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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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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기록과 저장의 힘, 조경 아카이브의 가능성
먼지 쌓인 창고에 방치된 공공 기록물과 개인의 책상 서랍 속에 묻힌 자료를 발굴해 서울의 공원 이야기와 역사를 다시 쓴다. 국내에선 처음이라 할 수 있는 공원 아카이브 전시, ‘우리의 공원’이 개최됐다.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가 시정협치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울의 공원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의 성과물 중 하나다. 첫 전시로 10월 13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식물원에서 ‘공공의 기억을 재생하다, 남산식물원’이 열렸다. 해방 후 조성된 서울 최초의 공공 식물원인 남산식물원의 조성 및 철거 과정 기록과 시민의 기억을 모아 엮은 이 전시는, 전문적 아카이브와 대중적 전시의 교집합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서울숲 이야기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시민의 숲을 기록하다, 서울숲’은 시민과 함께 성장해온 서울숲의 시간을 식물, 정원, 사람, 순간의 시선으로 되돌아본다(10월 27일부터 11월 8일까지). ‘공원의 기록을 발굴하다, 남산공원과 월드컵공원’은 11월 10일부터 내년 5월까지 온라인 전시로 열린다(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와 서울기록원 홈페이지). 서울의 공원 아카이브 구축과 ‘우리의 공원’ 전시를 이끌고 있는 도시경관연구회 보라는 2018년에 자발적으로 조직된 조경 연구자 집단으로, ‘2019 공원학개론’을 주관하면서 조경 아카이브의 지평을 개척하고 그 가능성을 탐색한 바 있다. 『환경과조경』은 도시경관연구회 보라를 플랫폼 삼아 활동 중인 연구자 일곱 명을 초대해 특집 지면 ‘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를 구성한 바 있다(2020년 3월호). 이 특집이 전하듯, 조경 아카이브는 도시와 경관이라는 “대상이나 사건의 진위를 보여주는 가장 일차적인 자료”이자 그 기록물의 저장소다. “기록은 기록하는 자의 산물이다. 자의든 타의든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어렵고 기록물을 완벽하게 수집하는 것 또한 불가하므로 기록의 불완전함과 왜곡을 피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록이 의미 있는 이유는 항상 존재한다. 기록의 집적물인 아카이브는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진정성에 기반을 둔 두터운 스토리텔링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이며, 과거와 미래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도 힘을 갖는다”(박희성, 서울시립대학교 연구교수). 이러한 기록과 저장의 힘을 실험하는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번 아카이브 전시 ‘우리의 공원’은 의미를 획득한다. 서울기록원, 중부공원녹지사업소, 서울시 통합기록관리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방대한 공공 기록물, 그리고 시민 공모를 통해 수집한 민간 자료를 바탕으로 공원에 용해된 도시의 삶과 문화를 다시 직조해낸 것이다. 클릭 한 번으로 1857년의 보고서와 도면에 접근할 수 있는 뉴욕 공원휴양국의 센트럴파크 아카이브나 24,000점이 넘는 옴스테드의 글, 도면, 사진, 서신, 전기를 디지털로 구축한 미국 의회도서관의 옴스테드 아카이브에 비하면 초보적 단계지만, 도시경관연구회 보라의 노력이 수집과 소장을 넘어 공유와 소통을 지향하는 조경 아카이브 연구로 계속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2년은 한국 제도권 조경 직능(profession)과 학제(discipline)가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마침 같은 해 가을에는 광주에서 세계조경가협회IFLA 총회와 학술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2022년은 한국 조경을 둘러싼 불안과 피로를 교정하고 조경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조경의 시선으로 도시와 경관을 둘러싼 글로벌 이슈를 토론하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무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학회가 중심이 되어 한국 조경의지난 50년을 촘촘히 기록하고 꼼꼼히 저장하는 체계적인 아카이브 작업에 나서야 한다. 지속 가능한 공유와 소통은 기록과 저장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 한국 조경이 쉰 살이 되는 해에 『환경과조경』은 창간 40주년을 맞는다. 2021년 8월호는 통권 400호이기도 하다. 1982년 7월부터 단 한 차례의 결호도 없이 달려온 『환경과조경』은, ‘한국 조경의 문화적 성숙을 이끄는 공론장’, ‘조경 담론과 비평을 생산하고 나누는 사회적 소통장’, ‘동시대 세계 조경의 보편성과 지역성을 수용하고 발굴하는 전진기지’라는 세 가지 비전을 지향해 왔다. 곧 통권 400호를 맞이하는 『환경과조경』은 매달 정보를 전하고 담론을 나누는 한 권의 전문 잡지일 뿐 아니라 한국 조경의 최전선의 충실한 아카이브라는 역할을 새롭게 설정한다.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설계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곧 지난 50년의 성과와 한계를 충실히 기록하고 저장하는 일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
[풍경 감각] 먼지 우주
방 안에서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요즘이다. 영화는 넷플릭스, 여행은 유튜브, 회의는 줌 서비스를 이용하고, 인터넷으로 장을 본다. 그런데 풍경을 감각하는 일은 밖을 나가지 않고서야 힘들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내 것이라며 창밖 후지산을 호젓하게 누리는 소설가(야마자키 나오코라, 『햇볕이 아깝잖아요』)처럼 풍경을 내다보면 되지 않냐 물을 수 있겠지만, 작업실 주변 가득한 신축 아파트 단지를 내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작업실 안에서 어떤 풍경을 발견할 순 없을까? 해답을 준 것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였다...(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발렌시아 중앙 공원
‘발렌시아 중앙 공원(Parque Central Valencia)’은 스페인 발렌시아의 역사, 문화, 지리적 특성을 한데 녹여낸 공간이다. 대상지는 본래 철도 차량 기지가 있는 도심 속 산업 부지였다. 발렌시아의 주요 철도 노선을 지하화하는 사업이 추진되어 면적 23헥타르의 공원을 3단계에 걸쳐 조성하기로 했는데, 그 1단계로 부지 동측에 11.5헥타르의 공원이 완공됐다. 다채로운 정원들을 연속적으로 계획하고 철도 산업을 뒷받침하던 건축물을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재활용했다. 공원에는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리석, 화강암, 칼라토라오(calatorao)석회암 등이 사용됐으며, 압축 자갈로 정원의 소로를 포장해 바닥의 내구성을 높이면서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 풀장, 분수, 수로 등 다양한 수경 시설을 마련하는 동시에 공원이 도시의 생태적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지역 자연 생태계를 고려한 식재 계획을 세웠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약 8년에 걸쳐 진행된 1단계 사업은 인접 도시의 재생을 촉진했고, 루사파(Ruzafa)지역은 카페, 바, 고급 쇼핑 매장이 있는 명소로 거듭났다. 3단계까지 마치고 나면 철도로 단절된 지역은 하나로 연결될 것이다. 발렌시아 지역성의 표현 발렌시아는 유럽 무역과 문화의 중심지이자 다양한 생태 서식지 사이에 놓인 도시다. 이러한 발렌시아의 입지적 특성을 설계에 반영했다. 수 공간, 식문화, 지중해 경관이라는 세 가지 특성에 기반해 공원을 각종 예술 활동과 커뮤니티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발렌시아가 도기 및 세라믹 예술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도 고려했다. 발렌시아어로 둥근 그릇을 지칭하는 우얄(ullal)의 형태에서 착안해 얕게 움푹 파인 여섯 개의 주요 공간을 설계했다. 주변보다 높이가 낮은 지대를 조성함으로써 빗물을 효율적으로 집수하는 효과도 꾀했다. 공원 중심부에 있던 농가 건물은 공원 사무실로 개조했다. 발렌시아 출신 시인 아우시아스 마르크(Ausias March)의 시 ‘지혜로 가득 찬 샘(Aigua Plena de Seny)’에서 영감을 받아 물을 설계의 주요 개념으로 삼았다. 투리아Turia 강 보호 구역과 발렌시아 외곽 농경 지대(라 우에르타, la huerta)의 관개 수로, 알부페라 자연공원(Parc Natural De l’Albufera)내 호수와 지중해 등 지역의 자연적, 인공적 수 경관을 모두 고려했다...(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 Lead Designer Gustafson Porter + Bowman Project Management Nova Ingenieria Civil, Structural, M&E Engineers Grupotec Architect Borgos Pieper Water Feature JML Water Feature Design Soil Consultant Tim O’Hare Associates Lighting Claude R. Engle IV Client Valencia Parque Central Alta Velocidad 2003 S.A. Location Valencia, Spain Area first phase: 11.5ha total park: 23ha Budget 16,000,000€ Design 2011 Completion 2019(first phase) Photographs Richard Bloom, Zeppelin 구스타프슨 포터 + 보맨(Gustafson Porter + Bowman)은 혁신적이며 현대적인 조경 설계를 실천하는 설계사무소로 장소의 본질을 물리적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경, 건축, 엔지니어링,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외부 컨설턴트를 설계팀에 포함시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런던 하이드 파크의 다이애나 기념 분수, 베이루트의 제이토네 광장, 암스테르담의 베스테르하스파브릭 문화공원(Cultuurpark Westergasfabriek), 웨일스 국립식물원의 글래스하우스(Great Glasshouse) 등 복잡한 역사적 맥락을 지닌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쉬후이 활주로 공원
‘쉬후이 활주로 공원(Xuhui Runway Park)’은 상하이의 역사에 생명을 불어넣는 혁신적 도심 재생 프로젝트다. 쉬후이 구에 위치한 8.24헥타르 규모의 대상지는 1949년까지 약 80년간 상하이의 유일한 민간 공항으로 운영된 룽화 공항(Longhua Airport)의 활주로였다. 대상지의 역사를 반영하고자 활주로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에 착안해 공원과 거리를 하나로 묶는 통합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차량, 자전거, 보행자를 위한 다채로운 선형 공간이 탄생했다. 모든 공간이 선적인 형태를 띠지만, 공간의 크기를 다양하게 설정하고 여러 가지 소재와 지형, 프로그램을 사용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활주로는 현대인들을 위한 공원으로 다시 태어나 여가 생활을 위한 공간과 주변을 둘러싼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하게 됐다...(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Sasaki Client Shanghai Xuhui Waterfront Development InvestmentConstruction Location Xuhui, Shanghai, China Area 8.24ha Completion 2019 Photographs Insaw Photography 사사키(Sasaki)는 전 세계의 대규모 국제 사무소, 문화 지구 계획, 고등 교육을 위한 캠퍼스, 소규모 사무 공간 등을 설계해왔다. 다양한 스케일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지의 문제점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 넓은 스펙트럼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대상지의 문화적 맥락을 수용하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 노력한다.
상하이 조선소 강변 공원
황푸 강(Huangpu River)은 타이 호(Tai Lake)에서 발원해 양쯔 강으로 흘러드는 133킬로미터의 지류다. 상하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고 바다와 가까워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공장과 부두, 야적장, 창고가 들어섰으며 조선업 등 대규모 산업 시설의 적지로 손꼽혔다. ‘상하이 조선소 강변 공원(Shanghai Shipyard Riverside Greenland)’은 황푸 강 연안을 따라 기획 중인 45킬로미터에 달하는 그린벨트 프로젝트의 일환이자, 조선소가 건립된 1862년으로 거슬러 올라 유구한 해양 산업 역사의 맥을 잇는다. 대상지는 황푸 강 동쪽 지역인 푸둥(Pudong)의 중심지에 있던 조선소다. 쓸모를 잃은 조선소 부지를 11킬로미터에 달하는 강변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강변에 잔디밭, 원형극장, 습지, 초지,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테라스식으로 배치했는데, 이는 공공 공간일 뿐 아니라 강의 범람에 대응하는 기능을 한다. 이 공원은 황푸 강변을 따라 역동적인 도시 활동이 펼쳐지게 하려는 커다란 비전의 일부분이다. 최근 상하이 시는 황푸 강 동쪽 연안을 따라 길이 21킬로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시작해 상하이의 경관을 강변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주변 지역과 강을 연결하는 생동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로써 강변 공원과 선형 보행로로 채워진 일련의 공공 공간이 조성되어, 이전에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강과 땅의 경계에 활기를 채우고 있다. 황푸 강과 도심을 잇는 새로운 연결고리가 사람들의 삶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고 상하이의 상징적인 스카이라인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다....(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DLC(Design Land Collaborative) Architect OMA(Exhibition Centre), Kengo Kuma(Music Hall) Client Shanghai East Bund Investment Location Huangpu River Edge, Shanghai, China Length 11km Completion 2019 Photographs DLC DLC는 걷기 좋은 도시를 꿈꾼다. 고속도로보다 산책로를 더 중요히 여기고, 어떤 도시에서든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문화 및 사회 편의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도시에서 긍정적인 감각을 느끼게 하는 장소를 만들고, 사람 간의 교류와 레크리에이션,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이 되는 설계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대상지는 봉산 끝자락 계곡 지형에 위치한다. 대지 경사가 심하고 남북으로 주동이 일렬로 배치되어 외부 공간이 여러 개의 긴 사각형으로 나뉘었다. 단지 중심부에는 봉산으로 이어지는 공공 보행 통로가 계획되어 있었다. 덕분에 배후의 산을 향한 통경축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거대한 일직선의 길이 외부 공간을 단조롭게 만들었다. 단차를 완화하면서 조각난 외부 공간을 엮는 동시에 인접한 녹지와의 연결성을 높이고자 숲이 스며든 단지를 뜻하는 ‘리조트 밸리’를 콘셉트로 잡았다. 공공 보행 통로가 그저 건물 사이에 놓인 삭막한 경사로가 되지 않도록 계곡의 경관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용자의 시선과 보행 방향이 단지 입구부터 봉산까지 자연스럽게 향하도록 하고, 단차를 활용해 조형미가 돋보이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공공 보행 통로 기존 계획은 공공 보행 통로의 높이를 세 단계로 구분해 세 개의 평지 구간과 연결하고, 구간과 구간을 가파른 경사로로 이었다. 하지만 큰 단차가 발생하고 여러 휴게 공간과 녹지가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예상됐다. 단절된 공간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공공 보행 통로에 특색을 부여하기 위해 단지 남쪽 출입구와 북쪽 출입구를 한 번에 잇는 보행로를 설계했다. 길이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중심부의 비상 차도를 일부 축소하고, 길을 따라 수로, 폰드 등의 수경 시설을 배치해 걷는 재미를 주고자 했다. 남쪽에는 지그재그로 뻗어 가는 경사로가 특징적인 스파클링 밸리를, 중심부에는 석가산과 조형물이 있는 갤러리뷰 카페와 소나무 광장을, 북쪽 출입구에는 파티숲 가든으로 안락한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연속적으로 배치된 다채로운 녹지와 수 경관은 공공 보행 통로를 하나의 계곡처럼 보이게 한다. 이와 함께 계곡의 형태를 본뜬 유선형의 놀이 및 운동 공간을 곳곳에 배치해 통일성을 높였다. ...(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기본 설계 마노디자인그룹 조경 특화 설계 윤디자인스케이프 시공 아세아종합건설 놀이 휴게 시설물 에코밸리 위치 서울시 은평구 수색로 300 대지 면적45,496m2 완공2020. 6. 윤디자인스케이프는 오랜 세월 공간을 지켜온 흔적의 가치를 존중하며 삶을 윤택하게 하는 장소를 추구한다. 다방면의 프로젝트로 경력을 쌓은 실무경력자들이 모여 설계를 통해 신뢰를 주는 깊이 있는 설계사무소가 되고자노력하고 있다.
제17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주최 한국조경학회 주관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 환경과조경 후원 늘푸른,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심사위원장 김태경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심사위원 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안득수 전북대학교 교수 오두환 기술사사무소 예당 대표 이호영 HLD 대표 정해준 계명대학교 교수 대상택티컬 언택트Tactical Untact 강성수·이현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금상고요한 활력 김병철·오혜지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은상슬기로운 공유생활 안정현·황수경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동상레디, 셋, 한강 게이트웨이 Ready, Set, Han River Gateway 김유빈·홍다은·박길호·이주영·태미경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동상이화원, 존재를 위한 증언 기억소 김희원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김정인 장려상서울 비히클 스타디움Seoul Vehicle Stadium 이학송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장려상폴루션 애즈 어 솔루션Pollution as a Solution 진수현·장영우·김선중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장려상그린 라이프 플랫폼Green Life Platform 박서이·이승주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장려상투게더+ogether: 함께의 가치 류혜빈·장유현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장려상캠피어스Campius 박효일·송지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비트로 상상하기, 픽셀로 그리기] 파라메트릭 플랜팅 Ⅱ
수련 Ⅱ 수련은 겨울이 지나서도 계속됐어. 디자이너라면 커피숍에서 우아하게 스케치나 할 줄 알았지. 부모님은 제발 그만하고 공무원 시험이나 보라고 말하셨어. 그런데 괜한 자존심을 지키려다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지. 이미 내 편은 아무도 남지 않았고, 통장 잔고 바라보며 후회해봤자 마음만 답답해졌어. 정원박람회 때는 그래도 작가 소리도 들었던 것 같은데. 뭐 다들 진지하지는 않았겠지만, 사람들은 내가 작가였다는 사실을 정말 착실하게 잊어버렸어. 마치 서로 굳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야.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결국 내가 ‘포레스트 팩’을 쓰게 만들었지. 분명 혼자 들떠서 미래를 기대하던 때가 있었는데. 항상 이런 식이지. 자발적 동기가 전개되는 과정이라는 건. 결국에는 변질되고 말아. 감상적인 생각에 근거도 없이 뭐든 할 수 있다고 믿지. 고독 나는 고독한 시간에 고립됐어. 참고서도 없이 포레스트 팩을 써야 했지. 세상은 수학 참고서 같은 뻔한 책은 셀 수 없이 찍어대면서 왜 스캐터 프로그램에는 관심이 없는 걸까.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따위를 갈 생각은 없었어. 다 현대 철학이 만들어낸 허구잖아. 20대에 지겹도록 속았다고. 그렇지만 수련은 역시 고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렴 수련은 고통스러워야지. 물론 이것도 1990년대 대중문화가 만든 낭만이라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편하게 지낸다고 실력이 늘지는 않겠지. 그래서 렌더링 시간에 배운 도면들을 복습하기 시작했어. 요즘 유행한다는 핏 아우돌프(Piet Oudolf의) 도면들도 찾아봤지. 무턱대고 포레스트 팩의 프로세스와 전통적인 작업 구조를 비교하기 시작했어. 몹쓸 버릇이 도지고 말았지. 이러면 사람들은 또 나를 한심하게 쳐다볼 텐데. 참고서만 있었어도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 거야. 정말 슬픈 일이지. 설계 이야기는 안 하고 또 푸념만 잔뜩 늘어놨네. 이제는 정말 포레스트 팩 얘기를 할 거야. 그렇다고 핏 아우돌프가 나에게 DM을 보내진 않겠지만 말이야. 진정한 식재 설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어. 진정한 식재 설계란 뭘까. 심지어 침대에 누워 닌텐도를 하면서도 고민했지. 그리고 작가 자격을 잃은 내가 뭔가 정리된 얘기를 해도 되는지 망설였어. 세상은 서로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인가된 권위만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런다고 답이 나올 리 없고 비굴하게 죽기는 싫어서 그냥 말하기로 했어. 슬픈 일이지. 나는 진정한 식재 설계는 ‘이미지의 연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어. 좀 갑작스럽긴 하지만 작가마다 특정 이미지가 있고 그 이미지를 계속 반복하더라고. 핏 아우돌프는 자기 스타일 설계를 백 번 반복하고 안드레아 코크란(Andrea Cochran)은 샌프란시스코 스타일을 백 번 반복하는 거지. 그래서 식재 설계에선 맥락이 중요한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됐어. 그제야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고 순수하게 미학적 관점에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지. 물론 어디까지나 포레스트 팩으로 할 수 있는 내 세계 안에서 말이야. 이제 수련의 결과를 소개해야겠네. 아직 미완성이지만 진정한 파라메트릭 식재 설계에 대해 말이야. ...(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나성진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GSD에서 조경을 전공했다.한국의 디자인 엘,뉴욕의 발모리 어소시에이츠(Balmori Associates)와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CFO)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West 8의 로테르담과 서울 지사를 오가며 용산공원 기본설계를 수행했다.한국,미국,유럽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 파트너들과 함께 얼라이브어스(ALIVEUS)라는 대안적 그룹을 열었다.
[공간잇기] 가족을 통해 바라본 서울 시간 여행기
할머니, 옛날이야기 해주세요 어린 시절 큰댁에 가면 뜨뜻한 아랫목이 있는 할머니 방에 사촌들과 모여 앉아 “옛날 할머니 어릴 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할머니의 젊은 시절 경험에 바탕을 둔 이야기였다. “열여섯 살 되던 해 집안끼리 혼사가 정해졌는데, 글쎄 어느 날 학교에 갔더니 교실 문밖에 어떤 신사 한 분이 나를 찾는다고 반 친구들이 까르르 웃으며 난리였지. 나가보니 네 증조할아버지가 ‘내가 네 시아비 될 사람이다. 얼굴 한 번 보러 왔다’고 그러는데, 친구들 앞에서 얼굴이 어찌나 화끈거리고 창피하던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구.” 할머니는 덕성고녀(현 덕성여고)에 다니던 시절을 말할 때마다 얼굴이 발갛게 피어오르며 수줍은 십 대 소녀가 됐다. 듣고 또 들은 이야기지만 그런 할머니를 보는 게 재미있어, 턱 받치고 바닥에 엎드려 또 이야기해 달라 조르곤 했다. 옛이야기를 듣는 일은 어머니와 함께한 어린 시절에도 흔했다. 어머니는 시내에 볼일을 보러 갈 때면 나를 꼭 데리고 다녔다. 내 손을 잡고 새로운 장소를 갈 때마다 그곳에 얽힌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시장에도 자주 갔는데, 종로 조계사 근처를 지날 때면 “여기가 엄마가 나온 고등학교가 있던 곳이야”라며 번쩍이는 고층 건물 쪽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디요?” 학교라고는 흔적도 찾을 수 없는, 눈 비비고 봐도 빼곡한 고층 건물뿐인 풍경에서 어머니가 무엇을 보는지 알 수 없었다. 학교는 강남으로 이전해 흔적이 없어진 지 오래라고 했다. “이 큰 길에 엄마가 등하교 때 타던 전차가 있었어. 엄마랑 엄마 단짝 친구 명희 아줌마랑 맨날 타고 다니면서 집에 갈 때 저기서 내려 시장 구경도 했단다.” 전차가 다니던 길이라니! TV 시대극, 아니 박물관에서만 보던 그 전차가 다녔다니 신기했다. 그런데, 불과 몇십 년만에 어떻게 이렇게 흔적 하나 없이 모두 사라진 걸까? 마음 한편에 숙제처럼 자리잡은 작은 의문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이야기 속 장소 할머니와 어머니의 이야기 속에는 서울의 낯선 옛 풍경, 동네, 골목길, 이웃과 마당, 젊은 시절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내 기억에 없는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가 늘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서울이라는 공간 속 시간의 켜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화두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나의 관심을 끌기 시작해, 성인이 될 때까지 더욱 깊숙이 뿌리내렸다. 사람은 수많은 공간에서 다양한 이웃과 관계 맺으며 다양한 공동체에 속해 살아간다. 개인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 맺기는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정치적, 행정적 상황은 개인의 삶의 터전에 큰 영향을 주어 공동체 내에서 형성된 관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4년부터 꾸준히 공간, 시간, 사람을 연구하고 이를 문화·예술의 형태로 발표한 공간잇기 활동은, 유년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공간 철학에 바탕을 둔 도시에 대한 진지한 탐구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한 문화예술재단의 후원을 계기로 시작한 연구 전시를 통해 연구 활동에 깊이를 더하고 내연을 확장할 수 있었다.1 연구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시작부터 난감했다. 그동안은 지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 다음에 지도, 그림, 사진, 이야기 글, 영상, 전시, 출판 등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발표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이번엔 전시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하는, 기존의 틀을 뒤집는 도전이었다. 재단은 그간 진행해온 공간잇기 연구의 확장 선에서 연구 철학이 잘 보이는 도시 공간 연구를 자유롭게 ‘연구 전시’하면 된다고 설득하며 내게 ‘연구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주제를 찾는 데만 해도 오랫동안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나만의 그곳, 서울 대상지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로 정했다. 5대째 서울 토박이인 가족들이 살아온 각기 다른 서울의 시간과 공간을 연구하기로 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 소시민들의 미시적 생활사를 연구하기에 이만큼 라포(rapport)가 형성된 대상은 또 없었다. 도시 공간 연구자이자 도시 구성원으로서 가족들이 공유하는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이야기에 집중하고, 서사 속 마을의 모습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발라내 서울의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했다. 가족 중 누구와 어떤 시대, 어느 동네의 이야기를 풀어갈지 고민했다. 사회적, 경제적, 도시계획적 배경을 바탕으로 어떤 집에서 어떤 생활을 하며 살았는지에 중점을 두고 부모, 형제, 일가친척, 위로는 조부모와 증조부모에 이르기까지 친외가에 대한 기본 조사를 진행했다. 가족 구성원을 섭외해 여러 차례 공간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사료 조사와 함께 그들이 살던 동네를 답사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서준원은 열다섯 살부터 대학 졸업 후까지 뉴욕에서 약10년간 생활했다.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인테리어디자인학과에서 다양한 주거 공간에 대해 공부했고,한국인의 생활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를 수료했다. SOM뉴욕 지사, HLW한국 지사, GS건설,한옥문화원,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등에서 약16년간 실내외 공간을 아우르는 디자이너이자 공간 연구자로 활동했다.한국인의 참다운 생활 환경을 위한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품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 공간 연구를 위해 곳곳을 누비며‘공간 속 시간의 켜’를 발굴하는 작업을 긴 호흡으로 해오고 있다.
[북 스케이프] 기억과 기록 사이,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어떤 정원은 인물이나 사건을 기리는 장소가 된다. 이는 대개 실재하는 공간이지만 은유나 상징으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한다. 많은 경우 정원은 즐거움을 위한 곳이지만 어떤 때는 은둔과 회피의 장 혹은 기억과 각성의 매개체가 된다. 이탈리아의 소설가 조르조 바사니(Giorgio Bassani)의 자전적 소설 『핀치콘티니가의 정원Ⅱ (giardino dei Finzi-Contini)』(1962)에 나오는 정원은 앞서 말한 정원의 특징을 모두 지닌다.1 소설은 반유대주의적 인종법이 통과되고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1938년의 이탈리아 페라라(Ferrara)를 배경으로 한다. 유대인 차별이 점차 심화되던 때 페라라의 부유한 유대인 가문 핀치콘티니의 몰락과 이에 대한 회상이 주요 내용이다. 소설의 화자 조르조(작가와 이름이 같다)는 유대인 문학도로,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어두운 시대”라고 표현한 이 시기 집단주의의 광기 속에서 상처받고 모욕받는다. 유대인들이 사회에서 배제되는 시기에도 핀치콘티니 가문의 정원은 낙원과 같다.2 세상은 유대인들에게 문을 닫는데, 오랫동안 닫혔던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이 유대인들을 위해 열린다. 테니스 클럽 입장이 금지되면 친구들을 정원으로 초대해 테니스를 치고 피크닉을 즐긴다. 오후의 산책도 너른 정원에서 하면 그만이다. 공공 도서관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조르조는 그보다 더 훌륭한 핀치콘티니 저택의 도서관에서 졸업 논문을 쓴다.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은 외부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자족적 세계다. 이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은 조르조에게 완전하고 안온한 세계와 미콜 핀치콘티니라는 다다를 수 없는 연인을 동시에 은유한다. 핀치콘티니 가문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담장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자랐다. 개인 교습을 받고, 시험을 치러 오거나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 갈 때만 다른 아이들을 만나는 미콜은 그 자체가 닫힌 정원이다. 소년 시절, 미콜은 조르조에게 담장 안으로 들어오라고 권하지만 조르조는 갈 수 없었다. 10여 년 후에야 핀치콘티니의 정원에 들어가 점차 미콜과 가까워지지만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 조르조에게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그리고 미콜이라는 정원은 끝끝내 다다르지 못한 이상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황주영은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전공에서19세기 후반 도시 공원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파리 라빌레트 국립건축학교에서 박사후 연수를 마쳤다.미술과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사적 관점에서정원과 공원, 도시를 보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이와 관련된 강의와 집필, 번역을 한다. 그러는 동안수많은 책을 사거나 빌렸고, 그중 아주 일부를 읽었다.
사이의 공간을 재해석하기
지난 9월 조경 웹진 『WLA(World Landscape Architecture)』가 개최한 학생 아이디어 공모전 ‘사이의 공간을 재해석하기(Reimagining the Spaces in Between)’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팬데믹으로 외부 공간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공모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대응해 안전하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포용적인 공간을 설계할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대상지로 주어진 가상의 도시 구획 내의 건물과 건축 경계선은 그대로 두되 건물과 건물 사이의 크고 작은 외부 공간들을 변화시켜야 했다. 앵거스 브루스(Angus Bruce, HASSELL 대표), 앤 클라크(Anne Clark, Studio-MLA 소속), 코너 오셔(Conor O’Shea,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조경학과 조교수), 엘리자베스 J. 케네디(Elizabeth J. Kennedy, EKLA 대표), 제이슨 허(Jason Ho, Mapping Workshop 대표), 소피 톰슨(Sophie Thompson, LDA Design 디렉터), 스테픈 버클(Stephen Buckle, ASPECT Studios 스튜디오 디렉터)로 이루어진 심사위원회는 10개의 입상작을 선정해 1등작과 2등작을 가려냈다. 그 결과 조앤 리(Joanne Li)·톈 웨이 리(Tian Wei Li)의 ‘생물 다양성 은행(Biodiversity Bank)’이 1등으로 선정됐다. 1등작은 토양과 미생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안으로, 상호 공생하는 유기체로서의 도시 개념을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2등은 시 천(Xi Chen)·쑤펑 샤오(Sufeng Xiao)·쉐전 셰(Xuezhen Xie)·쓰치 주(Siqi Zhu)의 ‘리빙 그라운드Living Ground’에게 돌아갔다. 1.8미터를 기준으로 세 가지의 공간 구성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2등작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동시에 상황에 따라 쉽게 구성할 수 있는 모듈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선정된 입상작 중 1등작과 2등작을 자세히 소개한다. 생물 다양성 은행 미생물은 매우 다양하며 어디에나 존재한다. 숨 쉴 때마다 우리는 수많은 미생물을 들이마시는데, 이롭거나 해로운 미생물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것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주변 환경은 온통 소독 물질로 가득 차게 됐다. 소독은 특정환경에 분포된 미생물을 없애고 해로운 미생물을 급증시킨다. 공간의 생물 다양성을 높여 사람과 환경에게 모두 이로운 미생물을 늘리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
기록으로 보는 서울의 공원
기록은 때때로 사라진 공간을 재현한다. 서울시는 2020년 시정협치 ‘공원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통해 서울의 공원에 얽힌 기록물과 시민의 이야기를 수집해왔다. 이렇게 모인 자료는 서울의 공원 형성 과정과 변화해온 공원 문화를 보여주는 일차적인 자료가 되어, 우리의 공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나아가 미래의 공원을 위한 기반이 된다.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물을 많은 시민과 공유하고자 세 차례에 걸친 ‘우리의 공원’ 전이 기획됐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지난 10월 13일 서울식물원에서 ‘공공의 기억을 재생하다, 남산식물원’ 전이 개최됐다. 전시 주제인 남산식물원은 일제에서 해방된 후 조성된 서울 최초의 공공 식물원이다. 1968년부터 2006년까지 남산회현자락에서 식물 수집 및 보존 공간, 시민의 자연 교육과 휴양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1971년 ‘남산 제모습 가꾸기’ 계획에 따라 서울성곽 복원을 위해 철거되었다. 전시는 ‘열대식물원 개원, 재일동포가 선인장으로 채우다’, ‘꽃 소식을 전하는 식물원, 생활 속에 자리 잡다’, ‘식물원이 철거되다, 그리고 식물 디아스포라’, ‘영상 아카이브’로 구성되어 남산식물원의 조성에서 출발해 철거까지의 순간을 낱낱이 살핀다. ...(중략) * 환경과조경 391호(2020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편집자의 서재]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두고두고 오래 보는 책이 있다. 분량이 방대하거나 내용이 어려워서는 아니다. 읽은 부분은 이따금 다시 읽고 아직 읽지 않은 부분은 나중을 위해 아껴뒀기 때문이다.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1는 『씨네21』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에 연재된 글을 모은 책이다. 김혜리 기자가 한 편의 영화를 보고난 후 늘어놓은 문장 앞에서 나는 자주 멈추고 놀란다. 어떤 영화는 그의 글을 더 잘 읽기 위해 보기도 했다. 좋은 게 왜 좋고 싫은 게 왜 싫은지를 잘 설명하는 건 내게 너무 어려운 일이다. 대화하거나 글을 쓸 때 종종 속으로 당황하고 좌절하는 건 이 때문이다. 두루뭉술한 생각과 감정을 또렷하게 표현할 말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지식의 밑천이 얄팍하고 생각이 게으른 탓이다. 그래서 평소엔 설명이 필요 없는 ‘그냥’을 입에 달고 산다. 많은 이유를 쉽고 간편하게 뭉뚱그려주지만 어쩔 땐 영 개운치 않다. 답답한 순간 중 하나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나서다.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혹은 납득할 수 없는 장면에 대해 잔뜩 떠들고 싶은데 받은 감흥에 비해 내가 구사하는 언어들은 뻔하고 빈약하기 그지없다. 그럴 때면 사전을 찾듯 김혜리 기자의 글에 슬쩍 기댄다. 가령, 왜 나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잔뜩 나오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을 보고 당혹스러울 정도로 서러운 마음이 들었을까? 단순히 주인공의 상상 속 친구 빙봉이 영영 사라져서는 아닐 것이다. 김혜리의 말을 빌려 짐작컨대, “이 예쁜 영화는 놀랄만한 분량과 규모의 파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열한 살짜리 여자애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이야기에는 “상실은 성장의 핵심이고 사춘기는 성격이 형성되는 것 못지않게 어린이의 기존 우주가 붕괴되는 시기라는 해석”이 포함되어 있다. 그는 한없이 명랑한 이야기가 주는 역설적 아련함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회상하기 시작할 때 유년은 끝난다는 걸 어른인 우리는 알고 있다. 모든 체험의 불가역학 일회성과 죽음을 인식하며 비로소 사춘기는 시작된다. 비극도 희극도 아니다.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없다. 하지만 거기에는 어렴풋한 아름다움이 있다.”2 노아 바움백의 ‘프란시스 하’(2012)를 보면서 뜨끔했던 진짜 이유는, “성공이건 실패건 아직 제 삶을 장악하지 못”한 채 20대 후반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1인분’의 몫을 다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자괴감이 낯설지 않아서였다. 프란시스가 “처음으로 온전히 제 것으로 취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체념”이라는 대목에서는 한 대 맞은 기분마저 들었다.3 어떤 해석은 공감과 납득을 넘어선다. 내게 김혜리의 문장은 똑같은 생각으로 점철된 하루에 영화가 주는 생생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도록 손에 꼭 쥐여주는 다정함이었다. “각기 상대적 시간을 살아가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우리의 시간은 무심히 일치한다”는 그의 말을 책을 덮을 때마다 실감했다. 책의 서문에서 김혜리 기자는 자신은 “영화가 보여준 것을 적어두는 속기사”일 뿐이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의 제1 저자는 자신이 아닌 영화라고 밝혀둔다. 표면적으로 보면 평론가 혹은 기자가 하는 일은 일차적으로 “시각과 청각이 기능하는 사람이 살아 있다면 하기 마련인 다분히 소극적인 활동”4이다. 이미 온전한 무언가에 약간의 글을 보태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화려한 영상과 이미지에 온 하루를 소진할 때면 이런 생각은 더욱 뾰족해진다. 하지만 스크린 위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어떤 장면은 몇 줄의 문장으로 인해 누군가를 흔드는 하나의 메시지로 남기도 한다. 미처 정의되지 못한 마음과 설명되지 않는 의문은 때때로 다른 누군가의 말과 글에 비로소 안착한다. 순전히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그의 사유와 글의 비결일까? 종종 궁금해하지만 영영 알 수 없을 테고, 알아도 그처럼 잘 보고 쓰진 못할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계속 남의 글에 의탁하면서 한 가지는 잘 기억하고 싶다. 이미 완성된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 주시하고 구태여 말과 글을 덧대는 일의 유용함에 대해 말이다. 비평이든 편집이든, 어쩌면 영화뿐만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도. 각주 정리 1. 김혜리,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어크로스, 2017. 2. 같은 책, pp.190~193. 3. 같은 책, pp.196~197. 4. 같은 책, p.11.
[CODA] 외근 일지
이번 달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마지막 주 주말을 코다에게 내어주기로 했다. 집에서는 좀처럼 글 쓰는 일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 일 년 전이었다면 카페 창가 자리에 노트북을 펼치고 워커홀릭 흉내라도 냈을 텐데, 팬데믹의 여파가 어쭙잖은 허세를 부릴 기회도 앗아갔다. 별수 없이 접촉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좁은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제17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새롭게 기록하기 비대면 시대는 지치지도 않고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다. 매년 이맘 때 열리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이야기다. 예정대로라면 한 달 전부터 시상식과 더불어 진행될 전시회의 방식, 그러니까 전시장 연출이나 패널 배치 방법, 현수막 디자인에 대한 논의를 한창 나눴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코로나19가 문제였다. 전국의 조경인이 참여하는 공모인 만큼, 대면 행사를 열면 전염병이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 시상식은 이제 제법 익숙해진 줌 서비스와 유튜브로 대체하면 된다지만 전시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작품집을 만들어 배포하는 데서 끝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고르고 골라 선택한 게 아카이브 형식의 온라인 전시였다. VR 같은 기술로 가상의 전시장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공모의 취지와 과정, 심사평, 수상작의 패널과 설계 설명서, 작품의 이해를 돕는 동영상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었다. 능수능란한 도슨트가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완성하고 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장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당연히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쫓겨 허둥지둥 작품을 둘러보지 않아도 된다. 패널 속 깨알 같은 글씨를 들여다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뜰 필요도 없다. 클릭 한 번이면 마스터플랜이든 단면도든 화면 가득 띄워 탐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형식의 전시가 매년 반복된다면 훌륭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단순히 패널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작품의 주제와 그에 따른 전략을 키워드로 정리해둔다면, 조경설계의 경향과 흐름을 사회 현상의 변화와 엮어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온라인 전시회(www.nkla.co.kr)는 2021년 10월 13일까지 계속된다. 아직 들러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접속해볼 것을 추천한다. LH가든쇼, 정원은 경계를 품었나 서울 촌놈이라는 수식어에 딱 맞는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한적한 교외에 갈 때면 늘 낯선 감상에 빠진다. 일상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버려두고 모른 체하는 듯한 감각은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제2회 LH가든쇼’가 열린 동말근린공원이 딱 그런 장소였다. 높은 아파트 대신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둔 공원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 때문인지 한갓져 보였지만, 쓸쓸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 덕분에 인파에 치여 정원을 스쳐 지나듯 방문하지 않고 맘껏 머무를 수 있었고, 오랜만에 이어폰을 끼지 않고 바람이나 날벌레의 날갯짓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정원, 경계를 품다’를 주제로 만들어진 아홉 개의 작가정원이 공원을 채웠다. 다른 정원박람회보다 넉넉하게 지원된 정원 조성비 덕분인지 완성도가 상당해 보였다. 그런데 하나의 길을 따라 꼭 미술품을 전시해놓은 것처럼 배치된 정원의 모습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 정원박람회에서 조성된 대부분의 정원은 존치를 목표로 한다. 미술 작품이야 전시가 끝나면 철거하거나 자리를 옮길 수 있지만, 땅을 조작하고 뿌리를 내리는 식물을 주로 다루는 정원은 애초에 이동에 적합한 대상이 아니기도 하다. 정원 하나하나에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경계를 지우는 방법이 담겼는지 몰라도, 멀리서 보면 정원의 행렬이 꼭 공원에 새로운 경계를 세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원박람회가 과시적 행정이나 일회성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원 위치를 좀 더 신중히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 한 달 편집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었을 뿐인데, 틸란드시아를 걸어둔 창문 너머 하늘이 금방 어둑해졌다. 드디어 마감이다.
[COMPANY] 자연의벗연구소
자연의벗연구소는 지역의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연구소로 2014년에 설립됐다.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환경 정책 제안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민 사회와 연대하는 생명 평화 운동의 거점으로도 역할한다. 환경 이슈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창길 대표는 21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 기후 위기의 해법을 찾고자 당시 한국보다 환경·생태 부문에서 앞서 있던 일본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매일같이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를 글로 묶어 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환경 교육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생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교직 생활을 접고 자연의벗연구소를 설립했다. 오 대표는 환경 문제는 정부와 기관의 정책과 사업 추진만으로는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내적 욕구에 의해 스스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개인의 실천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을 단위에서부터 환경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일이 해결책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자연의벗연구소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민관산학의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도시 정책 연구를 진행하며,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 실행 및 정책 연구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에도 힘쓰고 있다. 더불어 이들의 생활 환경 및 권리 신장을 위한 제반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질 좋은 환경 교육의 확산을 위해 산림교육전문가 및 교육 시설 관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친환경 도시 조성을 위한 도시 농업 및 학교 텃밭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제 교류 및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 중이다. 2019년부터는 환경 교육의 연장선에서 어린이 놀이터 프로그램 및 시설 운영까지 사업의 범위를 넓혔다. 마을과 학교를 잇는 환경 교육은 자연의벗연구소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그 일환으로 국가기술자격을 인정받은 사회환경교육지도사를 양성하고 있는데, 사회환경교육지도사를 양성하는 기관은 수도권에서 단 두 곳뿐이다. 지난 6월에는 서울시 지역환경교육센터(마포구)로 지정됐으며, 시민 후원으로 교육 공간을 갖춰 8월부터 본격적인 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서울시 내 131개 중 학교의 환경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환경 교육을 위한 교재와 교구 제작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세대를 위한 ‘바다로 간 플라스틱 교구’와 ‘미세 먼지를 부탁해 교구’를 선보였다. 바다로 간 플라스틱 교구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동명의 교재를 기반으로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들이 몰입하기 쉽도록 역할극용 머리띠, 분위기 조성용 전시 패널, 물범 체험용 밴드, 플라스틱 대체 용품 등으로 구성되었다. 미세 먼지를 부탁해 교구는 친근한 방식으로 미세 먼지의 원인, 대응 방법, 해결책을 살펴볼 수 있는 학습 도구다. 머리카락과 초미세 먼지의 크기를 비교해볼 수 있는 머리카락 인형, 미세 먼지 인형,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드와 보드판, 이야기 그림책 등이 들어있다. 오 대표는 “자연의벗연구소의 활동은 시민들의 인식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는 환경 문제를 이야기해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사업적 접근보다 신선한 아이템을 통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을에서 조금씩 환경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다 보면 미래 세대의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TEL. 02-3144-7877 WEB. www.ecobuddy.or.kr
[PRODUCT] 건강한 놀이 환경을 만드는 ‘빅트리 조합 놀이대’
비엔지BnG의 ‘빅트리 조합 놀이대’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안전한 놀이 환경을 제공한다. 동화 속 커다란 나무를 연상케 하는 구조물에 조명과 안개 분사 기능을 더했다.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떠올리게 하는 나팔 모양의 지붕은 한글의 자모음을 조합한 독특한 패턴으로 구성했다. 뒤죽박죽 섞인 한글을 보며 호기심을 느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글을 학습하게 된다. 지붕을 비롯한 조합 놀이대 군데군데에서 분사되는 안개 분수는 무더운 여름 복사열로 달궈진 땅과 공기의 온도를 낮추고, 대기 중 미세 먼지를 흡착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준다. 야간에는 지붕 형태를 따라 색색의 LED 조명이 들어오는데, 공간의 랜드마크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는 방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빅트리 조합 놀이대는 분당구의 불정어린이공원에 설치되어 2019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한 우수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TEL. 031-708-0693 WEB. www.toryi.com