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 모퉁이의 보행 통로에 흰색 원통들이 등장했다. 원통 위에는 푸른 식물이 자라고 있고, 바닥은 회색 블록이 깔린 주변 보도와는 다르게 흰색 시멘트로 포장됐다. 주변과 확연히 구분되는 이 공간은 2017년 완공될 서울역 고가 보행길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서울역 7017 인포가든(이하 인포가든)’이다. 인포메이션과 가든의 합성어인 인포가든은 서울역 고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서울시가 조성한 작은 정원이다. 지난 6월 23일 서울시는 인포가든을 개방했고, 이를 기념하며 같은 달 26일까지 다양한 전시와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포가든의 설계는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의 당선 작가인 비니 마스(MVRDV)가 맡아 진행했다. 218m2의 작은 보행 공간 위에 원통형의 전시 시설과 안내 시설, 식재 화분tree pot 열 개, 가로등 세 개가 설치됐는데, 이는 비니 마스의 서울역 고가 설계안 ‘서울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의 핵심 요소들이다. 실제 서울역 고가에는 20개의 편의 시설과 684개의 식재 화분이 설치되어, 서울 곳곳을 연결하는 거대한 수목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직경 5m, 높이 3.5m의 원통형 전시 시설의 지붕에는 사계장미가 식재됐다. 벽면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특히 내부의 벽면이 붉은색으로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이 시설에서는 서울역 고가의 역사와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중앙에 설치된 스마트 미디어 테이블에서는 서울역 일대의 변화와 서울역 고가가 완공된 모습을 3D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관 상부에 마련된 5개의 모니터에서는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서울역 고가 시민 개방 행사, 서울역 일대 스케치투어 영상 등이 상영된다. 이 밖에도 전시 시설 대각선 방향에 있는 안내 시설에서 프로젝트 관련 정보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10개의 식재 화분에는 반송, 백송, 소나무, 잣나무, 사계장미, 팥배나무, 산사나무가 식재됐다. 이 화분은 일반형과 벤치형으로 나뉘는데, 지름이 1.7m 정도 되는 식재 화분에는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목재 벤치가 설치됐다. 여러 나무와 서울도서관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작은 피난처를 제공한다.
인포가든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주말, 공휴일에는 오전 10시 ~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무다. 11월 말까지 운영한 후에는 실제 서울역 고가로 옮겨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역 고가는 지난 5월 기존의 바닥판을 걷어낸 데에 이어 새로운 바닥 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월 말이면 새로운 상판 포장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4월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남은 공사를 진행할 것이다.
새롭게 태어날 서울역 고가는 어떤 모습일까? 인포가든 외에도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모으기 위해 트리팟 기부 캠페인, 고가 만화 전시, 서울 드로잉 전시회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추후 서울역 7017 홈페이지(www.ss7017.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