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는 ‘광장의 재발견’을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열 개의 광장을 소개한다. 선정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편집실의 광장과 다름없는 긴 회의 테이블 위에 지난 10년간, 즉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환경과조경』에 수록된 완공된 광장 작품의 소개 지면을 늘어놓고, 편집장부터 인턴 기자까지 모두 모여 모두들 열 개의 광장을 뽑아보았다. 각자의 후보 추천 이유를 발표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길 몇 차례, 그리고 투표와 재투표, 패자부활전을 거쳐 최종적으로 열 개의 광장을 선정했다. 광장의 선택 이유는 디자인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했고,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느낄 수 없었지만 직접 방문해 보니 잘 사용되고 있더라도 있었으며, 가보진 못했지만 SNS를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확인해보니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며 주민들의 일상에 녹아 있더라 등 다양했다.
세계의 광장은 영어의 플라자plaza를 비롯해 영국의 스퀘어square, 프랑스의 플라스place, 네덜란드의 플레인plein, 이탈리아의 피아차piazza, 독일의 플라츠platz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각기 불리는 이름은 달라도 우리에게 ‘광장廣場’으로 번역되는 이 공공 공간은 공통된 경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잡지에 수록된’이란 제한된 조건 안에서 살펴 본 광장들이지만, 최근 리노베이션 된 광장들은 대체로 보행광장으로 변모하고 있어 자동차의 흐름보다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흐름을 중시하는 도시계획과 설계의 추세를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광장이 기본적으로 기후 조절 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심에 남은 오픈스페이스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물리적 기반 시설로서 광장의 역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광장은 공원을 포함하기도 하고, 공원 속에 광장이 존재하기도 하면서 광장과 공원, 혹은 정원의 경계를 넘나든다. 광장을 둘러싼 도시와 건축의 역사, 원형적 지형을 재해석한 여러 사례는 다채로운 광장 디자인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추천작 가운데는, 광장의 디자인을 두고 시민과 전문가 사이의 논란이 사회 문제화 되어 수차례 디자인이 변경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소위 문제적 광장들은 사회적 공간으로서 광장 디자인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을 던져주기도 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광장의 특징을 하나로 특정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하나의 광장이 가진 면모와 기능이 다양하다. 선정 이유는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이 역시 도시와 역사의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담을 수 있는 광장에 대한 여러 시선이 존재함을 방증하는 것이다.
광장의 수록 순서는 공평하게 가나다순이다.
* 환경과조경 347호(2017년 3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