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하이라인 효과
undefined
마이클 블룸버그 행정부의 도시기본계획(PlaNYC) 2011년 경과 보고 서에 나타난 주요 공원 향상과 개선 사업 
ⒸCity of New York

 

하이라인의 전 구간이 완성되었다. 9월 21일 3구역의 개장으로 10여 년에 걸친 설계와 공사 과정은 작은 부분1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무리되었고, 이 세월 동안 하이라인은 도시의 ‘명물’에서 더 나아가 뉴욕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자산’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되었다. 도시사학자들은 뉴욕을 시험장testing ground이라고 말한다. 산업화, 탈산업화, 세계화의 중심으로서, 그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도시 문제를 앞서 경험하였고, 문제 해결을 위한 수많은 정책들을 쏟아내며 성공과 실패의 선례를 만들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이라인은 가장 뉴욕적인 공원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물론 버려진 산업 기반 시설을 재활용하거나, 시민의 힘으로 공원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뉴욕에서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원의 관리와 조성에 시민 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틈이 마련되고, 또한 이를 위한 비영리 단체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개체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공원이라는 매체로써 낙후된 도시를 재생시키고, 그곳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는 보기 드문 현상은 뉴욕이라는 특수한 배경 하에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역적 배경

하이라인이 속해 있는 웨스트 첼시West Chelsea와 미트패킹 지구Meatpacking District는 산업 철로였던 하이라인,2 화물 수송을 담당했던 첼시 항구Chelsea Piers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공업 단지였다. 또한 19세기 철근 가공업을 시작으로 건설, 의복, 인쇄 등 여러 공업들이 거쳐 간 역사를 지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급격히 성장한 자동차 산업과 미국의 고속도로 건설 붐에 철도 산업은 사양길을 걷기 시작하였으며, 하이라인을 운행하던 기차는 건설 50여 년이 지난 1980년 잠정 휴업에 들어가게 된다.

하이라인의 운행 중단 후에도 근근이 공업 단지의 명맥을 이어가던 업종은 정육업과 자동차 수리업이었고, 그 외의 빈자리는 다양한 종류의 비즈니스와 사람들로 메워지게 된다. 현재는 아트 갤러리 산업과 고가의 패션 부티크, 레스토랑 등이 이 지역을 대변하고 있지만, 1980~90년대의 이곳은 외설물이나 성인 용품을 취급하는 상점부터 동성애자의 아지트가 되던 술집과 식당, 사진작가, 화가, 건축가, 각종 식료품 도매 업체까지 다양한 업종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었다.3 공업 지역으로 용도가 지정되어 있고, 그에 맞는 건물 구조가 다른 용도로 이용되기 부적합했던 탓에, 이 지역은 주거단지나 상업 단지로 탈바꿈하기 어려웠다. 이런 모호한 설정 속에서 살아남거나 혹은 이를 찾아오는 산업의 집합이란 하나의 특색으로 정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심각한 주택 문제에 늘 허덕이는 뉴욕 시에서 이 지역 또한 개발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많은 주거 인구를 수용하고 있던 이스트 첼시East Chelsea4의 주택 가격 상승과, 인기 있는 주거 단지인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허드슨 리버Hudson River 워터프런트와의 인접 등 여러 가지 위치적 조건들로, 이 지역은 이미 고밀도 주거 단지로 개발될 막연한 기대를 받고 있었으며,5 부동산업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었다.


정치적 배경

하이라인 철거를 위한 공청회에서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의 설립자인 로버트 해먼드Roberts Hammond와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가 만난 것은 1999년이었다. 둘 다 평소 지역 사회의 대소사에 관심을 가지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하나6 하이라인의 철거를 막는 데는 의기투합했다. 시민운동의 경험이 전무했던 그들이었으나, 그들의 행동은 매우 전략적이고 효과적이었다.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주민의 뜻을 전달하고, 실현 가능성있는 대안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책적인 도구7를 찾아보고, 또한 자신들의 의지에 반하는 시 결정의 허점8을 찾아내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Rudolph Giuliani를 고소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윤희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조경 및 지역 계획학 석사를 마치고, WRT(Wallace Roberts & Todd)와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조경사로 등록되어 있다.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 근무 중 하이라인 2구역의 리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개념 설계부터 실시 설계까지를 담당했다. 이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도시계획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 전공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