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시듦병’ 심각
올조회, 나무살리기 캠페인 앞장서
창덕궁 후원은 서울의 숲을 대표함과 동시에 가장 오래된 도시숲으로 꼽힌다. 비원으로도 불리는 창덕궁 후원은 사적 제122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궁중 정원으로 정자와 연못, 괴석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소 50년 이상 성장한 숲에서만 산다는 청딱따구리를 비롯해 무수한 야생동식물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비원은 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규장각과 더불어 영화당, 주합루, 서향각, 영춘루, 소요정, 태극정, 연경당 등 여러 정자와 연못들 그리고 물이 흐르는 옥류천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수백 종의 나무들이 26,000그루 이상 심어져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창덕궁 후원 내에 발생한 ‘참나무 시듦병’이 점차 심각해져 100년 가까이 된 고목들이 베어지고 있어 그 방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사실 참나무 시듦병이 국내에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으로 약 10년 가까이 그 방제가 뚜렷하게 되지 않고 있고 또 명확한 방제법도 없어 주변의 안타까움만 사고 있다.
이에 조경계 리더들의 모임인 올조회(올해의 조경인 기수상자 모임)는 지난 2013년 식목주간을 맞아 4월 6일 창덕궁 후원존덕정 일원에서 ‘함께하는 창덕궁 나무가꾸기’ 행사를 통해 참나무 시듦병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참나무 시듦병’ 방제법 소개 및 창덕궁 사진이 담긴 엽서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홍보 캠페인을 직접 벌였다.
이날 올조회는 참나무 시듦병 예방을 위한 롤 트랩과 홍보용 사진엽서 등을 포함한 약 300만 원의 기부금을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에 전달했으며, 문화재청은 올조회에 김영택 화백의 펜화로 보답했다. 한편, 생태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창덕궁 내 참나무의 시듦병은 수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정부의 예산 부족과 그 뚜렷한 방제법이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