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광, 엄성현
지난 9월 29일 ‘2014 ASLA Awards’의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올해 학생 부문은 전 세계 77개 학교에서 500여 개의 팀이 출품했으며, 이중 학생 부문‘General Design Category’에서 부산대학교 정원광, 엄성현 팀의 ‘34,000tons of Miracles’가 ‘Honor Awards’로 선정되었다. 본지는 참가 팀에게 작품에 대한 소개 글을 전달받아 수록한다. _ 편집자 주
준설선과 바지선 그리고 보세 창고
부산 영도구 내항에 있는 녹슨 준설선과 바지선이 서로 엉켜 붙어 사람의 이동이 가능하다. 마치 미로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배 위 구석구석에서는 주민들이 낚시를 즐긴다. 과거 일거리가 많고 유가가 낮을 때에는 분주하게 움직여 어선 및 무역선과 함께 역동적인 항구의 이미지를 담당했다. 하지만 점점 일거리가 줄고 유가가 오르면서 준설선과 바지선들이 장기간 정박하게 되어녹이 슬고 있다. 이와 함께 주변의 보세 창고, 수리, 부품 공장의 건물이 비워지는 등 관련 산업이 함께 무너져 내렸다. 뿐만 아니라 인근 거리에는 각종 고철과 선박 자재들이 방치되어 있다. 이는 부산항의 경관을 어지럽게 만들어 영도 지역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영도구(주거지)와 구도심 사이 그리고 항구 도시 영도구의 토지이용을 보면 크게 전용 공업 지역, 준 공업 지역 그리고 일반 상업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지역의 대부분이 주거지 역할을 하고 있고, 가장자리 부분은 조선소와 관련 공장들로 이용되고 있어, 오픈스페이스 및 여가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거지는 1980년대의 경관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어 낙후되고 노후한 느낌을 자아낸다.
영도구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롯데백화점과 남포동시내가 있는 구도심이다. 구도심과 주거지를 잇는 영도다리는 부산 영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에 서서 바로 옆을 내려다보면 약 100여 척의 바지선과 준설선을 발견할 수 있다. 대상지는 부산시 영도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정학적으로 도심과 주거지 사이에 있는 요충지라 할 수 있다. 또한 대상지가 있는 부산항은 무역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바다라는 자연과 항구시설이라는 역동적인 인공물에 의해 매력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부산항은 현재 장기간 정박된 바지선과 준설선으로 인해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겪고 있다.
대상지를 품고 있는 내항은 파도와 조류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이며, 하루에도 수많은 무역선이 왕래하는 곳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양 바닥에는 퇴적이 일어나는데, 무역선들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해로 수심을 8~16m로 유지해야 하며, 매년 약 7만5천 톤의 준설이 필요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