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성곽마을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원장 임승빈)이 주최·주관하고 예건, 한국조경학회, 환경과조경이 후원한 이 공모전은 “서울성곽에 인접한 노후화된 골목 마을의 생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버려진 도시 공간을 재생시키고 지역 커뮤니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8월 말 공고되어 10월 27일 작품 접수를 완료했다. 낙산성곽서길의 서측(서울시 종로구 종로 5, 6가동 일대 약 5,500㎡)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공모전은 “도시재생에 대한 외부자의 낭만적시선을 지양하고, 주민의 일상과 결부되는 참여적 시각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물리적 계획과 설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전문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실천적 아이디어를 요청한 점 또한 이 공모전의 특징이었다.
전국의 대학·대학원에서 출품한 총 52개 팀의 작품을 두고 지난 10월 29일 심사(전문위원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결과, 심사위원회(위원장 김한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위원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박준서 디자인 엘 소장, 이애란 청주대학교 교수, 이영범 경기대학교 교수,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장,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최우수작으로 주빛나래, 강지운, 백소진(가천대학교 조경학과)의 ‘성곽에 살어리랏다’를 선정했다.
우수작으로는 신혜연, 백지은(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낙숫물 류’와 정준식, 강수진, 이은지(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의 ‘공간, 공감’이 선정되었다. 가작에는 이수현, 박래림, 이영은(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보수적’과 길민지, 김택형, 서보슬(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성곽마을 피어나다’, 윤병두, 금성철(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9장으로 시작’이 선정되었다. 입선에는 탁은경, 조현진, 한지연(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따로 또 함께 걷는다’, 조버미, 윤주희, 김지희(전북대학교)의 ‘사라지다? 살아지다.’, 박지혜, 김자은, 박상우(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도란도란 충신동 마을만들기’, 김은환, 김용환, 최성탁(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어디로 가야하오’가 선정되었다. 최우수상에는 상금 2백만원과 상장, 그리고 부상으로 월간 『환경과조경』 1년 정기구독권이 수여되었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최우수작인 ‘성곽에 살어리랏다’는 대상지의 여건에 대한 충실한 분석과 지역 주민의 일상적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를 계획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성곽의 물리적 형태 단위에서 착안한 모듈 구조를 벤치, 수납공간, 텃밭, 물탱크 가림장치 등 다양한 환경 개선 시설에 적용한 아이디어가 큰 특징이다. 그밖에 우수상과 가작, 입선을 수상한 여러 작품들은 낙후된 생활 환경과 노후한 주거지를 개선할 수 있는 총체적인 시각과 과정 중심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상지의 재생을 위한 전반적인 해법이나 주민 참여 방안 외에, 우수상을 수상한 ‘낙숫물 류’나 가작 ‘보수적’은 단순하면서도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수작이었다. ‘낙숫물 류’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붕의 빗물을 재사용하는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활력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신선한 설계적 해법을 선보여 심사의 마지막 단계까지 최우수상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또한 ‘보수적’은 일상 환경의 개선보다는 외부인을 위한 벽화 일변도로 변질되고 있는 최근의 골목길 사업을 비판하고, “옥상 우수관에 폐파이프를 업사이클링하는 기능적 모듈”에 바탕을 둔 실천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공모전의 상금과 부대 비용을 후원한 예건은 매년 조경나눔공모전을 지원하기로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약정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공모전의 시상식은 11월 7일 서울시청사에서 열렸으며, 수상작 전시회는 같은 날부터 11월 11일까지 서울시청사 1층 로비에서 개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