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의 공원
‘공유의 공원(Sharing Commons)’은 단순히 시설과 공간을 함께 소유하는 공원이 아니다. 과거와 내일, 회한과 희망, 서로 다른 가치, 자연 경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삶의 터전이다.
동네는 도시와는 다른 개념이다. 동네洞內라는 단어는 물을 함께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도시가 익명의 타자성에 근거한다면, 동네는 공동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네가 공유하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달과 은행나무에 얽힌 아득한 기억, 고속화도로의 혜택과 대가, 철거민의 상흔과 서남권 최고의 부촌이라는 영광 등 수많은 삶의 요소를 하나의 혼재된 심상으로 공유한다. 이 같은 동네의 특성은 도시에 가려져 드러나지 못한 잠재성으로 남아 있다. 선형의 공원은 자본과 효용의 논리를 넘어 공유의 가치를 일깨우고 더 나은 도시의 삶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전략
새로운 대로, 1960년대에 계획된 도시 조직, 1980년대에 만들어진 신시가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까지, 동네의 물화된 시간을 세 가지 전략을 통해 담아낸다. 체계의 공유: 공원은 도시의 체계를 공유한다. 국회대로는 여러 동네를 연결하는 동시에 분리시킨 체계다. 한때 대로였던 곳을 공원으로 바꾸어 광역적 도시 자원들을 연결한다. 대로가 상하수도, 가스관, 전선이 결합된 기반 시설이었다면, 선형 공원은 보행로, 자전거 도로, 레인 가든, 미세 먼지 저감 숲이 결합된 복합 기반 시설이 된다. 차량을 위한 교차로는 보행의 결절점으로, 하수도는 생태 수로로 활용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3호(2020년 3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