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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톡담] 여섯 가지 질문
  • 강다연·권효진·김은주·신진호·안태경·정세영
  • 환경과조경 2023년 08월

1. 흥미로운 강의와 과제


조경기초디자인

2학년 2학기에 수강한 전공 선택 수업 ‘조경기초디자인’의 기말 과제가 기억에 남는다. 첫 스튜디오 과목인 데다 넓은 부지를 설계하고 패널을 만들며 재미를 느꼈다. 대상지는 경기도 용인의 ‘이영미술관’으로 선정했다. 대상지 규모가 큰 편이라 설계를 진행하고 프로그램을 쓰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첫 설계를 진행하며 고생한 덕분에 이후 설계 작업은 오히려 수월하게 느껴졌다. 과제 중 기억에 남았던 일은 ‘다연이 설계는 좋게 말하면 정돈되어 있어서 좋은데, 안 좋게 보면 너무 일률적이야’라는 교수님의 피드백이었다. 평소 자취방이나 작업 환경 등 주변 환경을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정리하는데, 이러한 습관이 작업할 때도 드러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내 습관이 설계할 때는 안 좋게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는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운 설계를 할 수 있을지, 공간을 부드럽고 재밌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 늘 고민하면서 작업한다. 첫 설계이자 설계 방향성을 잡게 해준 유익한 수업이었다. 강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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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조경기초디자인 수업 때 만든 작품 ©강다연

 

 

식물도감 만들기

가장 흥미로웠던 과제는 ‘조경식물재료학’ 수업에서 진행한 ‘식물도감 만들기’였다. 식물의 사진과 이름을 외우는 것에 치우치기보단, 공원 식재가 어떤 공간 구조와 배치로 이루어지는지 탐구하는 과제였다. 팀원과 함께 올림픽공원 내 15개 부지를 선정해 해당 공간을 사진으로 찍고, 그 공간에 있는 식물의 이름을 직접 찾아 보며 공간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 특히 ‘이 공간은 왜 이렇게 식재를 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내게 부족했던 설계 근거를 채워나갈 수 있었다.

잘 조성된 공원의 식재를 공부하는 것이 좋은 공간 혹은 공간 구조를 도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과제로 만든 식물도감은 앞으로 진행할 식재설계에 유용한 표본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공간과 식물을 결합한 도감뿐만 아니라 식재의 계절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같은 구도의 사진을 2주 간격으로 찍었다. 조경은 살아있는 식물을 다루므로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관찰을 요구한다. 실제로 찍은 세 장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식물의 개화 시기에 따라 확연히 다른 공간감을 자아낸다. 식물에 대해 잘 알아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권효진

 

첫 설계스튜디오

첫 스튜디오 수업의 대상지는 경산 평산동의 ‘폐코발트 광산’이었다. 과제의 주제는 추모공원 디자인이었다. 두번째 시간에 교수님과 학생들이 직접 대상지를 방문했는데, 버스로 깊은 산길을 올라가다 길이 끊기는 곳에 2.5m 높이의 위령탑과 컨테이너 창고가 있었다. 그곳은 3D 모형과 유해 사진을 전시해 순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공간이었다. 천천히 컨테이너 안을 둘러보며 유가족으로부터 이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폐코발트광산’은 일제가 도굴했던 광산으로 한국전쟁 직후 대구, 청도, 경산, 기타 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등 무고한 민간인 3,500여 명이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현장이었다. 1960년 6월, 유가족들은 위령제를 지내고 위령탑을 세웠지만 당시 정권은 유족회를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강제 해산시켰다. 사회로부터 외면받았던 이 사건은 2006년 정식 조사가 시작되면서 주목받았고 유해 발굴이 진행됐다. 현재까지도 많은 유해가 발견된다고 하는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을 근거로 운영된 1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10년에 해산되면서 추가로 유골을 발굴할 수 있는 주체가 사라졌다.1

코발트광산을 역사평화공원으로 조성하려 하지만 사유지 문제 등으로 인해 진척이 어려운 상태다. 유가족들은 공간이 지닌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학생들이 학교 과제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고 함께 추모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조경을 단순히 공간 디자인 분야라 생각했던 내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었다. 긴 이야기 끝에 공간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고민했다. 의지와는 다르게 여러모로 서툴렀던 탓에 교수님의 질문 하나에 대답하는 것도 어려워 매주 허우적거렸다. 그래도 교수님의 지도를 따라 차근차근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갔다. 우리 팀은 ‘노을’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문제를 풀어나갔다. 노을이 지는 오후 6시는 황혼의 시간으로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는 빛이 드리우는 순간이다. 이 찰나의 시간에 집중해 추모의 뜻을 담은 공원을 디자인했다. 이 스튜디오 과제를 통해 조경의 의미와 지향점을 새롭게 정립하게 됐고, 전공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김은주

 

조경캡스톤디자인과 조경학개론

가장 기억에 남는 과제를 묻는다면 두말할 것 없이 ‘조경캡스톤디자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약 5개월간 대상지 선정부터 설계까지 2인 1조로 진행하니 프로젝트의 완전한 주인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강의를 소개하자면 조경학개론을 빼놓을 수 없다. 신입생 시절 처음 개론을 접하면서, 매우 어려운 이론을 배우게 될 것 같아 긴장했다. 하지만 조경학개론 수업을 듣고 조경학과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교수법이 독특하거나 내용이 신박한 것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펼쳐질 조경학과의 평범하지만은 않은 특성들이 잘 담겨 있었다. 수업은 주로 강의식이 아닌 여러 특강, 3개의 팀플과 발표로 이루어졌다. 과제로 조경인 인터뷰와 내가 사는 지역의 공간 분석, 국내 조경 공간 자율 답사 등이 주어졌다. 이러한 과제는 ‘주체가 되어’, ‘팀원들과’, ‘자율적으로’, ‘탐구하라’라는 메시지로 다가왔고, 이 메시지는 나의 대학생활 길잡이가 됐다.

서로 다른 도시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느껴보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담아오는 과제 덕분에 조경이 무엇인지 몰랐던 우리는 가볍게라도 전공을 맛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1부는 수업, 2부는 주제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통합환경설계론’ 수업이나 매주 누가 발표할지 모르는 조경사 수업에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수업을 만들어 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신진호


식재설계와 조경역사문화론

가장 재미있는 수업은 ‘식재설계’였다. 『식재 디자인 핸드북』을 교재로 한 수업으로 책의 목차 중 하나를 선택해 팀별 발표로 진행됐다. 교재의 내용뿐만 아니라 발표 자세, 피피티 구성, 표현 방식 등도 배웠다. 매주 스스로 대상지를 찾아 식재 도면을 그리는 과제를 하며 큰 흥미를 느꼈다. 실제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도면을 그리는 과제를 하면서 도면과 실제로 보는 것의 차이를 느꼈고, 식재 선정 및 배치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교수님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작성해 나눠주었는데, 그 피드백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과제는 ‘조경역사문화론’의 기말 최종 발표였다. 주제는 한국의 일곱 개 궁을 기준으로 조경 역사를 담은 프로그램 또는 아이템을 제한 없이 구상하는 것이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책자, 궁이 아닌 정원을 조립하는 장난감, VR로 정원을 체험할 수 있는 3D 가상 공간 구현, 어린이들을 위한 웹툰 등 조경이 아닌 다른 분야를 응용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다. 덕분에 조경이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나는 어린이를 위한 웹툰을 아이디어로 제안했다. 

특이하고 기억에 남은 수업은 ‘스마트 기술과 조경 실습’이다. 이 수업에서는 최신 기술을 조경에 활용하는 것을 배우는데, 주로 드론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익힐 수 있다. 먼저 3D 스캔을 할 수 있는 ‘라이다’로 공원을 스캔하는데, 이때 드론을 조종해 공원을 스캔한다. 스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클라우드컴페어(Cloud Compare)를 통해 3D 설계한다. 덕분에 이때 처음 드론을 조종해 봤다. 또한 실제 활용되고 있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 등에 관한 이론도 배운다. 안태경

 

조경미학과 경관디자인 실습

3학년 1학기에 들은 ‘조경미학과 경관디자인 실습’에서 ○○의 미학이라는 주제의 발표 과제가 주어졌다. 조경과 관련이 없어도 각자 평소 관심 있는 주제의 미적 속성을 탐구하는 과제였다. 평소 관심 있던 서양미술로 할까 고민하다 다른 주제를 정했다. 관심은 늘 있지만 남들에게 속 시원히 이야기하지 못했던 문신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 문신의 미학을 발표 주제로 삼았다. 교수님도 흔쾌히 허락했고, 다양한 사람들이 문신하는 이유와 그것이 가지는 미적 속성과 매력에 대해 발표했다. 문신한 걸 후회한 적은 없지만, 불편한 시선을 종종 느낀다. 하지만 발표를 준비하며 왜 문신을 했었는 지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고, 나의 문신도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발표를 들은 학생들도 문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해 더욱 뜻깊은 발표가 됐다. 정세영


2. 수업 외 외부 활동

 

밝바치와 정원드림프로젝트

전공 심화 동아리 ‘밝바치’와 공모전 ‘정원드림프로젝트’. 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졸업한 선배들이 ‘산하지기’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밝바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작년 부회장으로 시작해 현재 회장직을 맡으면서 산하지기 선배들을 만나고 연락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일과 학교생활, 혹은 삶을 살아가는 태도나 방향성, 오랫동안 설계하며 느낀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선배들과 나눌 수 있었다. 친구들과는 쉽게 할 수 없는 심도 있는 생각과 경험을 나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또한 특강을 준비하며 선배들과 자주 연락을 나누면서 한층 더 가까워졌고, 선배들의 조언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

정원드림프로젝트는 1학년 때부터 선배들이 참가하는 걸 보며 나도 꼭 나가겠다고 다짐했던 공모전이다. 계획부터 시공, 관리까지 경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특히 멘토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감사한 경험이자 성장할 기회라고 봤다. 이 공모전의 가장 큰 장점은 워크숍을 통해 여러 멘토의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고, 완성된 설계안을 수정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서 진행하는 설계나 다른 공모전은 학생이라 창의적이지만 현실적이진 않은 설계를 진행해도 말리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고, 종강하면 대부분의 설계는 끝난다. 그러나 이 공모전은 실제로 시공도 하고 오랫동안 존치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나 유지·관리의 용이성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이에 대한 피드백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어 성장의 기회로 다가왔다. 여러 워크숍과 피드백을 거치며 수정안을 발전시키는 시간이 있고, 발전하는 설계안과 성장하는 팀원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크게 느꼈다. 1차 합격까지, 그리고 현재까지 오는 과정이 절대 쉽지 않았다. 설계안을 변경하고 작업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처럼 길게 한 경험이 없다 보니 갈수록 지쳐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현재는 1학기도 종강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고 시공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강다연

 

학생 공모전

외부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친구들끼리 학생 공모전에 나간 일이다. 공모전 경험 자체가 설계 실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설계에 대한 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학생 공모전과 기존 수업의 차이는 교수님의 지도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때론 팀원들끼리 방향성을 정하지 못한 채 콘셉트 아이디어를 짜는 데서 막히기도 했다. 수업은 교수님의 피드백을 통해 작업이 진행되지만, 공모전에서는 팀원 간의 피드백밖에 없기에 우리는 각자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제안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설계 논리로 팀원들을 설득하면서 조경에 대한 열정과 관심도 함께 나눌 수 있었는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설계가 재미있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완성된 설계안은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공모 과정과 경험을 통해 조경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개인적으로 설계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권효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현장 실습

작년 이맘때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대학생 현장 실습에 참여했다. 전국 각지에 있는 15명 대학생이 모여 한 달간 수목원에서 생활하며 실습을 진행했다. 학생들의 전공은 조경학, 원예학 등 다양했고, 각자의 적성에 맞게 전시원관리실, 전시기획운영실, 식물양묘연구실, 야생식물종자연구실에 배치됐다. 난 수목원 내 전시원관리실에 배치돼 전시원 식물 관리 전반(전정, 멀칭, 병해충 등), 알파인하우스 및 연구 온실 관리, 도입 식물 이력 및 표찰 관리, 전시원 운영 계획 및 식재 그리고 조성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일을 하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 답을 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항상 옆에 있다는 점이었다. 전시원관리실 직원으로부터 조언과 정보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 덕분에 조경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전시원관리실은 8명이라는 많은 학생이 배정되어 더욱 활기 넘치던 부서였고, 그들은 같은 분야에서 함께 걸어갈 소중한 동료로 남았다. 또한 미리 개척한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멘토도 만났다. 학생 신분으로 직장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사회생활을 잠깐이나마 미리 배울 수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성인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오랜 기간 함께 머물며 생활하는 경험은 참 드문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경험은 지금까지도 문득 생각난다. 무더운 7월 햇빛 아래서 멀칭 하면서 흘리던 땀도, 기숙사 생활하면서 친구들과 빚은 사소한 마찰도, 현장 실습을 마치고 함께 바다로 놀러 간 기억도 모두 나를 성장시킨 경험이자 대학시절의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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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현장 실습 ©김은주

 

 

디딤돌 프로젝트

조경과 관련된 유익한 활동이 정말 많아지고 있다. 못 해본 활동이 훨씬 많지만 경험한 것 중 가장 유익했던 활동은 디딤돌 프로젝트(구 72시간 프로젝트)다. 교내에서 조경학과 학생들이 정원설계 수업 실습을 하던 시대텃밭도 사라지고, 외부 중학교 정원 멘토링 봉사활동도 코로나19로 축소되며 직접 흙을 만지고 공간을 만들고 식물 심는 경험을 하는 게 어려워졌다. 그래서 디딤돌 프로젝트가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 프로젝트는 현업의 소장님과 10여 명의 학생들이 팀이 되어 상상으로 그리던 정원을 지자체와 협력해 반영구적으로 실체화시킨다. 10여 명과 팀플레이를 하고, 소장님과 자주 소통하고, 발표해 심사받고, 수정을 반복하고, 직접 시공하고, 다시 돌아와 회계 일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지레짐작하던 일들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땀 흘리며 만든 공간이 서울시에 생긴다는 게 매우 뿌듯했다. 조경이라는 분야를 더 사랑하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외에도 작가정원 식재의 의도를 엿보고 장기간 직접 관리하고 평가까지 할 수 있었던 서울식물원 그린썸 자원봉사단과 도시공학과와 협업해 시민들의 요구를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가졌던 마을재생 테마 공공 기관·기업체 연계 현장체험 프로그램(면목동 대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진로를 정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 신진호

 

지역활성화센터 현장 실습

특강, 공모전 등을 해보았지만 가장 유익했던 활동은 인턴 현장 실습이었다. 이 현장 실습은 3, 4학년 중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기간에 진행한다. 시공, 설계, 관리 중 희망 분야를 선택하는데, 나는 작년 여름방학 때 지역활성화센터로 인턴 현장 실습을 나갔다. 가장 먼저 받은 업무는 자료 조사였다. 자료 조사를 할 때 꼭 필요한 내용은 무엇이며 조사한 내용은 어떻게 정리하는지 그리고 이 조사한 자료를 보고할 때 인쇄해야 하는지 파일로 보내야 되는지, 누구에게 먼저 보고해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 이외에도 보고서 작성 보조, 이미지 편집, 설문 조사 및 인터뷰(출장)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현장 실습은 분야와 상관없이 실제 회사의 분위기, 조직 또는 단체 생활에 대해 배울 수 있어 큰 의미가 있었다. 또한 각 회사의 기초 업무를 배우면서 분야별 회사의 주요 업무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거나 실무를 옆에서 직관할 수 있다. 대학 생활 동안 스스로 준비하고 진로를 뚜렷하게 그려 볼 수 있는 경험이기에 후배들과 타 학교 친구들에게도 인턴 경험은 강력 추천한다.

1학년 때 과대표, 2학년 때 학생회 부원, 3학년 때 학생회장, 4학년 때 졸업작품위원장을 맡았다.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점점 단계적으로 책임이 무거운 직책을 맡으면서 많이 배웠다. 업무에 대한 관점과 시야가 점점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높은 직책은 편하고 멋있는 게 아닌 높은 만큼 책임이 커지고, 그만큼 체계와 질서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덕분에 인턴 실습하는 회사에도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안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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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프로젝트의 녹녹 정원 완공 모습 ©신진호

 

 

학생회와 정원드림프로젝트

3학년 시절, 학과 학생회장을 맡았다. 평소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학생회장이라고 하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평생 해보지 않은 일, 해보지 않을 일을 많이 경험했다. 즐거운 일도 많았고 혼자 맘고생 하면서 책임감과 솔선수범을 배웠다. 많은 것을 잃고 얻었던 1년 중 가장 큰 수확은 조경학과를 위해 힘쓰면서 ‘조경’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또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서 진행한 정원드림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팀원들과 함께 정원을 설계하고, 한여름에 땀을 흘려가며 직접 시공했다. 스스로 부족한 점도 많이 깨달았고 조성한 정원을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조경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수업과 연계한 외부 활동으로 조동범 교수님이 진행하는 교양 수업 ‘대학과 사회봉사’에 참여했다. 한 학기 동안 주말이나 남는 시간을 통해 자발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는 수업이었다. 푸른길공원 가드닝, 마르쉐 장터와 한새봉 개굴장 운영 스태프 등 도시를 재생하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동했다. 도시재생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과 간단한 일이라도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도시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정세영

 

 

 

환경과조경 424(2023년 8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1. 2023년 3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의해 폐코발트광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이 다시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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