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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물원·수목원 현황
  • 환경과조경 2006년 6월

식물원과 수목원
인터넷에서 ‘식물원’으로 검색되는 수많은 식물원들을 보면 무척 혼란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수목원은 또 무엇인가? 그 많은 수의 식물원과 수목원의 내용을 보면 화원이나 농원 심지어 음식점까지 정말 심하게 남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대다수 사람들의 호감과 동경에 연유한 것으로 일종의 유명세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순수한 의미의 식물원과 수목원은 과연 무엇일까? 유사한 개념으로 정원, 공원 등이 있는데 그 차이는? 어느 것이든 그 용어의 적용에 대한 규제는 없으므로 용어상의 의미보다는 내용상의 구분이 중요한 현실이다. 따라서 용어의 의미를 정리하기보다는 내용상의 차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선 식물원과 수목원의 특징은 그 설립 이념과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식물들의 지속적인 수집과 보전 및 그 과정에 관련되는 체계적인 자료와 기록의 집적과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정확한 식물 종의 구분과 계통분류를 위한 표준과 지표를 위한 것으로 매우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규모와 능력에 따라 관련 분야별 또는 일반 대중을 위한 전시, 관광 및 사회문화 활동의 장, 교육 및 연구, 기술 및 자원의 보급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식물원(botanical garden)이나 수목원(arboretum)의 내용상의 경계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용어상으로는 식물원의 개념이 크고 그 안에 수목원이 포함될 수 있다. 수목원 중에는 목본식물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본래의 목적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수목원내에 숙근초들을 포함한 다양한 식물들로 구성된 전시원들을 갖추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이글에서 식물원이라 함에 부연하지 않는 경우는 수목원을 포함한 것이다.

앞서 설명한 식물원의 특성에 따라 식물원은 완성이 아닌 지속성의 특징을 갖는다. 마치 유기체와 같이 성숙해나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이 조성의 완료가 가능한 정원 또는 공원과의 뚜렷한 차이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수집되어진 다양한 식물들을 자라기 위해 그에 맞는 생육환경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온실 등을 이용한 환경의 조절이 필요하기도 하겠으나 무엇보다도 부지의 특성에 따른 미기후와 지형을 고려하고, 생육환경을 고려한 생태적 기반의 조성이 기본이 되어야한다. 이것은 스스로 그럴듯한(自然) 삶의 양상(生態)의 바탕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식물원의 특성에 대한 이해는 식물원의 조성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며, 자칫하면 식물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공원이나 정원을 만들고 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원은 1909년 창경궁에 만들어진 춘당지의 북쪽에 아직도 남아있는 커다란 유리온실로 1909년 11월 1일부터 일반인에게 관람케 하였다. 그러나 보다 실질적인 최초의 식물원은 1922년 서울 홍릉의 임업시험장에 설립된 홍릉수목원으로 볼 수 있으며, 자생 수목을 중심으로 전시하기 시작하였고, 희귀 및 유용 식물자원 등 다양한 식물을 수집하였다. 이곳은 원래 조선왕조 고종의 왕비인 명성황후의 능(1897년)인 『홍릉』이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경기도 금곡으로 이장되어 터만 표시되어 있다. 아쉽게도 일제 강점기에 조성된 이 식물원들이 어찌되었든 한반도에 조성된 1세대 식물원들이며, 당시에 진정한 식물원으로서의 역할은 미비했으며, 창경궁의 식물원은 유명무실해 졌으나 홍릉수목원의 경우엔 현재 국립산림과학원 부속 전문 수목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1967년에 서울대학교 이창복 교수에 의해 광복 이후 최초의 식물원이자 최초의 대학식물원으로 서울대학교 부속 관악수목원이 조성되었다. 조성 후 자생식물의 체계적 연구와 더불어 국제교류 등의 사업이 추진되면서 사실상 현대적 의미의 식물원이자 2세대 식물원들의 선두로 큰 기대를 받아왔으나 열악한 재정과 대학 당국의 무관심으로 조성 초기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어서 사립으로 최초인 천리포수목원이 1970년부터 조성되어 오다가 1979년 재단법인의 설립과 함께 공식으로 출범하면서 홍릉수목원, 관악수목원과 함께 공립, 학교, 사립을 대표하는 식물원으로 우리나라 식물원과 관련 분야의 발달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어서 1984년 한택식물원, 1985년 제주관광식물원 여미지, 1987년 광릉수목원 등이 설립되면서 식물원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1999년에 임업연구원 중부임업시험장 수목원인 광릉수목원이 국립수목원으로 격상되어 개원하였고, 2001년 3월 28일에는 『수목원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1세대 이후 이 시기까지 설립되거나 조성 중이었던 식물원들을 2세대 식물원들이라 할 수 있다.


송 기 훈 Song, Ki Hun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사무국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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