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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 환경과조경 2013년 4월

소외된 것들에 관심을 가졌던 낭만적 건축가
故정기용의 건축 드로잉 작품전

국립현대미술관이 건축가 故정기용(1945~2011)의 드로잉 작품들을 공개했다. 2월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5전시실에서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 건축전문 큐레이터 1호인 정다영 씨의 주도로 기획됐다. 작고 2주기를 맞는 정기용이 생전에 기증한 약 2만여 점의 자료를 바탕으로 2년여의 시간동안 연구·분류하여 2천여 점을 선별해 정기용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정기용은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건축과 도시계획을 공부했다. 이때 접한 풍부한 문화 담론들은 그에게 건축에서 삶의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68혁명을 이끈 푸코, 아날트 콥 등 신지식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고착화된 기존 제도를 거부하고, 무가치한 것들에서 건축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귀국 후에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사회 현실과 구조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고, 우리 땅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중략)

“우리들이 농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건축가는 해결사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고 공간적으로 조직해주는 직업이다. 특히 공공건물이 그렇다. 건물을 사용할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 _ 정기용

정기용은 현대건축 2세대에 속하는 건축가이다. 이종건 교수(경기대학교)에 따르면 2세대에 속한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건축을 페티시(fetish)하게 생각한다. 건축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정기용은 건축의 한계를 알고, 건축을 통해서 삶을 좀 더 낫게 하려했던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는 “낭만은 현실에 뿌리가 없는 이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외되는 것들에 관심을 가졌던 정기용이 이러한 낭만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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