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마을을 덮치는 모래바람과 유일한 식량 자원인 옥수수 밭.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가 그리는 사막화로 인해 식량 위기가 찾아온 미래 지구의 모습이다. 멸망을 앞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결국 우주로 나선다. 제2의 지구가 되어줄 행성을 찾아서. 그 다음해 개봉한 ‘마션’은 좀 더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처한다. 지구와 가장 유사한 행성인 화성을 탐사하고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과연 이는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일까? 2015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5차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최고 4.8℃ 오르게 된다. 빙하기부터 5만여 년 동안의 온도 변화에 버금가는 수치로, 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종말이 영화적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쩌면 몇십 년 후, 우리는 제2의 지구를 찾으러 떠나는 우주선에 오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1월 23일부터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기후 변화 화학 예술 특별전 ‘화성에서 온 메시지’를 개최했다. 화학연 디딤돌플라자 1층 스페이스 씨샵Space C#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심각한 기후 변화로 예술가들이 화성으로 이주한 상황을 가정한 독특한 방식의 전시다. 박영준, 안가영, 김지수, 길현, 셔일 사프렌Cheryl Safren, 아비바 라마니Aviva Rahmani, 마르쿠츠 베른리Markuz Wernli & 사라 다허Sarah Daher 등 국내외 7명의 작가뿐만 아니라 탄소를 활용한 첨단 화학 기술로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화학연 연구팀도 전시에 참여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7호(2017년 3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