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재에서는 프로젝트의 ‘전개’를 다룬다. 먼저 경험, 감각,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를 소개한 뒤, 대상지의 역사와 지역의 대표 경관 및 기능을 형태적으로 풀어 내는 전개를 이야기하기로 한다.
수목원, 업 클로즈 앤드 퍼스널(Up Close and Personal)1
지난 연재에서 다룬 바와 같이, 여주관광단지 오림 수목원(이하 오림 수목원)설계 당시 개개인의 고립이 심화되고 형식적 관계만 남은 현대 사회에서의 수목원의 역할을 고민했고, ‘자연과의 교감’을 핵심에 두었다. 수목원이 힐링 요법이나 체험 프로그램 위주의 공간을 넘기를 바랐다. 사소한 바람, 냄새, 온도, 거미줄, 나뭇잎이 사각거리는 소리 등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각과 그로 인한 울림이 있는, 기억에 남는 장소이기를 원했다. 그래서 ‘감각’이 중요했다. 시각적 자극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장식적 수목원과는 달라야 했다. 물리적 계획과 형태적 특성은 덜 중요했다.
오림 수목원 설계는 큰 스케일에서는 다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토대로 발전시켰지만, 공간의 세부적 구현과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직관적, 감각적, 감성적 요소를 사용했다. 오감이라는 감각의 종류보다는 경험의 시퀀스에 따라 ‘맞이하기, 홀리기, 탐험하기, 배우기, 보상 받기’라는 기승전결식의 프로그램, 다양한 동선과 이동 속도의 리듬, 건축물을 활용한 문지방 효과 등이 공간 구조의 뼈대를 이룬다. 경험적 스케일에서는 구체적 상상력이 설계를 전개했다. 그중 특히 흥미로웠던 ‘조향사의 숲’과 ‘밀리건의 숲’을 소개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7호(2018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HLD는 이호영과 이해인이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로, 광범위한 분석과 접근 방법을 통해 대상지의 공간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그 장소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인문·사회적으로 긍정적 변화를 끼칠 수 있는 핵심적 해법을 제공한다. 이호영은 고려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으며, 조경설계 서안, 미국 에이컴(AECOM), 오피스 ma(office ma)에서 조경과 도시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해인은 서울대학교와 UC 버클리(UC Berkeley)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하버드 GSD에서 조경 설계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에이컴과 파퓰러스(POPULOUS)의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www.hldgrou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