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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1)
  • 환경과조경 2013년 1월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연재를 시작하며
리먼 사태 이후 지속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 조경분야는 국내적으로도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도시숲 법안을 비롯하여 도시디자인, 경관, 공공디자인, 도시농업, 정원, 어린이 놀이터 총량법안 등 지난 한 해 동안에도 건축, 도시, 임업 등 우리 조경의 업역을 침해하는 타 분야의 도전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조경분야가 지난 40년간 양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을 게을리했던 ‘자만의 그늘’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 전통적인 조경의 영역을 넘어 우리가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토를 개척해가야 한다. ‘탈영역의 시대, 통섭의 시대’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세상은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후방이 따로 없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음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고도성장기를 지나 저성장, 성숙단계에 접어든 한국 조경의 앞날은 과연 순탄할 것인가? 하버드 디자인대학원의 학과장인 찰스 왈드하임은 ‘경계의 허물어짐이 조경의 영역을 침식한다는 관점을 벗어나 오히려 조경이 더욱 강성해질 수 있는 기회로 보아야한다.’ 고 강조한 바 있다.
저자는 이제 조경의 좁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에 우리 조경가들이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긴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그룹한 뉴욕 지사의 최이규 지소장과 독일 지사의 안수연 지소장의 도움으로 조경의 업역을 넓혀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계 조경 시장의 새로운 영역들을 하나하나씩 확인해보고자 한다. 그 새로운 영역들과 소개할 작가들은 다음과 같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Van Atta
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
4.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n) _ Julie Bargman, Dirt Studio
5.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
6.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
7.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
8.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
9.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
10.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
11.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2.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시그니 닐슨(signe nielsen) _ 뉴욕 Mathews Nielsen Landscape Architects 소장(설립 1979년)

도시의 영역을 개척하는 조경가
2009년 건설전문지인 ENR New York은 조경가들이 감독하는 업역의 팽창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관할할 임무를 맡게 된 지위 변화를 다루며, 조경가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보도하였다. 기존에 건축가나 토목 및 수자원 엔지니어, 도시계획, 도시설계에서 다루던 분야를 조경가가 담당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번 달에는 뉴욕 맨해튼 허드슨스퀘어 지역의 도시설계에 대한 총괄임무를 맡으며 주목을 받고 있는 뉴욕의 조경가 시그니 닐슨을 다루고자 한다. 세계의 수도 뉴욕, 디자인의 격전지인 맨해튼에서 탁월한 디자인 감각과 도시환경에 대한 깊은 경륜을 바탕으로 조경의 최전선에서 타 분야를 이끌고 있는 그녀에게는 강인한 전사의 느낌이 배어있기도 했다.

Q. 당신의 회사에 대해 말해주시겠습니까? 직원이 되거나, 고객이 되면 어떤 점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까?
A.
우리 회사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장소를 만들자”입니다. 이것을 풀어서 말해보자면, 우리 디자인이 순간적으로 반짝하며 유행을 타는 일회성의 디자인이 되지 말고, 세월이 가고 시대가 변해도 높은 심미적 안목과 인본주의적 정신, 그리고 환경적으로 건전한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는 선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회사가 이들을 “완전한 조경가”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특정한 일만을 반복해서 수행하도록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완전한 전문인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영역 전반을 다양하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고객들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즉각적으로 책임감 있게 대응하려고 하며, 주어진 예산 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가져 오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봅니다. 디자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에 두고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때까지 고객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Q. 당신의 20대를 기억하십니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어떻습니까? 지금의 젊은 청년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십니까?
A.
저의 사회 초년병 시절은 때로 매우 신나기도 하고, 지루하고 침체된 시기도 있었지만, 항상 어떤 꿈으로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현재의 저는 매일매일 행정적이고 관료주의적인 업무의 진창에서 허덕이곤 하는데, 이것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겐 매우 성가신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항상 공공 정책에 영향을 주고 싶다는 희망과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 사이를 꽤나 성공적으로 조율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사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일을 수행하는 과정 중에 그것을 초월하는 시간과 짬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일매일 계속해서 노력해야만 얻어지는 투쟁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에게 소망에 대해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이 직업에서 매우 성공적이라면 아마도 저와 같이 회사를 운영하고, 온갖 미팅에 분주히 다니고, 보험에 대해 골머리를 썩이고, 일을 수주하고, 직원들 월급을 고민하고, 계약서를 놓고 이래저래 협상을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 주시하세요. 유연하게 남보다
뛰어날 수 있는 길을 찾고, 이거다 싶으면 당신의 전부를 던져서 도전해보세요.
저는 1,000권이 넘는 책을 갖고 있지만, 특별히 아끼는 책이 있다기보다는 각각의 때와 경우에 맞는 책은 모두 소중하고 특별하다고 봅니다. 저는 책을 사랑하고 아끼고 자주 봅니다. 반복해서 읽는 경우도 많구요. 강의에 인용하거나 저희 직원들에게 어떤 부분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책이란 건 그야말로 인생의 벗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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