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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피티, 도시의 문제아에서 현대 미술의 루키로
‘위대한 낙서’ 展,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 환경과조경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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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의 ‘흘러내리는 루이뷔통 로고’(자료제공=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르 코르뷔지에’ 전을 보고 나서는 길, 황당한 그림과 마주쳤다. 우아한 모나리자 위에 그려진 우스꽝스러운 파란색 올림머리와 우악스러운 빨간 진주 목걸이. 얼굴빛도 노리끼리한 것이 분명 심슨 가족의 마지다. 만화적인 두꺼운 윤곽선과 단색 평면은, 3차원의 환영을 창조해내는 거장의 위대함을 무색하게 만든다. 다빈치 특유의 연기처럼 아득한 풍경은 엉뚱한 분홍색으로 빈틈없이 메워지고, 그 위로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라고 적힌다.


지난 2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은 파격적이게도 낙서를 전시했다. 나를 전시로 이끈 마지 심슨의 행색을 한 모나리자뿐 아니라, 백설공주의 독사과같이 흘러내리는 애플 사의 로고, 빨간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잿빛 신사, 화면에 바싹 붙어 관객을 노려보는 스파이더맨 등, 독보적인 색깔로 거리를 누비다 이젠 미술관과 갤러리로 반경을 넓힌 일곱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낙서, 미술관으로 들어오다

일곱 명의 작가, 일곱 개의 섹션. 티 없이 말끔한 미술관 벽에 네모난 캔버스들이 나란히 걸리고, 이들을 충실히 따라가면 전시는 끝을 맺는다. 새로울 것도, 군더더기도 없는 전시 방식이지만, 이로 인해 관객은 작품을 치기 어린 낙서가 아닌 현대 미술로 마주한다. ...(중략)...

 

환경과조경 347(2017년 3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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