인 상징이자 랜드마크라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센트럴 파크의 여러 타이틀은 지금도 상당히 유효하다. 센트럴 파크 개장 이후 약 1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뉴욕의 센트럴 파크 같은 공원을 만들겠다”는 말은 여전히 시민에게 영향력 있는 문구다. 이는 ‘도시는 악이고, 자연(공원)은 선’이던 시대에 도시 문제의 해 법으로 등장했던 센트럴 파크가 오늘날에도 도시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처럼 현대 공원의 모델이자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원이라는 센트럴 파크의 타이틀은 아직도 견고하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센트럴 파크가 현대 도시 공원의 모습과 특성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모델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도시 공원의 모델이 되어야 하는가와 같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센트럴 파크 이후 얼마나 다양한 도시 공원이 있었던가. 공원이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고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센트럴 파크 ‘같은’ 공원이 이상적인 도시 공원의 모델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일까? ...(중략)...
* 환경과조경 356호(2017년 12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