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칼 푀르스터 재단은 지난 8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2017 베를린 국제정원박람회 주최측과 바바리언 가든 클럽, 베를린 공과대학교의 협조를 받아 조경학과 학생들을 위한 설계 워크숍을 개최했다. 30명의 학생들이 2~3명씩 그룹을 지어 2017년 정원박람회의 일부 구간을 대상으로 기본구상부터 식재설계도 작성까지의 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칼 푀르스터 재단이사들의 지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도 있는 작업을 위해 독일 학생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고정희 대표(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가 지도를 맡기로 하고 한국학생 3인으로 구성된 1팀을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지원자 중 정은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주소희(서울시립대학교졸업), 이형관(서울시립대학교 졸업)이 선정되어 워크숍에 참가했다. 지도를 맡았던 고정희 대표는 “실제 시공이 될 것을 전제로 하여 과제가 주어지며, 공간 디자인과 식물 디자인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식재 디자인의 최신 경향이 점점 더 표현주의 성격을 강하게 보이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학생들의 예술적 소양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워크숍의 특징을 밝혔다. 고 대표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은 공간 설계 면에선 거의 최고점수를 받았지만 식재디자인이 다소 미흡해 장려상에 머물렀다. 본지는 정은하 씨로부터 작품에 대한 소개 글을 전달받아 수록한다. - 편집자 주
칼 푀르스터 재단에서 개최한 워크숍은 포츠담의 칼푀르스터 정원과 베를린의 마르찬 공원Marzahn, 그리고 베를린 공과대학교 조경 설계실에서 진행되었다. 우리 3명은 한국에서 식물과 식재 패턴에 대한 경향을 미리 함께 공부하고 워크숍에 참가했다. 6일 동안 다양한 식재 설계 경향에 대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한 팀당 하나의 패널을 만들어 제출했다. 우리 팀의 설계 콘셉트는 ‘Flower Flow’다. 2017베를린 국제정원박람회 부지는 기존 마르찬 공원의 주출입구와 외부 초원이 연결되는 공간이다. 도시와 자연, 서로 다른 두 공간의 특징이 함께 읽히도록 도로와 건물로 단절된 공간을 식재 설계로 연결했다. 공간적 전이와 시간적 전이라는 흐름을 통해 공원 밖의 초원과 정원 내부의 평면적 공간을 스펙트럼처럼 연결해 사람들이 식재 패턴을 따라 자연스럽게 전시회장으로 들어올 수 있게 유도했다. 정원에서 자연으로 넘어가는 식재의 흐름이 유럽 정원 양식의 시간적 변화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식재 계획을 통해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두 공간과 시간의 흐름은 평면적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정원에 존재하는 수 공간의 물 흐름을 자연으로 이끌어내어 상징적인 조형물을 초원에 위치시키고, 정원의 연장을 보여주고자 했다. 물이 식재와 함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정원의 수 공간은 인위적이지만, 초원의 수 공간은 경사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곡류해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는 동양에서 바라보는 물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전체 공간의 식재는 야생과 전이 공간 그리고 정원으로 나뉘지만, 같은 식물 종을 선정해 각각 다른 공간에서 연결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전이 공간에서 야생과 정원의 교차가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 설계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