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곧 한라산이다. 우선 느낄 수 있는 것은 도와 시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제주에서의 삶의 영역은 어디에 살던지 간에 섬 전체에 걸쳐 있다. 그러한 사실은 모종린 교수의 지적처럼 제주를 우리나라의 유일한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만든다. 일과 휴식이 지근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경관과 자연은 생활의 일부이자 제주인의 굳건한 토대, 정체성을 형성한다.
그 결과 제주도에는 개발 자본뿐만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창조 계층이 몰려들고 있다. 다수의 연예인도 그중 일부다. 욕구의 변화는 지금까지의 소극적 행복 추구를 거부한다. 육지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삶에 대한 적극적 개척이 이루어 낸 제주 문화는 대한민국의 진보적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으며,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도시적 이노베이션을 제시한다.
한편으로는 급격한 도시화에 대한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도로 공사, 신축 건물,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풍경은 멀미를 일으킬 정도다. 빠르게 소비하고 떠나버리는 제주에 대한 안타까움을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의 물결 속에서 천천히 음미하는 제주 본래의 모습, 가려져 있던 한라산 문화를 찾으려는 노력 또한 함께 진행되어 왔다. ...(중략)...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뉴욕에서 10여 년간 실무와 실험적 작업을 병행하며 저서 『시티오브뉴욕』을 펴냈고, 북미와 유럽의 공모전에서 수차례 우승했다. UNKNP.com의 공동 창업자로서 뉴욕시립미술관, 센트럴 파크, 소호 및 대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에서 개인전 및 공동 전시를 가졌다. 현재 계명대학교 도시학부에 생태조경학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울산 원도심 도시재생 총괄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0호(2017년 6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